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퇴근하면서의 계획은 다음날 정선오일장에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엄니가 토요일에 약속이 있으시단다.. 그럼 할 수 없지 뭐..
나도 자동차검사 받아야 하구.. 그럼 집에서 푸욱 쉬어야겠다 했었다.
금요일 늦은 밤에 엄니랑 같이 TV를 보는데 VJ특공대에서 제철 맞은 음식을 보여준다. 강원도 문어, 거제 멍게, 통영의 도다리, 그리고 충남 당진의 실치가 나왔다.
실치를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 가까워서다. ㅋㅋ
게다가 먹어본 적 없는 음식이니 더욱 잘됐다 싶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충남 당진의 장고항이라는 곳이란다. 가까운 곳이니 가는 길에 삽교호관광지에 들려 바닷바람도 쐬어보고, 잠깐 산책도 해봤다.
좀 이르다 싶었지만 점심시간에 맞춰간다 하고 찾았는데 일찍 가길 잘했다. 다들 TV 보고 찾아오는 것인지 작은 어항마을에 자동차들이 난리다. 좁은 길에 들고 나는 차들이 얽혀 난리다.
딱히 정한 식당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주차를 할만한 곳이 있음 세우자 싶어 세운 곳이 바로 TV에 나왔던 용왕횟집 주차장이다. 이 식당에서 먹으라는 계시인가보다 ㅋㅋㅋ
실치회 개시라고 큼직하게 걸려 있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식당에서 간신히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사람들이 워낙 많고 좁게 앉아 있어 메뉴판이나 실내를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곳까지 찾은 이유는 실치회 때문이니 우리도 실치회 주문이다. 중자가 25000원
회무침으로 먹으라고 채소랑 같이 나온 것 같은데 당근이 너무 많다. ㅋ
TV에서만 보다가 실물은 처음 보는 실치다. 성질이 급해 물밖에 나오면 바로 죽는다는 실치.. TV에서는 펄떡거리는 애들도 간혹 있던데 얘들은 모두 운명하셨나보다. ㅋ
실치 위에 참기름 살짝 뿌리고 파 송송 얹어 나왔다.
함께 곁반찬으로 나온 단호박과 대추.. 아무 것도 안주기는 그랬나본데 좀 빈약한 구성이다. ㅋ
콘샐러드.. 맛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짐작가는 모양이다.
좋아라 하는 해초무침인데 오늘은 그냥 그런 맛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실치회 맛보기..
음.. 이런 맛은 뭐라 설명해야 할 까? 보다시피 쫀득하거나 쫄깃하거나 하는 치감은 없다. 그냥 부드럽다..
함께 나온 채소무침이 새콤매콤해야 하는데 당근과 양배추 가득인데다 초고추장 맛이 그냥 그렇다..
이 순간부터 강여사님 별루란다.. ㅋㅋㅋ
아무래도 우리 입맛에는 잘 안맞는 것 같다. ㅋㅋㅋ
아무래도 실치회무침만으로는 요기가 될 것 같지 않아 함께 주문한 우럭매운탕이다. 중자 35000원
미리 주문하길 잘한 것 같다.
미나리무침은 맛있었다.
뭔가 젓갈인데 무슨 젓갈인지는 모르겠다. 굉장히 짭짤한데 맨밥이랑 먹으니 맛나다.
콩나물은 콩나물 맛^^
한번 집어먹고 깜짝 놀랐다. 열무김치가 달다............
한번 끓여 나왔겠지만 테이블 위에서 한소끔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잘 끓는다.. 팔팔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진다.
우럭매운탕도 특별나게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기본적인 맛을 내는 생선이 우럭이니 그나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이번 나들이는 제철 맞은 실치를 먹어본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일년을 기다려 먹는 사람도 있다지만 아무래도 우리 입맛에는 잘 안맞는 것 같다^^;
그래도 나들이겸해서 바닷바람도 쐬고 색다른 음식을 먹어보고픈 사람이 있다면 말릴 생각은 없다^^
그런데 장고항에서 실치축제를 계속 하실 생각이라면 교통 통제나 주차 문제에 대해 좀더 신경써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은 들어갈 때보다 더욱 심각해져 정말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한참을 서있어야 했다. 조금만 신경쓰면 장고항을 찾는 이들이 좀더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테니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실치축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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