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YES24)
베른하르트 슐링크 저/김재혁 역 | 이레 | 원제 Der Vorleser (1995) | 2004년 11월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 - 이것이 우리의 만남의 의식이 되었다.
이 책의 서두는 열 다섯 소년과 서른 여섯 한나의 관계로 시작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결코 사랑만이 아니었음을 알겠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오랜 시간 사랑을 나누어도 서로에 대해 다 알 수는 없음을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나'와 한나의 관계를 통해 아픈 역사를 이야기하고, 역사 속의 한 개인이 얼마나 힘이 없는지를 이야기하고,
모든 것을 이해한 듯 하지만 결국엔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지 못함을 이야기한다.
역사 속 사건 속에서 가해자였던 그녀가 곧 피해자였음을 이야기한다.
우리네 역사를 들여다보게 만들기도 하는 이야기다.
'나는 지금도 가끔 나치 과거와의 대결은 이들 학생운동의 근본적인 동기가 아니었으며 학생운동의 기본적인 추진력을 형성한 세대 간의 갈등의 한 표현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세대에게 중압감만을 줄 뿐인 부모들의 기대는 이 부모들이 제3제국 치하에서 또는 늦어도 제3제국이 망하고 난 뒤에 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 정당성을 잃고 말았다. 나치 범죄를 저질렀거나, 수수방관했거나, 그로부터 눈을 돌렸거나, 1945년 이후 그 범죄자들이 자신들과 함께 사는 것을 묵인해주었거나, 심지어 그것을 수용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나치 과거는 자신들의 부모들에 대한 아무런 비난거리도 없거나 비난하기를 원치 않는 젊은이들에게도 하나의 테마였다. 이들에게 있어서 나치 과거와의 대결은 세대 간의 갈등이라는 모습을 띠지 ㅇ낳았으며 그 자체로서 하나의 문제였다.' - 본문 185쪽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끌림 - 이병률 (0) | 2009.07.26 |
---|---|
오 자히르 - 파울로 코엘료 (0) | 2009.07.12 |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 (0) | 2009.06.21 |
완전한 죽음 - 기욤 뮈소 (0) | 2009.06.21 |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 박원순 (0) | 2009.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