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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명성이 아까웠던 공주식당

마술빗자루 2009. 9. 26. 12:06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남해 미조항으로 갔다. 도착하니 벌써 깜깜해졌다.

 

그런데 이게 왠일..

무언가 행사를 하는 것인지 미조항으로 들어가는 길가부터 연등이 걸려 있고 시끌벅적하다. 자그마한 항구인 것 같은데, 온동네 사람들 다 나와 있는 것만 같다.

주차를 하고 나와 식당 위치를 물으며 무슨 일인가 물으니 남해 미조항 해산물 축제란다. 운이 좋은 것일까?^^

 

 

 

늦은 시각에 도착한지라 이미 어시장은 문을 닫았다. 아쉽다.

일단 배고프니 밥부터 먹으러 간다.

 

 

 

저녁을 먹기 위해 미조항까지 찾은 이유는 갈치회가 유명하다는 공주식당을 가기 위한 것이었다.

해산물축제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다.

 

 

 

공주식당 옆 귀빈단란주점과 길다방.. ^^

길다방 간판은 나름 세련됐다.

 

 

 

공주식당의 유명세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낙서 빼곡한 벽..

갈치회무침(1인분 만원)을 주문했다. 생각보다 금방 상이 차려졌다.

 

 

 

허걱.. 이건 또 머냐...

내가 서울 한구석의 분식집에 앉아 있는건 분명 아닌데.. 이런 반찬 접시를 앞에 두고 있으니 할말이 없어진다.

 

 

 

회무침과 함께 먹으라고 내어준 상추

 

 

갈치속젓인 듯..

 

 

 

얘는 멸치젓인 듯..

너무 짜서 한번 집어먹고 말았기 때문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맛깔스러워 보이지만 평범했다.

 

 

 

 

갈치회무침 2인분..

그런데 이건 좀 아니다 싶다. 회무침인데 바로 무쳐내주는 것이 아니라 미리 무쳐놓았나 보다. 야채들은 숨이 다 죽어 있고 갈치회에서는 싱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싱싱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갈치회라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접시 아래로 흥건하게 물이 생기고 있다.

 

 

 

 

 

그냥 먹기에는 간이 좀 센 듯하여 밥을 달라 하였다. 추가로 돈을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큰 그릇에 내어왔던 멀건 된장국

 

 

 

 

비벼 놓으니 그럴싸하다.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곳 중에 이름값하는 곳은 얼마 안된다. 입맛은 다들 제각각이니 그 말들을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사람이 맛나다 하면 그만큼 검증된 곳이라는 믿음 또한 없지는 않다.

그러나 공주식당은 블로거들의 평이 잘못 된 것이 아니라 주인장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회무침을 어찌 미리 무쳐놓았다 손님상에 낼 수 있는 것일까? 산지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밑반찬 하나 내는게 그리 힘든 일일까?

각박한 도시 한구석에서 만난 식당이라면 이런 허탈함 조차 갖지 않았을테지만, 일부러 굽이 굽이 찾아간 식당이니 참으로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두번 다시는 찾지 않을 집, 절대 추천하지 않을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