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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찾은 해궁미락의 갈치조림

마술빗자루 2009. 3. 13. 23:50

찬 바람을 맞으며 아침부터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프다.

점심에는 제주에 오면 꼭 먹겠다 벼르던 갈치조림을 먹기로 했다.

 

갈치조림 먹으러 천지연폭포로 간다.

천지연폭포 입구에 있는 제주할망뚝배기의 갈치조림이 지금까지 먹었던 갈치조림 중 최고였기 때문에 아무런 고민없이 당연히 제주할망뚝배기로 갔다.

그런데 이게 왠일... 문 닫았다..

돌하르방식당에 이어 두번째 충격이다..

으짤까나.. 으짤까나.. 얼마나 벼르고 벼르던 갈치조림인데..

 

갑자기 기운이 빠지고 의욕이 사라진다.

아무 식당이라도 가서 밥 먹어야겠다. 그런데 생각나는 식당이 하나도 없다.

 

렌트카회사에서 나눠준 책자를 훑어보니 동해미락이라는 집이 눈에 띈다. 네비에 입력하고 출발한다.

동해미락에 다 왔는데 갑자기 해궁미락이 보인다.

해궁미락 앞에 커다랗게 써붙인 광고 때문에 차를 돌렸다.

'네티즌 선정 최고의 맛집'

'ㅇㅇ 미락'이라는 집을 나도 본 것 같긴 한데 그게 동해미락인지 해궁미락인지 알 수 없어 동해미락으로 향하던 길인데 바로 앞에 해궁미락이 네티즌 선정 최고의 맛집이라는 광고까지 내걸었다.

그럼 이집인갑다..^^;;

 

이른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한테이블밖에 없다.

할망뚝배기는 진짜 동네 식당같은데 해궁미락은 말끔한 횟집같다. 

갈치조림을 먹으러 왔으니 갈치조림을 시킨다(25000원).

 

조금 있으니 밑반찬을 차려준다.

 

 

 

맛있었던 꼴뚜기젓

 

 

김치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바삭바삭하니 맛있었다.

별로 배가 고프지는 않았는데 조금만 먹어야지 하다가 다 먹고 말았다^^;;

 

 

 

간장 하나도 성의있게 보인다.

 

 

 

고구마튀김도 맛있었다.

그런데 갈치조림을 먹어야 하므로 하나만 나눠먹고 참았다.

나중에 차에서 먹을 요량으로 싸달라 하여 갖고 나왔으나 결국은 못 먹고 서울까지 가져와 울 이쁜둥이들 몫이 되었다. ㅋㅋ

 

 

 

멸치조림

울 엄니는 잘 안해주시니 멸치조림이 반찬으로 나오면 열심히 먹는다.. ㅋ

 

 

 

쑥갓무침

특이하게 쑥갓을 무쳐 내놓는 식당들이 있었다.

 

 

 

갈치회무침이다.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맛을 보라며 넉넉하게 담아주셨다.

보다시피 양념이 좀 진하기는 하지만 매콤하게 잘 무쳐졌다.

 

이 갈치회무침을 먹다보니 남해 공주식당의 갈치회무침이 생각났다.

유명하다 하여 깜깜한 밤에 미조항까지 찾아갔는데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였다.

회무침을 미리 무쳐놓아 내어주니 야채들은 숨이 다 죽고 회무침 밑에는 국물이 흥건했다.

돈이 아까워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해궁미락의 갈치회무침은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갈치회무침이 먹고 싶다면 찾을만한 식당이다^^

 

 

 

드디어 갈치조림이 나왔다.

아주 커다란 접시에 커다란 갈치토막이 넉넉하게 들어 있고 조림무가 함께 나온다.

 

 

 

 

양은 결코 야박하지 않다.

그런데 맛은 약간 실망이다.

 

갈치조림은 갈치에 적당하게 간이 배어 있어야 하는데 갈치에 양념이 배지 않았다.

은근하게 조려가며 먹어야 제대로 간이 밸텐데 접시에 담아져 나오니 그럴 수 없는 구조다.

개인접시에 옮겨 먹다보면 금방 식어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된다.

 

그리고 갈치조림의 또 다른 별미는 함께 조려진 무를 먹는 것인데 무 또한 양념이 배지 않아 맛이 없었다.

 

 

 

공기밥(1000원)은 별도로 시켜야 한다.

밥을 시키니 성게미역국을 함께 주셨다.

이 성게미역국이 정말 맛있었다. 갈치조림보다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정말 큼직한 갈치가 들어 있다.

좋은 제주갈치를 쓰기 때문에 기본적인 맛은 낸다.

 

 

 

크기를 비교해보기 위해 미역국과 함께 찍어 봤다.

 

갈치회무침이나 성게미역국, 함께 내어진 밑반찬들을 보면 음식솜씨가 나쁘지 않다.

갈치조림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보면 지금보다 좀더 맛있는 갈치조림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젊은 주인 내외가 무척 친절했었기에 갈치조림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기억에 남는 식당이다.

그래도 담에 갈치조림 먹으러는 할망뚝배기로 갈거다.. ㅋㅋ 

 

참, 네티즌 선정 최고 맛집이 해궁미락이 맞긴 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