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돌펜션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온 후 계속 해변가에서 바람맞고 다녔더니 다들 지쳤다. 이미 점심시간도 지난 시간이라 배까지 고픈 상황인데 애초 계획했던 메뉴가 별루라 하여 계속 새로운 메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귀포에서 성산을 거쳐 구좌읍까지 왔다. 중간에 원래 계획했던 보말칼국수 맛집에 들렸는데 맛녀석이 다녀간 인기 맛집이라 우리 앞에 대기가 10팀이나 있었다.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고 기다리는 것도 힘들 것 같아 근처 다른 식당을 가기로 했다. 근댕이한테 운전을 시키고 열심히 구글 평점으로 찾다 찾은 식당이 구좌의 전라도 보성식당이다.
제주에서 전라도 보성식당이라는 상호가 좀 뜬금없어 보이긴 하지만 구글 평점도 괜찮고 우리가 원했던 해물탕도 있어 그냥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여행을 다녀온 후 알게 된건데 예전에 다른 지역에 비해 지리적으로 전라도와 가까워 전라도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분들의 손맛을 이어받은 식당들이 더러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번에 방문한 전라도 보성식당이 처음이었다.
가게 옆에 주차를 하고 들어가기 전에 찍은 사진이다. 그냥 동네 식당 같은 외관이다.
구글에서 평점이 높은 메뉴는 정식이었다. 꽤나 괜찮다고 하는데 우리는 엄청 센 바람에 시달리다 온 뒤라 뜨끈한 해물탕으로 주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식당 규모가 크다. 깔끔하니 청소 상태도 좋았다. TV 아래에 보면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도 있다.
정식을 잘하는 식당이라고 하더니 깔끔한 밑반찬들이 기본으로 차려진다.
왼쪽 메뉴들
오른쪽 메뉴들
너무 익어서 살짝 신 맛이 도는 오이무침이다.
오랜만에 보는 콩자반.. 식당에서 만날 때마다 부지런히 먹는 편인데 이날은 맛만 봤다.
도라지무침인 줄 알았는데 더덕무침이다. 양념도 적당하니 맛있었다.
채소는 많이 오징어는 간간히 보이는 오징어초무침인데 이것도 맛있다. 기본적으로 손맛이 있는 것 같다.
우리 가족들은 안 먹지만 난 무지 좋아하는 새우장도 나왔다. 늘 그렇듯이 나혼자 다 먹었다. ㅋㅋ
갓김치 같기도 하고 파김치 같기도 하고 지금은 잘 모르겠다. ㅋㅋㅋ
달큰하니 맛있었다.
백반 같은 정식 메뉴에 빠지면 섭한 어묵볶음이다. 딱 우리가 아는 그 맛.. ^^
푹 익은 김치
김과 쪽파 숙회로 만든 무침.. 맛있다.
돗나물은 돗나물 맛
예전에 브로콜리를 안 먹을 때가 있었다. 그냥 풀맛만 나서.. 그런데 어느 때인가부터 브로콜리 맛을 알게 되어 열심히 먹는다.
돗나물은 아직도 풀맛이다. 돗나물도 언젠가는 제 맛을 알게 되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ㅋㅋ
우리 가족 모두 좋아하는 숙주나물도 나왔다. 기본으로 차려진 반찬들이 우리 가족들이 좋아하는 반찬들이라 일단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한가지 살짝 걱정되는건 간이 좀 센 편이다. 나보다 간을 세게 드시는 엄마도 짭짤하다 할 정도였다.
스댕 국그릇과 앞 접시 준비
나한테는 그닥 필요치 않은 소스
해물탕이 나왔다. 성인 4명이 먹을거니 대자로 주문했는데 양이 적어 보이진 않는다.
낙지와 새우, 꽃게, 가리비, 소라 등 다양한 해물이 들어가 있다.
금방이라도 탈출할 것 같은 생물 낙지가 들어간건 아니지만 일단 푸짐해보여 좋다.
바글 바글 끓여서 일단 낙지 먼저 잘라 먹기 시작하면 된다.
낙지를 먹기 전에 다들 국물 한 숟가락씩 떠서 맛을 봤는데, 한 숟가락씩 먹은 후 모두가 눈이 커졌다. 이게 왠일.. 너무 맛있다. 다른 밑반찬들이 조금 간이 센 편이라 해물탕도 짜면 어쩌나 살짝 걱정했는데 간도 딱 맞다. 얼큰 칼칼 개운한 맛까지 완벽한 해물탕이다. 우리가 춥기도 하고, 배고프기도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맛있는 해물탕이다. 네 명이 모두 먹으면서 계속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었다. 결국 엄마와 근댕이는 공기밥 추가.. ㅋㅋ
급작스레 계획을 바꾸게 되어 짧은 시간 검색으로 찾은 식당인데 이번에도 대성공한 것 같다. 이제 제주도에 갈치조림에 이어 해물탕 단골집까지 정하게 된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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