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반디앤루니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첫 문장을 읽고 난 너무 무서웠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것도 아니고 잃어버렸단다.
엄마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봤는가?
책의 첫 장에서부터 시작한 무서움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떠나지 않았다.
특별한 어느 누군가에게 잃어난 일이 아니라 나도 당신도 엄마를 잃어버린 자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소름이 돋았다.
엄마를 잃어버리고 나서야 엄마를, 자신을,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는 것은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지만
작가가 풀어낸 소름끼치게 현실적인 목소리에 진부함이란 묻어나지 않는다.
난 유치하더라도 해피엔딩이 좋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결말로 긴박감 넘치고 흥미진진하던 이야기의 맥을 확 풀어버리더라도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 책은 첫 장부터 불길했다.
그 불길한 느낌은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절정에 이르렀고
'엄마를 잃어버린 지 구개월째다'라는 문장을 보는 순간 무서움에 몸서리치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었던 공간이 병원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가벼운 부상이었지만 병원에 누워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왠지 모를 불안과 무서움이 찾아 왔다.
신문에 실린 광고를 보고 엄마가 먼저 사달라 하여 사드린 책이었는데
엄마가 먼저 읽고 나서도 한참 후에야 읽게 된 책인데
다 읽고 나서는 책의 내용에 대해 엄마랑 얘길 나눌 수가 없었다.
대신 엄마와의 나들이에 좀더 신경이 쓰이게 되었달까?
그러나 이런 신경쓰임도 오래 가지는 않을 거라는걸 잘 안다.
책 속의 가족들이 그랬던 것처럼..
곧 다시 나의 일상에서 공기와 같은 엄마의 존재를 잊고 지내게 되겠지..
엄마를 부탁해
이 책은 내 옆의 엄마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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