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완전한 죽음 - 기욤 뮈소

마술빗자루 2009. 6. 21. 14:56

 

(출처 : YES 24)

 

기욤 뮈소 저 |열린책들|2005년 8월

 

번역자는 경유지인 파리 공항의 한 면세점 서점 가판대에서 다소 유치한 표지에 끌려 이 책을 구입했다고 한다.

가지고 있던 책들은 모두 가방에 넣어 실은 상태인지라 그냥 재미 삼아 한번 읽어 보자는 심정으로 아무 기대 없이 그 책을 사들였고,

비행기에 앉아 책을 펼쳐 든 순간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정신 없이 책 속에 빠져 들었다고 한다.

<아, 이런 글쓰기도 있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고 고백한다. 도저히 프랑스 소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작가는 스릴과 서스펜스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자칫 진부해질지 모를 러브 스토리를 놀랍도록 흥미롭고, 숨막히는 감동으로 처리하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런데 난 왜 번역자와 같은 흥미와 놀라움, 감동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일까?

이야기의 구성은 남다른 면이 있으나 글줄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감동도 느껴지지 않는다.

번역자가 '자칫 진부해질지 모를 러브 스토리'라 표현했던 대로 내게는 진부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니 이를 어쩌나?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식상하지 않은 결론과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까지 모두 담고 있는 이 책이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번역자의 탓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내내 원저자를 탓했으나 마지막 옮긴이의 말을 읽고 나니 이건 순전히 옮긴이의 탓인 듯 싶다.

 

번역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제발 번역하는 사람들이 한국어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우리가 세계의 언어를 모두 공부하여 있는 그대로 해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은 상황에서라면 옮기는 이들이 제발 우리말에 충실해줬으면 좋겠다. 

꾸미거나 빼지 말고 그들이 원서를 읽었을 때의 그 숨막히는 감동만이라도 제대로 전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