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했던 워킹맘(?) 생활이 두달 가까이 이어지니 나에게도 절실하게 휴가가 필요했다. 나 혼자만의 휴가..
그래서 가사일로부터의 휴가를 선언하고 토요일 하루 시내나들이에 나섰다. ㅋ
서울 사람인데 서울 구경 오랜만이다.
광화문 교보문고 앞
하루라는 시간 동안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찾아보면 엄청 많겠지만 일단 난 무지 피곤한 상태라 멀리 떠나지는 않기로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시내나들이.. 아주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가서 신간 서적도 둗러보고, 시간에 구애치 않고 열심히 책 구경했다. 다리 깁스로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시는 엄마를 위해 법정스님의 책 하나 사들고 나왔다.
교보문고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낸 탓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점심식사를 위해 광화문미진을 찾았다.
난 메밀 음식을 좋아하는데 엄마는 좋아하시지 않는 편이라 함께 나들이할 때는 메뉴에서 제외하는 음식인데 오늘은 혼자 나들이의 점심 메뉴로 광화문미진의 메밀국수를 선택했다. 종로 피맛골이 개발되기 이전부터 광화문미진에 다녔는데, 이번 방문은 몇 년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후문.. 줄은 앞에서 서야 한다.
요렇게.. ㅋㅋ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각인데도 줄이 어마어마하다. 정확히 40분을 기다려서 입장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된 식당
입장할 때 혼자라 말하니 2층으로 안내해주신다. 2층에도 손님이 많긴 했지만 1층보다 덜한 것 같다.
식탁 위 칸막이에 붙어 있던 메뉴
이것 저것 먹어보고 싶은게 많지만 난 혼자라 냉메밀 하나 주문했다. 안타깝네..
기본 반찬
간이 세지 않아 냉메밀과 잘 어울리는 김치다.
단무지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단무지라 더 좋았다.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는 양념통
광화문미진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 주전자인 것 같다. 간혹 트렌디한 일식당에서 메밀소바를 먹게 될 때 찔끔 찔끔 주는 메일 육수가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그런데 광화문미진에서는 냉메밀의 육수를 아예 주전자채로 준다. 양껏 맘껏 먹으라고.. ㅎㅎ
양념통을 열어보면 갈아놓은 무와 파가 잔뜩 들어 있다. 이것도 취향껏 원하는대로 넣어 먹을 수 있다.
김가루까지 준비 완료
냉메밀이 1만원이라 가격만 볼 때는 비싼 감이 없지 않다. 냉메밀면을 받았을 때도 '어, 양이 좀 줄었나?' 싶었다.
그러나 절대 아니라는 것..
광화문미진에서는 1인분에 메밀면 2판을 준다. 2판이면 좀 많아 보이지만 다 먹었다. 면과 육수와 무, 파까지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어 진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그동안 먹지 못했던 냉메밀 실컷 먹은 것 같다. 1판만이었으면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바로 이맛이지...
혼자 신나게, 맛있게 냉메밀을 즐기고 나와 커피 한잔 하려는데 마땅한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원래 계획으로는 명동으로 건너가서 영화를 한편 볼 생각이었는데 순댕이가 저녁에 자기랑 술 한잔 하자 해서 홀라당 넘어갔다. 정해진 곳이 없으니 슬렁 슬렁 명동에 가보기로 하고 걷다 발견한 녹두장군님이다.
서울시내 한복판에 마치 제집 안방마냥 편하게 앉아 계신 듯하다. 그 모습이 좋아보여 사진으로 남겨봤다.
명동으로 넘어와서 명동거리를 헤매다 결국 스벅에 자리잡았다. 오랜 코시국 때문에 명동에도 규모와 상관없이 문 닫은 가게가 너무 많더라. 거리 자체가 휑해 보일 정도였다. 카페도 찾을 수 없어 찾다 찾다 스벅에 갔다. 한참을 걸어다니다 시원한 커피 한모금 하니 살 것 같다.
짧았지만, 딱히 별나게 한 일도 없었지만 그냥 슬렁 슬렁 다녔던 시내나들이에 기분 전환은 확실하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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