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지만 이쁜둥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숙소다. 지금처럼 애견펜션이 많지 않을 때는 모텔마다 물어 물어 10군데도 더 가본 적 있다. 하룻밤만 재워달라 사정하고, 어쩌다 숙박이 가능하다는 얘기에 감지덕지하며 감사 인사를 드리곤 했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전국 곳곳에 애견펜션들이 생겨나고 있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눈치 안보고 예약하고, 숙박하면서도 괜히 이쁜둥이들 기죽일 필요 없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바램이라면 우리가 자주 가는 전라도쪽에 아직도 애견펜션을 찾기 어려우니 누가 애견펜션 좀 만들어주면 좋겠다^^ ㅋ
여튼.. 그래서 이번 안면도 나들이의 숙소는 당연히 애견펜션으로 정했다. 겨우내 긴 출장과 바쁜 업무로 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했으니 우리 이쁜둥이들도 좀 이른 감 있는 봄바람 쐬러 간다.
안면도에서 우리가 하룻밤을 묵을 숙소는 솔푸른향기펜션이다. 안면도면 당연히 바닷가 근처일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산 속 깊은 곳에 있다.
드나드는 길이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농로라 운전이 서툰 사람에게는 좀 당황스러울 것 같은데, 그 점만 빼면 한적하고 경치좋고, 공기 좋고.. 참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주차장 한켠에 있던 연못.. 날이 풀리면 이곳에서도 강아지들이 수영을 한다고 한다. 연못 뒷편으로 멀리 보이는 파란색이 정식 풀장이다.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 뽀뽀궁뎅이 발견 ㅋㅋ
주차를 하고 이 계단을 올라가면 관리동이 나온다고 한다. 나는 올라가니 마침 사장님이 나와계셔서 바로 우리가 묵을 숙소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날이 좋아지면 저 의자에 앉아 바람쐬며 차 한잔 마셔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좀 춥다. ㅋ
소나무 건너로 보이는 풍경은 논~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바베큐장인 것 같다.
이쁜 카페.. 솔푸른향기펜션의 후기들을 검색해보면 카페 안에 투숙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오락거리들이 있다고 한다. 빵과 음료 등 간단한 먹을거리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좁은 사잇길을 걸어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가 묵을 노을방.. 맨 끝방이다.
생각보다 방이 크다. 전면에 큰 유리창이 있어 좋았다.
전체적으로 퍼플칼라톤
창문쪽에서 찍어본 사진이다. 2명이 머물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고양이 포인트가 깜찍하다.
구석구석 살펴보니 펜션이 오래되긴 했지만 주인장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작은 노랑바구니에 사람들이 쓸 물건과 반려견들이 쓸 물건을 구분하여 준비해두었다.
이쪽은 반려견용. 패드와 사료그릇, 각종 로션 등이다.
이쪽은 투숙객용.. TV리모컨, 방향제, 수건과 물티슈, 면봉, 칫솔 등이 준비되어 있다. 여러 펜션에 묵어봤지만 면봉과 물티슈까지 준비해주는 곳은 솔푸른향기가 처음이다.
싱크대 역시 퍼플~
옥의 티 같았던 두루말이 화장지.. 이쁜 커버에 담겨 있긴 했지만 사람들이 쓰는 티슈는 곽티슈를 준비해면 좋겠다. 두루말이 화장지에는 유해한 형광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펜션이 오래 되었다는 것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 화장실이었다.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지만 살짝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급하게 찍었더니 사진이 선명하지가 않다..
초록색은 일반쓰레기용, 빨간색은 음식물쓰레기용이다. 많은 펞션들에서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구분해달라고 하지만 이렇게 따로 쓰레기통을 준비해준 적은 없었다. 작지만 섬세한 배려다.
저녁에 출출하면 먹을 생각으로 라면을 2개 사갔는데 숙소 안에 이미 컵라면이 2개 비치되어 있었다. 숙소까지 안내해주신 사장님께 여쭈어보았더니 투숙객을 위해 준비해주신 것이란다.. 솔푸른향기펜션에서는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많았다.. ^^
베란다로 나가보니 멀리 반려견들의 운동장이 보인다.
바베큐장에서도 바베큐가 가능하지만 각 방마다 바베큐 시설이 되어 있어 독립적으로 바베큐를 즐길 수 있다. 이번에는 광어회를 준비했지만 다음 기회에 이 곳에서 바베큐를 해먹어도 좋을 것 같다.
펜션에 준비되어 있던 사료 그릇.. 우리 이쁜둥이들은 사료 그릇을 따로 준비해서 다니는데 이렇게 그릇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참 좋다.
펜션 구경은 이쯤하고.. 이젠 저녁식사.. ㅋㅋ
한바탕 운동장에서 뛰어 놀게 했으니 이제 불러 들여 좀 쉬었다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오늘의 메뉴는 백사장항에서 준비한 싱싱한 광어회..
상추는 백사장항에서 펜션으로 오는 길에 있었던 마트에서 준비했다.
쐬주 한잔이 빠질 수 없다. ㅋ
거의 한달동안 긴긴 감기에 시달리느라 반강제적 금주를 했었는데 공기 좋은 곳에 오니 술이 술술 들어간다. 1병만 사온 것이 아쉬울 정도다. ㅋㅋ
2만원짜리 광어회.. 큼직하니 썰어주셨다. 싱싱한 광어회니 그 맛이야 설명하면 무얼하랴.. ㅎㅎ
수족관에 오래 머물던 아이들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윤기 쟈르르다
횟집에서 함께 넣어준 초고추장..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초고추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와사비와 간장까지 함께 포장되어 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정말 대단하다. 세상에 똑똑한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다. ㅋㅋㅋ
요것은 무엇인고~ ㅋㅋ
펜션에 컵이 없다.. 차에 종이컵이 있긴 하지만 다시 가지러 가기 귀찮아서 밥그릇에 따랐다.. 남들이 보면 술 엄청 마시는 줄 알겠다. ㅋㅋㅋㅋㅋ
다음날.. 출발하기 전에 울 이쁜둥이들을 운동장에 다시 한번 데려갔다. 뛰어 놀으라 해놓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니 나무가 꽤 많다.. 나무들은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나보다. 아직은 바람이 차가운데 나무들의 가지끝에는 벌써 꽃눈들이 피어나고 있다.
조금만 더 지나면 반가운 꽃과 잎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동백은 제법 준비가 되었다.
소형견 운동장의 그네의자.. 한번 앉아봤는데 강아지들의 발자국이 엄청 나다. ㅋㅋㅋㅋ
반려견들과 함께 하는 손님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손님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배려한 펜션이다. 낡은 시설과 관점에 따라 불리할 수 있는 위치인데 왜 그리 좋은 평이 많았는지 이해가 된다. 첫 인상에서부터 떠나올 때까지 계속 좋다, 좋다를 연발하게 하는 곳이니 또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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