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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천동]기교없는 오리 요리

마술빗자루 2009. 4. 12. 12:22

얼마전부터 엄니가 가보자 하시던 오리집이다.

동네 아줌니들이 단골로 가는 집인데 양도 많고 맛있다는 정보를 예전부터 들으셨단다.

요즘 너무 바빠 맛난 음식을 먹으러 멀리 갈만한 여유가 없었는데 대신 동네에 있는 맛집이라 하니 날잡아 방문해봤다.

 

위치는 서울대입구 전철역 근처다.

서울대입구 전철역에서 7번 출구로 나오면 횡단보도를 건너게 되는데 횡단보도를 건너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다 보면 맛집골목이 나온다.

그 골목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간판이 굉장히 큰데 자세히 보면 상호가 없다. ㅋ

 

 

 

간판이 커서 규모가 큰 가게인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들어서 보니 생각보다 많이 작다.

우리가 앉은 자리가 가게의 입구 부분이니 사진에 보이는 것이 가게 규모의 전부다.

 

식당을 방문한 시간이 저녁식사 시간이었는데 이미 자리하고 있는 손님들은 모두 술손님들이었다.

가족 단위의 외식 공간이라기 보다는 술한잔 할 수 있는 식당으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오리한마리는 35000원인데 반마리는 25000원이란다.

반마리를 시키고 기다리다 보니 벽면에 오리의 효능이 있어 찍어 봤다.

왜냐구? 심심하니까.. ㅋㅋ

 

 

 

불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기도 가시지 않은 불판을 그냥 올려준다.

처음 들어설 때부터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고기를 굽기 위해 불판을 데우는 것이 아니라 물기를 말리기 위해서라도 예열이 꼭 필요하다.

 

 

 

김치는 맛있는 편이었는데 양념이 너무 세다.

서빙하시는 아주머니께서는 직접 담근 것이라고 여러번 강조하신다.

공장표 김치가 많다 보니 식당에서 내어주는 김치를 직접 담그는 것도 자랑거리가 되나보다..

 

 

 

연두부

사진을 보면 위쪽 한귀퉁이가 없다. 꼭 누가 한숟가락 떠 먹은 것 같은 모양이다.

내가 이런 거에 꽤나 민감하다^^;;

엄니는 연두부를 포장에서 빼내다 생긴걸거라 하시는데, 나도 그럴거라 생각하면서도 손이 안간다.

이건 왠 의심병인 것인지.. ㅋ

 

 

 

깻잎된장박이

맛없다.

깻잎된장박이는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맛이 있어 왠만하면 맛없을 수 없는 반찬인데 맛없다.

이건 직접 담그신게 아닌가보다.

 

 

 

오리구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오징어채무침이지만 다른 집보다 맛있었다.

 

 

 

쪽파무침

요즘이 쪽파철인지 집에서도 쪽파무침에 파김치에 매일 먹고 있다.

그러므로 식당에서는 패쑤~

 

 

 

부추와 상추 겉절이

오리구이는 다소 느끼할 수 있으므로 이런 겉절이와 함께 먹으면 좋다.

바로 무쳐주는 것인지 싱싱하고 맛도 좋았다.

 

 

 

상추

 

 

 

고추와 마늘

마늘이 좀 말라 있다.

 

 

 

된장은 공장표인 듯..

 

 

 

반마리인데 양이 꽤 된다.

얼마전 먹었던 풍년오리의 양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보다시피 싱싱하다.

후추를 넣은 양념이 되어 나오는데 양념간이 세지 않아 좋다.

 

 

 

이제 불판에 올려 구워 본다.

불판이 맘에 안들긴 하지만 선택사항이 아니니 어쩌랴..

팽이버섯과 양파, 감자도 함께 올려 굽는다.

 

 

 

 

 

잘 익어 간다. 화력이 별루라 익는 속도가 더딘 것이 흠이긴 하다.

다 익은 사진은 없다.  ㅋㅋ

먹느라 바빠서 사진 찍을 새가 없었다. ㅋㅋ

 

 

 

기름장

고기가 싱싱하니 어떻게 먹어도 맛있지만 기름장보다는 부추와 상추 겉절이와 함께 먹는 것이 가장 맛있었다.

 

 

 

오리 기름에 잘 익은 감자는 울 이쁜둥이들 몫으로  챙겨두었다.

 

다른 여러 조건들이 좀 열악하긴 하지만 오리고기 자체는 좋았다.

맛있게, 배부르게 먹고 나니 오리 잡뼈로 끓인 오리탕을 내어준다 한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나온다.

오리탕을 주겠다 말하고 나서도 10여분이 넘게 아무 소식이 없다.

손님이 너무 많아 정신없을 정도는 아닌데 서빙이 너무 느리다.

한참을 기다리다 한번 더 얘기하니 그제서야 오리탕을 가지고 왔다. 일단 맘 상했다.

 

 

 

 

오리탕도 양이 상당하다.

오리잡뼈를 넣고 끓인 것이라 그런지 국물이 상당히 진하다.

들깨를 넣어 구수한 맛도 난다.

 

 

 

공기밥은 따로 주문해야 한다기에 하나만 시켜 나누어 먹었다.

 

 

 

 

고사리와 미나리 등 야채도 넉넉하게 들어가 있다.

맛있는 편이긴 하지만 다른 집과 달리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오리탕이 나오는 과정에서 맘 상한게 작용하는 것 같다.

 

사장님은 아무래도 우리에게 미안했는지 사이다를 서비스로 주신다 한다.

우리는 탄산음료를 안 마시니 정중히 거절했다.

계산할 때도 미안하다 한번 더 말씀하시던데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다기 보다는 이집의 특징인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식당에 가서 재촉하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손님을 상당히 기다리게 한다는 인상을 받았으니 그런 점은 시정되어야 할 것 같다.

 

그나마 고기가 좋으니 맛은 보장되지만 너무 좁은 공간과 상당히 시끄러운 술손님들, 무언가 불편하게 하는 서비스를 생각하면 다시 찾게 될까 싶다.

어쩌면 내 상태가 그리 양호하지 못하여 모든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보다 좋은 상태에서 다시한번 방문해봐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