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경상도 나들이

[경남 거제] 바람의 언덕 대신 바람의 쉼터를 만나다.

마술빗자루 2018. 6. 28. 17:23

이번 부산여행에서는 일정을 넉넉하게 잡아 좀 여유롭다. 그래서 부산에 내려간 김에 당일치기 거제 나들이를 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집 이쁜둥이들 3마리와 언니네 포미까지, 무슨 애견동아리도 아니고 반려견 4마리를 동반한 나들이니 많은 곳을 둘러볼 엄두는 나지 않는다. ㅋ

이쁜둥이들이 아니더라도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엄마와 함께라 딱 1곳 바람의 언덕만 가보기로 했다. 원래는 그 근처에 있는 곳들도 서너곳 함께 둘러보려고 했는데 다 거부당했다. --;; 




바람의 언덕을 네비에서 목적지로 정하니 작은 선착장 주차장으로 도착한다. 그런데 주차장이 너무 작다. 이날은 성수기도 아니고, 주말도 아닌 평일이었는데 벌써 작은 주차장이 가득 차서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거기다 미처 주차를 못한 차들이 다시 바깥으로 나가려고 회차를 하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거제하면 바람의 언덕이 떠오를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주차 시설이 이 정도인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어떨지 상상하기조차 두려울 정도다.. 


바깥쪽에 간신히 주차를 하고 나서 다들 화장실을 간다고 하여 선착장 매표소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이 곳 또한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관리가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하고, 모기가 엄청 났다. 이곳이 정말 유명한 관광지의 화장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후다닥 볼일을 마치고 나와 이제 바람의 언덕을 가보자고 발걸음을 떼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왔다. 핫도그 가게 옆으로 보이는 곳이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그런데 이 멋진 건물은 무엇인고? 가만 보니 화장실이다. 모기천국이었던 좀전의 화장실을 후다닥 이용했던 우리는 뭔일을 한 것일까 의아할 정도로 멋져 보이는 화장실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이미 화장실을 이용하고 왔으니 들어가보지는 않았는데 왠지 모기천국은 아닐 것 같다. 기왕이면 선착장 매표소 화장실도 잘 관리해줬으면 좋겠다. 





이 계단이 본격적으로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입구다. 그러나 우리는 올라가지 않았다. 

다리가 편치 않으신 엄마가 다소 경사가 있어 보이는 계단을 보시더니만 올라가지 않으시겠다 단박에 선언하셨다. ㅋㅋ




대신 우리가 선택한 길은 계단 바로 옆에 있던 바다로 난 데크길이었다. 




사람도 강아지들도 신난 산책길이다. 지난 주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발톱이 깨져 고생중인 꼬물이도 나무로 된 데크길에서는 편하게 잘 걷는다. 




저 멀리 진짜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바다데크길을 다 건너와 바라본 바람의 언덕. 직접 올라가보진 못했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도 멋지다. 




이름도 모르고 건너온 이 곳은 바람의 쉼터란다.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은 모두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간 것인지 바람의 쉼터에는 사람들이 없어 우리가 전세낸 것 같다. ㅎㅎ 




바람의 쉼터답게 바람도 많이 불고, 조용하니 좋았다. 




원래는 수로였을 것 같은데 지금은 물이 없다.. 대신 우리의 의자가 되어 주어 잠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소댕이가 뽀뽀를 데리고 걷기 시작하자 자신의 주인이 대체 누굴 데리고 걷고 있는 것인지 의아한 포미군 




눈을 떼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는 중이다 




집에서는 도통 움직이지 않는 우리 어르신견 뽀뽀는 벌써 힘들어보인다. 근데 가만보니 잠시 짧게 걷는 것이 힘들었다기 보다는 좁은 난간을 걷는 것이 무서웠나보다. 




이제 끝났구나 안심하고 다시 즐거워진 표정(미용할 때 지나서 지저분한 얼굴은 지못미^^;;)


바람의 언덕은 올라가지 못했지만 바람의 쉼터에서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니 그것으로 족하다. 언젠가 바람의 언덕에도 올라가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