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막창을 먹고 나오니
울 오라버니가 네비로 모텔을 검색하여 하나 하나 전화중이다.
준비한 것이 바닥이 났으니 낼부터 먹을거리를 검색할 인터넷이 필요했다.
드디어 찾아낸 쌍봉장 ㅋㅋㅋ
이름부터 딱 느낌이 온다.
한 십여분 이동하니 모텔촌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낡았구나.. ㅋㅋ
여튼 외관에 전객실 초고속인터넷 완비로 되어 있다.
덕분에 다음날 아침과 점심거리가 해결되었다.
그러나 고심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맞다.
급하게 검색하여 찾아간 두 곳 모두 꽝이다.
아침식사를 위해 선택한 메뉴는 경주식 묵해장국
해장국 거리에서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경주해장국으로 찾아갔다.
메뉴판
당겨 찍었더니 선명하지 않다.
해장국, 추어탕, 선지국 모두 4,000원
간판에서 세월이 묻어난다.
멸치조림
물김치
국물이 썩 내키지 않은 때깔이라 손을 안댔는데,
울 엄니가 맛이 괜찮다 하신다.
부추무침
양념장
해장국의 간을 맞출 때 필요하다.
김치
별로 맛이 없었다.
짠지
마이 짜다.. ^^;;
묵해장국
국물이 미지근하다
아래에 묵이 깔려 있고, 콩나물과 김치, 김이 올려져 있다.
양념장이 약간 넣어져 있으나 본인의 입맛에 따라 더 추가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싱겁게 먹는 편인데 묵해장국은 많이 싱거운 편이었다.
오래 전 경주에 놀러 왔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똑같은 코스였다.
이번에는 술이 빠졌지만 저녁에 막창에 술 한잔하고
다음날 경주의 명물이라는 해장국을 먹었었다.
그때 묵해장국을 처음 먹고 나서 '뭐 이런 음식이 다 있나?' 했었다.
맹맹하고 미지근한 국물에 묵, 콩나물, 김치 등이 한데 어우러진 맛이 아니라 다 제각기 따로 놀고 있었다.
양념장으로 추가된 파와 참기름까지도..
'내가 이걸 다시는 먹나 봐라' 했었다.
그런데
경주해장국집에 앉아 묵해장국 그릇을 앞에 둘 때까지도 그 경험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떡 하니 등장한 묵해장국을 보니 그제서야 그 기억이 떠오르는건 뭐다냐..
다 먹을 때까지 차마 말은 못하고 열심히 먹기만 했다.
아주 오래 전이었는데도 변함 없는 맛이다.
나보다 훠얼씬 더 까다로우신 엄니와 오라버니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
울 오라버니 반쯤 먹다 퇴장하고,
음식 남기지 않는 엄니와 한 그릇 다 먹고 나온 후 차에 앉아 이실직고했다..
안타깝다.
점점 쇠퇴해가는 나의 기억력이..
누구를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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