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리사구의 데크길을 따라 나오니 두웅습지 표지판이 보인다. 원래 예정에는 없던 곳이지만 여행 준비를 하면서 이름은 들어봤던지라 어쩔까 하고 있는데 꼭 가보고 싶다는 친구가 있어 두웅습지를 가보기로 했다.
허걱.. 한참 한참을 걸어온 듯한 곳에서 만난 표지판.. 우리가 걸어온 길은 650m, 두웅습지까지는 900m를 더 가야 한단다..
이쯤에서 솔직히 좀 갈등하긴 했다.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의 어정쩡한 태도를 보니 나만 갈등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900m라면 되돌아와야 할 길이 1km가 넘는다는 뜻.. 우리는 이미 천리포수목원부터 신두리사구까지 평소보다 많이 걸었다. ㅋㅋ
모두들 어물쩡하고 있는 사이에 가보자는 의지를 가진 친구의 목소리가 조금 더 컸던지라.. 우린 다시 길을 나섰다. 두웅습지로.. ㅋㅋㅋ
해가 기울어가는 산길을 정말 오랫만에 걸어본다.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지만 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좋다..
살랑 살랑 부는 바람에 모두가 흔들리고 있다.
분명히 900m인 것을 알고 걸었으면서도 끝날 것 같지 않던 길이 드디어 끝나고 두웅습지의 큰개구리가 보인다.
저 커다란 개구리는 뭐냐 했더니만 화장실이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참 재밌다.
해질녘이어서 그런 것일까?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작은 습지다.
두웅습지의 상징인 금개구리라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생태학습장으로도 좋을 것 같다.
친절한 안내문들이 서있는 길을 따라가본다.
데크길이 좁아 안전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황금색 햇살을 받고 있는 두웅습지다..
그리 크지 않아서, 더 아늑해보인다.
어디선가 날라온 백로의 모습도 보인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연꽃은 더 아름답다.. 이미 한참 익어가는 가을인지라 꽃보다는 단풍과 낙엽을 기대하게 되는데, 그러다 만난 연꽃이니 더 반갑다.
처음에는 걸어온 노력에 비해 볼 것 없다라고들 하였으나, 이 풍경으로 모든 투덜거림이 가라앉았다.
각자의 목적지로 돌아가는 사람들..
해는 점점 기울어가고, 어스름도 짙어지고 있다.
우리도 이만 돌아가자며 길을 나서는데, 잠시 또 갈등하게 된다. 길이 두갈래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 외에도 또 다른 길이 있었다. 우리가 걸어왔던 길로 다시 가면 1.5km, 다른 길로 가면 1.2km..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다른 쪽 길을 택했다. ㅋㅋㅋ
이런 길..
예쁜 펜션도 지나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길로 오길 잘했다며 좋아했다. ㅋ
그러나 길은 끝나지 않고..
드디어 끝난 길에서는 또 다른 길이 이어진다.. 우리가 주차한 곳에서 아주 아주 먼 곳에서 끝이 난 1.2km.. 우리 주차장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신두리해변까지의 거리만 계산한거다.. 그래서 우린 또 한참을 걸어야 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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