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YES24)
에쿠니 가오리 저 | 김난주 옮김 | 소담출판사(2008. 9)
난 어렸을 때부터 책 욕심이 많았다.
아마도 울 엄니가 책을 안사줘서 그랬을거다.
책 안 읽는 동네 친구는 전집으로 어린이 명작동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울 엄니는 빌려보라며 안 사주셨다.
그래서 빌려서 봤다. 전집 전부.. 아마도 그 친구의 책은 그 친구보다 내가 더 많이 읽었을 거다. ^^
그래서인지 스스로 책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후부터는 책을 빌려 읽지 않았다.
친구의 책이든, 도서관의 책이든 상관 없었다.
책을 읽고 싶다면 구입을 했다.
좋은 책을 사서 읽고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그러다 보니 주체할 수 없이 책이 많아졌다. 책이 엄청시리 많다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우리 집이 작고, 내 방이 좁기 때문일거다^^;
이사를 하거나 한번씩 방을 뒤집어 정리를 하다보면 이런 책도 있었나 싶은 책들도 있다.
책들 중에는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한 책이 있는가 하면 정말 돈 아까운 책들도 있다. ㅋ
우리집 근처에 글빛정보도서관이라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예전 산책길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리 눈길이 가는 곳은 아니었다.
어느날 문득 도서관에 가보고 싶어졌다.
이 작은 도서관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책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가보니 정말 작다.
교실 한칸도 안 되는 곳에 종합자료실이라고 있는데, 그래도 분야별로 책은 골고루 갖춰져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
도서관에 간 김에 회원증도 만들고(천원 냈다^^) 책도 빌렸다.
아무 생각없이 간거라 꼭 보고 싶었던 책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책도 너무 정신없게 비치되어 있어 찬찬히 책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고른 책이 에쿠니 가오리의 '장미 비파 레몬'이다.
이 책을 고르게 된 건 라디오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라디오 광고 때문이다.
매일 출퇴근 길에 들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장미 비파 레몬'의 광고가 어느새 뇌리에 쏙 박혀 있었나보다. 책꽂이에서 이 책을 본 순간 무지 반가왔던 걸 생각해보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도서관에서 빌리길 잘했다는 거다. ㅋㅋ
돈 주고 샀으면 돈이 아까왔을 책이다.
너무나 평범하고 밋밋하고..
무언가 강렬하고 센세이션한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독자에게 주는 여운이랄까, 감동이랄까 하는 것이 있어야 할텐데 이 책에는 그런 것이 없다.
산만하다 느낄 정도로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이 제각각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낸다.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하려다보니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충분히 풀어내지 못한 느낌이다.
남자와 여자 이야기, 여자와 여자의 이야기, 한 사람의 아내가 다른 사람의 연인이 될 수 있는 이야기, 이혼을 결행하는 부부와 이혼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부의 이야기, 어리석은 바람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는 없다.
혹시나 나처럼 광고에 세뇌당해 책을 집어드는 이가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완전한 죽음 - 기욤 뮈소 (0) | 2009.06.21 |
---|---|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 박원순 (0) | 2009.06.09 |
한국교육의 희망 - 이종태 (0) | 2009.05.31 |
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0) | 2009.05.22 |
키친 - 요시모토 바나나 (0) | 2009.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