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의 전라도 보성식당에서 잊을 수 없는 해물탕으로 맛있고 배부른 식사를 한 후 서북쪽 해안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카페 델문도다. 배도 부르고 늦은 오후에 커피 한잔 하면 딱 좋겠다 싶은 시간에 맞춰서 잘 도착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다. 많아도 정말 너무 너무 많다.
카페 델문도을 처음 찾았던건 어느 해 혼자 당일치기 여행을 왔을 때였다. 아마도 11월이었던 것 같은데.. 비까지 내리던 날에 늦은 오후 비자림을 한바퀴 돌고난 후 다소 지친 몸으로 카페 델문도에 왔었다. 찬바람이 불기도 하던 날이었는데 그날의 카페 델문도는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다소 어두운 조명도 좋았던 카페 델문도였다.
그런데 이제 그런 카페 델문도는 더이상 만날 수 없게 된 것 같다. 그 후에 가족들과 다시 찾았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이곳이 카페인지 시장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아마도 이제 조용하고 아늑해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카페 델문도는 영영 만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다.
제법 넓은 주차장도 이미 주차된 차들과 들어오고 나가는 차들로 난리부르스다. 주차장을 한바퀴 돌고 난 후 간신히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차에서 내리니 이곳도 바람이 어마어마하다.
지금 보니 하늘은 맑네..
안에서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몰랐던 이때는 기분이 참 좋았다.
안으로 들어서니 난리다.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과 음료를 픽업하여 자리를 찾는 사람, 서로 큰 소리로 일행을 부르는 사람.. 대체 여기는 어딘가 싶을 정도다.
입구에 방문자명부가 있긴 하지만 아무도 적지 않고, 체온을 체크하거나 방문자 명부를 작성해야 한다고 안내하는 직원도 없다. 혼돈 그 자체다.
일단 근댕이에게 할머니를 모시고 자리를 잡으라 하고 순댕이와 함께 음료와 빵을 주문하기로 했다. 입구와 계산대에 사람이 몰려 있는 것 같아 얼른 그곳을 벗어나야겠다 싶었다.
주문 후 음료 제조하는 동안 기다리며 구경 중이다. 출입구 가까이에 원두를 볶는 기계가 있어 향긋한 냄새가 난다.
원두도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엄마가 좋아하시는 커피만 주문해서 먹기 때문에 구경만 했다.
카페 델문도의 빵도 맛있다. 맘 같아서는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었지만 바로 전에 해물탕을 배부르게 먹고 온 후라 딱 2개만 사기로 했다. ㅋㅋ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중이다.
참 좋은 자리를 잡고 앉아 계신다. 어떻게 자리잡았냐 했더니 옆 자리 쪽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이 테이블에 앉았던 손님들이 일어나 얼른 옮기셨단다. 운이 좋았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곳은 지하 1층인데 이곳이나 윗층이나 손님에 비해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음료와 빵을 픽업해서 쟁반을 들고 자리를 찾아 서성이는 손님들을 안내하는 직원은 없다. 경치가 좋은 자리는 고사하고 잠시 앉을 자리도 없는 상황이라 음료 쟁반을 들고 우왕좌왕하는 손님들, 자리가 생겼다 하면 얼른 뛰어가 자리를 맡은 후 일행을 향해 소리쳐 부르는 손님들로 어수선 그 자체다. 그러니 우리는 정말 운이 좋았던거다.
다행히 카페 델문도의 커피와 빵은 여전히 맛있었다.
맛있었으니까 설정 샷.. ㅋㅋ
우리가 운이 정말 좋았다고 한 이유는 편안한 자리에다 우리 자리에서 바라보는 경치까지 좋았기 때문이다.
소댕이 선물로 드립백 하나 샀다. 카페 델문도의 드립백 커피도 맛이 좋았단다. 다행이다.
이 사진은 커피 마시는 사이에 순댕이가 바깥 테라스 쪽에서 찍어온거다. 여전히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있다. 예전에는 왼쪽에 보이는 정자(?)까지 걸어가 구경했었는데 이날은 바람이 너무 불어 구경은 꿈도 못꿀 일이었다.
아마도 저쪽은 서우봉일 듯.. 함덕 서우봉에도 가봐야지 생각만 백번 한 것 같다.
그나마 사람들이 서성이지 않을 때 찍은 내부 사진
일단 자리를 잡고나면 진정도 되고, 경치도 즐길 수 있다. ㅋ
카페 델문도, 이제 안녕..
아마도 이제 다시 찾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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