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전라도 나들이

[진도]흥겨움과 열정을 함께 느낀 운림예술촌의 밤

마술빗자루 2010. 3. 9. 21:56

구름도 쉬어가는 시, 서, 화의 고장 운림예술촌이라고 한다.

운림예술촌은 진도에서 가장 높은 첨찰산 아래 살포시 자리잡고 있다. 진도의 다양한 예술자원을 발굴하여 보존,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전 주민이 노력하고 있다는 안내팜플렛의 문구가 허황된 자랑이 아니라는 것을 온전히 느낀 하룻밤이었다.

편안한 잠자리와 맛있고 건강한 밥상만이라도 운림예술촌을 찾을 이유가 되겠지만 운림예술촌에서의 흥겨운 체험은 진도를 찾는 이들이 이곳 운림예술촌을 반드시 찾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하룻밤을 보낼 방에 짐만 내려놓고 빗기내민속전수관으로 모이란다. 진도의 문화를 체험할 시간이란다. 보기와 다르게 여기 저기 부실한지라 어떤 체험일지 살짝 걱정이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빗기내민속전수관으로 들어서니 마을 어르신들께서 연습중이시다. 우리가 예정된 시간보다 먼저 들이닥쳐 살짝 당황하셨단다^^

 

 

 

한쪽에는 손때 묵은 물건들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다.

 

 

 

우리 일행들 외에도 운림예술촌을 찾은 방문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공간에 오손도손 빙둘러 앉았다^^

 

 

 

이분들의 팀명은 걸쌈.. 쌈을 걸지게 잘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가? 뭐라고 설명해주셨는데 난 왜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여튼 무지 잘한다는 뜻임에는 분명했다. ㅋㅋ

 

 

 

하루종일 우리와 함께 하시며 진도를 구석구석 안내해주셨던 이평기 해설사님께서 북을 잡고 계신다. 정말 다재다능하신 분이다.

 

 

 

마이크를 들고 계신 두 분 어르신은 일흔이 다 되셨다고 한다. 그런데 전혀 그 연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힘찬 소리로 육자배기와 진도아리랑을 들려주신다. 앉아 있는 우리들이 재밌어 하겠냐며 부끄러운 듯 살짝 웃으시는데 외람되게도 귀엽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두 어르신을 이은 순서는 북춤이다. 지금 공연을 하시는 분들 모두 마을주민들이라고 하신다. 이 마을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소리와 춤을 익혀 전승하고 계시다고 한다. 낮에 향토문화회관에서 보았던 북춤과는 또 다른 흥겨움을 가지고 계셨고, 조금은 투박스러운 이분들의 북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방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을 한바탕 흥겨움의 도가니로 몰아가시더니만 한순간 모두를 숨죽이게 만드는 춤사위다.

 

 

 

살짜기 내디딛는 발모양이며,

 

 

 

살포시 뻗는 손사위에,

 

 

 

한 순간의 방심도 못하게 만드는 춤사위였다.

 

모두를 숨죽이게 만드시더니만 이제는 구경만 하지 말란다^^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객 모두가 손을 잡고 한바탕 뛰어보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손잡고 뛰어본 것이 도대체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도 그렇고 우리 일행들도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워했지만 곧 언제 그랬냐 싶게 신나게 손잡고 방안을 빙빙 돌았다. ㅋㅋ

남한산성 도척놀이.. 며칠이나 되었다고 그 순서나 하는 방식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그 공간, 그 시간의 흥겨움은 오래 오래 기억이 될 것 같다. ^____________________^

 

 

 

한바탕 뛰어놀고 나니 목축이라며 진도의 울금막걸리를 내주신다. 

 

 

 

이 잔만 보면 막걸리인 줄 모르겠지? ㅋㅋ

단 술을 싫어하는데 이 술은 참 맛있었다. 살짝 단 맛이 나지만 싫지 않은 단맛이었다.

함께 내어주신 꼬소한 삼겹살과 맛난 김치, 두부 등도 있었는데 메모리카드에 에러가 생겨버려서 정신이 쏙 나가버렸다^^;;

 

때로는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어도 내 맘에 남아 있는 풍경이 더 오래 오래 기억될 수 있다..

진도에서의, 운림예술촌에서의 밤이 그렇게 내 맘에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