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 저녁식사를 위해 여주의 마을식당에 들렸다.
여주 인근에서는 순대국으로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저녁 8시까지 영업한다고 하는데 7시쯤 도착했다.
저녁 시간인데도 제법 차들이 많다.
커다란 홀과 방이 있었다. 우리는 방에 자리 잡았다.
식탁 위는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다.
작은 항아리에 들깻가루가 담겨 있다.
이건 뭘까? 산초가루???
소금
해장국과 순대국 모두 좋다 하는데 우리는 순대국으로 주문했다. 옆에는 원산지 표시가 큼직하게 잘 되어 있다.
손님이 많지 않았기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상이 차려졌다.
약간 신 맛이 도는 깍두기
배추김치가 맛있었다.
매운 청양고추
그리고 순대국.. 순대국의 국물이 다른 식당과 다르게 붉은 색이다. 양념장을 풀어 넣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빨갛게 끓인 순대국이다.
뽀얀 순대국물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고춧기름 뜬 순대국에 잘 적응이 안된다. 이런거야 취향이니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나뉠 것 같다.
이천이 가까우니 밥 맛은 좋았다.
우거지가 잔뜩 들어가 있고, 나머지 내용물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푹 무른 우거지다. 자르지 않고 길게 들어가 있어 먹기가 편하지는 않다.
내게는 조금 짜다 싶게 간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소금간은 하지 않고 들깻가루만 한 숟가락 넣었다.
매운 고추도 한숟가락 넣고, 밥도 반 공기 말아 먹었다.
순대국의 맛은 호불호가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일부러 찾아가 먹을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음식 맛 때문이 아니라 마을식당에서의 유쾌하지 못한 경험 때문에 마을식당을 다시 찾을 생각은 없다.
순대국 한 그릇 먹기 위해 식당을 찾으면서 무언가 엄청난 친절과 환대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손님의 얘기를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방으로 자리잡을 때 많은 인원의 팀이 이미 방에 자리하고 있었다. 단체로 어딘가를 다녀오셨는지 이미 시끌벅적 왁작지껄한 분위기였다. 그대로 앉아 식사를 하기에는 그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고, 연신 이어지는 인사말과 건배에 편안하게 식사를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서빙하시는 아주머니께 우리가 방 밖의 홀로 자리를 옮기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왜 옮기느냐 되물으신다. 단체팀의 왁작지껄한 소리를 들으시면서도 왜 옮기느냐는 질문이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너무 시끄럽다는 말씀을 정중히 드렸다. 그런데 알겠다거나 안된다거나 아무 말씀이 없으시고, 본인 할 일만 하신다. 나는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음식을 옮겨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계속 본인 할 일만 하시길래 다른 서버분께 다시 말씀드렸다. 그런데 그 분 또한 인상을 쓰며, 왜 옮기느냐 묻는다. 똑같이 대답을 했지만, 다른 한 분의 행동 역시 같았다. 무슨 말을 들은 적 없다는 듯이 자신들의 할 일만 한다. 결국 엄마와 내가 직접 음식 그릇을 하나씩 옮겨 홀에서 식사를 했다. 우리가 그릇을 옮기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아는 척도 안한다.. 왜 그랬던 것일까?
우리의 요구가 그리 부당한 요구였을까? 어떻게 손님이 하는 말에 들은 척도 안하고 자신들의 할 일만 할 수 있을까?
자리를 옮기고서도 불쾌함이 가라앉지를 않아 어떻게 식사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얼른 이 식당을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맛있게 드셨느냐? 잘 가시라는 인삿말 역시 없었다.
식당 밖에 위치한 재래식 화장실은 전등이 켜지지 않는다.. 손님을 위한 그들의 배려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마을식당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창리 203-1 / 031-885-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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