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YES 24)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 모임 엮음 |시대의 창| 2006년 12월
베네수엘라의 혁명 과정인 볼리바리안 혁명(Bolivarian Revolution)은 스페인에 맞서 남미를 해방시키고 남미의 통합을 시도했던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딴 것이다. 차베스가 베네수엘라의 혁명을 시몬 볼리바르를 따르는 볼리바리안 혁명으로 이름 지은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스페인은 물러갔지만 미 제국주의는 지금도 남미를 자기의 뒷마당 쯤으로 여기면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남미의 민중들을 착취하고 억압하고 있다. 차베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남미 국가들이 미 제국주의에 맞서서 단결해야 진정한 해방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볼리바리안 혁명이라는 이름에는 그와 같은 생각이 담겨 있는 것이다(본문, 244쪽)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위의 내용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1998년 대통령에 당선된 우고 차베스는 볼리바리안 혁명을 통해 베네수엘레에서 미 제국주의와 맞서 사회주의 혁명을 수행해가고 있다. 이 책은 베네수엘라의 역사를 통해 풍부한 석유 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왜 민중들이 극빈층으로 내몰리게 되었는지, 지배계급이 누구의 이익에 복무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거쳐 미국의 간섭통치, 국제 자본과 이에 기생하는 국내 지배계층들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와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그들에게는 우고 차베스가 있다는 것이고, 그들은 현재 성공적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중들은 누가 그들을 대변하는 지도자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며, 그를 자신들의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반대세력에 대항하여 끝까지 자신들의 대통령을 지켜냈다. 혁명의 과정에서 있었던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차베스 대통령이 힘차게 혁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믿고 지지하고 지켜준 민중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공사를 국영화하고 외국자본세력을 몰아내는 것 외에도 여러 다양한 복지정책을 실행하였다.
인상적인 것이라면 볼리바리안 학교와 보육 프로그램들이며 취학전 아동들에게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시몬시토 계획, 빈민층 자녀들의 고등교육을 위한 볼리바리안 대학, 문맹 퇴치를 위한 미션 로빈슨과 미션 리바스, 빈민층의 고급 교육을 위한 미션 수크레 등이 있다.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무상 의료제도인 미션 바리오 아덴트로이다. 쿠바에 석유를 제공하고 대신에 쿠바 의사들이 베네수엘라에 들어와 무료 의료 봉사를 수행한다. 인접국과의 경제 협력의 의미는 차치하고라도 자국의 빈민층을 위한 무상의료를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차베스는 "거의 40년 동안 카라카스 빈민가의 20만 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의사는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응급치료를 기다리다 죽기도 했고, 임산부는 마룻바닥에서 출산을 하고, 아이들은 천식과 설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의사가 있습니다. 이제 한 시간 내에 의사에게 신속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그 지역에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게다가 의사들이 약품도 비치하고 있어서 더 이상 약을 사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진정한 민중을 위한 혁명이 아닐까?
이 책에는 이보다 더 많은 베네수엘라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베네수엘라의 혁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의 성공 사례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이 책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책의 정리가 너무 산만하다. 같은 내용이 너무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연구 모임의 엮음책이라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내용의 이해를 방해할 정도로 산만한 기술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 책의 제목이 부적합하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차베스의 행보 하나 하나가 미국에 대한 반대 기치를 내건 행동인 것만은 분명하나 책의 전반에서 기술하고 있는 내용은 미국과 차베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베네수엘라의 역사와 혁명 과정, 차베스의 미션들에 집중하고 있다. 나름 매력적인 제목이긴 하지만 책의 내용을 아우를 수 있는 제목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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