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바쁜 송년회 시즌을 보내고나니 다시 한가로워졌다. 굳이 그렇게 12월에 없는 시간 쪼개어 촉박하게 보지 않아도 좋을 것을, 왜 매번 12월은 그리 보내는지 모르겠다. 지난번 12월의 짧았던 만남이 아쉬워 수쟁, 다별과 다시 보고자 했는데 아쉽게도 갑작스런 번개에 수쟁의 참석이 어렵단다.. 그럼, 수쟁은 곧 보는 것으로 하고, 이날은 다별과 둘이 만났다.
처음 가보는 충무로 어느 으슥한 골목에 있던 황평집.. 이쪽은 자주 다니는 지역이 아니다보니 참 낯설다.. 그런데 충무로의 오래된 골목 안에 오래된 식당들이 많다고 한다. 황평집도 그런 식당 중 하나.. 외부에 붙여진 메뉴에서도 짐작하듯이 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40년 원조라고 하는데, 어느 블로거의 어린날 추억 속의 방문을 더듬어보면 50년이 넘었단다..
춥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고.. 얼른 들어가본다^^
안에는 이런 풍경.. 아직 술시가 시작되지 않았는지 간단하게 닭곰탕으로 식사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그러나 곧 모든 테이블이 술상으로 바뀌었다. ㅎㅎ
황평집 차림표.. 원산지 표시가 아주 믿음직스럽다.. 그런데 아쉽게도 영업은 오후 10시까지만 한단다.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걸까? 사진까지 첨부된 다국어 메뉴판이 큼직하게 붙어 있다^^
오기 전의 많은 포스팅에서는 황평집의 대표 메뉴가 닭찜이라고 해서, 우리도 닭찜을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이 닭찜보다는 빨간 국물을 보글 보글 끓여가며 닭전골을 드시고 계신다. 찬바람 부는 쌀쌀한 날이니 빨간 국물이 엄청 유혹한다. 그래서 우리도 닭전골 시켰다 ㅋㅋ
간단한 상차림
부추무침이 맛있었다. 딱 알맞은 간과 양념이다.
익음 정도가 좋았던 깍두기
요런 마늘쫑무침 참 좋다. 매운 맛과 짠 맛이 적절하게 느껴진다.
닭 찍어 먹는 소금.. 그런데 우린 전골을 먹는 것이라 소금은 사용할 일이 없었다.
오늘은 쐬주의 날!! ㅋ
등장했다.. 엄청 큰 냄비다.
엄청 많은 대파가 들어갔다. 고추와 고춧가루가 얼큰한 맛을 담당한다. 좋아하는 팽이버섯도 많고, 안을 뒤적여보면 떡볶이 떡도 많이 들어가 있어 충분한 요기가 된다.
국물 안을 잘 저어 양념장이 풀리게 하면 금새 전골의 국물 색이 맛있게 바뀐다. 팔팔 한소끔 끓인 후 불을 줄이고 한숟가락 떠서 맛을 보니 눈이 확 떠지는 맛이다. 국물이 얼마나 맛있는지 2번이나 더 요청해서 리필했다. 국물을 가져다주실 때 보니 닭곰탕 국물이다. 이러니 국물이 안맛있을 수가 없다. 양념이 적당히 배인 떡볶이 떡과 부드러운 닭고기 모두 마음에 들었다. 결국 일찍 왔는데 문닫을 때까지 남아 있는 손님이 되고 말았다.^^
황평집
서울시 중구 인현동 2가 135-13 / 02-2266-6875 /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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