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종로에 가면 맛난 고기집이 있다고 외쳐댄 이샘이 드디어 안내한 곳이다.
상호도 모른채 무작정 빨리 가야 한다 하여 비교적 이른 시간인 5시 50분에 도착했는데 벌써 손님들이 가득이다.
일단 분위기는 맛집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
앉은 자리에서 바라본 입구쪽 모습
앉은 자리에서 바라본 주방쪽 모습
이게 전부다. 다른 공간은 없다.
홀이 비교적 좁은 편이라 일행이 많은 팀은 원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고, 다른 팀의 손님들과 등이 거의 닿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모습을 모두가 자연스레 받아 들이고 있다. ^^
아직 오지 않은 일행까지 세명인지라 간신히 안쪽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앉은 벽쪽에는 오래된 옛날 영화의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벙어리삼룡이도 보이고, 성춘향도 보인다. 왼쪽에 머리만 나온 포스터는 은하철도999다. ㅋㅋ
맞은편 벽면에는 메뉴가 적힌 커다란 칠판이 있다.
모든 메뉴가 한접시 10000원
일단 앉으니 숯을 바로 넣어주고 상을 차려주신다.
오리지널 다시다 미역국
간이 전체적으로 고르지 않다. 다소 짠 것과 매우 심심한 것이 섞여 있는 백김치다.
불돼지가 맵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좋다.
생양파채
함께 나온 초고추장에 넣어 먹기도 하고 상추쌈과 함께 먹기도 한다.
나한테는 맨 양파를 불돼지와 함께 먹는 것이 제일 맛있었다.
무쌈은 평범한 맛
마늘과 쌈장
상추와 깻잎
오늘의 친구 이슬이. 멀리 이샘의 친구 콜라도 보인다.. ㅋ
숯은 활성탄을 사용하고 있다.
주문한 불돼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짬에 이샘이 건네준 팀탐
호주에서는 모두 이걸 먹고 살이 찌고 있단다.. ㅋㅋㅋ
맛있지만 매우 달다.^^;;
드디어 나왔다.
고기를 가져오자마자 바로 불판에 모두 올리신다. 무어라 말할 새도 없이..
고기 양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화력좋군..
서빙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직접 구워 주신다.
여기서는 전부 이렇게 구워주시기 때문에 손님들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된단다.
심지어는 손님이 고기를 굽겠다 하면 혼나기도 한단다.. ㅋㅋ
맛있게 구워진 불돼지
다 구워진 고기는 철망 바깥쪽으로 배치하고 너무 타지 않도록 커다란 틀을 숯 위에 얹어 철망과의 공간을 만들어준다.
타지 않게 하면서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 나름 합리적인 구이법처럼 보인다.
보는 것처럼 양이 많지 않았다.
2차 한판은 다른 것을 먹어보자 하여 불막창을 시켰다.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불막창은 밖에서 구워다 주셨다.
우리가 자리에 앉은 시간이 5시 50분이었는데 6시가 되니 밖에 줄이 생겼다.
맛있게 잘 구워졌다. 근데 너무 질기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보통 꼼장어나 쭈구미를 먹고 있다.
이샘도 예전에 꼼장어를 먹었단다.. 이런 곳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가부다.. ㅋㅋ
나머지 일행도 도착하고 우리의 흥겨움도 무르익어 간다..
얼추 자리를 파할 즈음이 되어 가는데 이샘이 이곳에서는 밥을 꼭 먹어야 한단다.
예전에 먹었던 윤기가 자르르한 밥을 잊을 수 없다 하여 벤또를 시켰다.
양은 적은 편이지만 계란후라이를 얹어 주니 용서된다.. ㅋ
그런데 오늘 밥에는 윤기 자르르가 없다. 다소 질게 되었지만 이것도 계란후라이가 있으니 용서된다. ㅋ
벤또와 함께 나온 김치
계란후라이와 김치, 조미김..
벤또 삼총사가 맞다.. ㅋㅋ
상호도 모른채 들어갔는데 나오는길에 보니 공평동꼼장어라 쓰여 있다.
우리는 꼼장어를 먹었어야 하는게다.. ㅋㅋ
패밀리마트 앞으로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가게 맞은 편에서 계속 굽고 계신다.
이들은 어딜 가르키는겐지..^^;;
이샘이 오랫동안 얘기할만큼 공평동꼼장어는 맛있는 집이다.
불돼지도 맛있었고 불막창은 생각보다 별로였지만 다른 손님들의 반응을 보니 꼼장어나 쭈꾸미도 맛있어 보인다.
그런데 서빙하시는 분들이 너무 불친절하다.
음식 그릇을 아무렇게나(거의 던지듯이) 테이블에 올리고 반찬 등을 더 달라 하는데도 건성 건성 대답하고 함흥차사다.
비교적 젊어 보이는 주인내외만 바쁘게 움직인다.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인데도 워낙 손님이 많으니 얼마나 힘들까 짐작은 되지만 손님으로 찾은 식당에서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과히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다행인지 주인 내외는 어떻게든 손님들에게 친절하려 애쓰고 있는 것이 보인다.
지금도 줄을 서서 먹을만큼 손님이 많지만 공평동꼼장어가 지금처럼 계속 번창하려면 일하시는 분들의 태도는 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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