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일정을 위해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넘어가야 하는데 시간이 좀 빈다.. 비는 시간을 어쩔까 생각하다 어차피 가는 길이니 1100고지를 넘어 가기로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주다..
서귀포에서는 날씨가 좋았는데 산으로 올라갈수록 하늘이 어두워진다. 다들 해물전골에 배부르게 식사를 한 후인지라 바깥 풍경은 신경 안쓰고 졸고 계신다. 나 혼자 호젓하게 바깥 풍경 즐기며 1100고지 휴게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차 밖으로 나오니 엄청 춥다.. 제주도에 와서 제일 추운 날씨다. 엄마랑 순댕이는 나왔다가 깜짝 놀라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갔다. 구경할 사람만 구경하고 오란다. ㅋㅋ
1100고지 휴게소.. 추워서인지 차는 보이는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ㅋ
한라산의 상징일까?.. 백록..
길 건너에 여유로운 까마귀가 보인다.
갑자기 까마귀떼가 비상한다.
잔뜩 흐린 하늘 위를 날으는 까만 까마귀떼가 장관이다.
하늘을 다 덮어버릴 것 같더니만 순식간에 사라진다.
까마귀떼를 구경하다가 길을 건너 1100고지 습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무진장 추워서인지 사람이 없다.. 소댕이랑 같이 걷는데 우리 발걸음도 저절로 빨라진다.
소댕이도 처음에는 그닥 내켜하지 않는 것 같더니만 좋단다.. 그래.. 이런 길을 언제 걸어보겠냐..
메마른 습지가 황량한데 빨간 열매가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봄이 오면 다른 풍경이겠지..
습지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휴게소의 지붕이 보인다..
또 다시 나타난 까마귀떼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주에서 만나는 까마귀떼는 음산하지 않다. 이런 날씨라면 까마귀떼가 음산하게 여겨질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안개에 휩싸인 백록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곧 훌쩍 뛰어가버릴 것만 같다.
다시 휴게소로 돌아가는 길..
갑작스런 추위에 저절로 빨라진 발걸음에 짧디 짧은 산책이었지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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