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전라도 나들이

[해남]바닷길이 열려야 만나는 맴섬

마술빗자루 2009. 7. 13. 13:43

조수 간만의 차로 물이 빠져나가면 바닷길이 열리고, 그러면 가 닿을 수 있는 섬이 있다. 중리마을의 맴섬

그냥 서울로 올라가기가 아쉬워 한군데 더 들리자 했더니 대흥사 보다는 여기에 가보고 싶다 하셔서 맴섬에 가보기로 했다.

 

 

 

 

물이 빠지고 있는 중이다. 살짜기 바닷길이 보인다.

몇 대의 차들이 와서는 들여다보고 가버린다. 조금만 기다리지.. 그러면 만날 수 있는데..

쉬이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 섬이 더 매력적이다.

 

 

 

멀리 보이는 섬

 

 

 

점점 바닷길이 열리고 있다. 이 정도면 걸어가도 좋을 것 같다.

 

 

 

 

 

동네 할머니 한분이 나오시더니 바닷길 입구에 앉아 바지락을 캐신다.

바지락을 캔다기 보다는 호미로 땅을 살살 긁으면 바지락이 나온다. 이쪽은 이 마을 사람들의 양식장이기 때문에 외지인이 채취하면 안된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 할머니 바지락 많이 나와요?

- 많이 나오제

- 그런데 다른 분들은 왜 안나오셨어요?

- 몰러

- 할머니 우리도 바지락 캐도 돼요?

- 안되제

- 왜 안돼요?

- 넘의 마을 사람이니까 안되제. 울 마을 사람들도 한 바구니씩뿐이 못 캔당께.

 

울 엄니와 할머니의 대화다. 이미 안내문을 보아서 잘 알고 계시면서도 부러 물어보신다. 캐도 되냐구.

그랬더니 넘의 마을 사람이니까 안된다 하신다. ㅋㅋ

이 얼마나 간단명료한 대답이신지..

할머니는 금새 한 바구니를 채우시고 한쪽에서 휴식을 취하신다.  

 

 

 

우리는 맴섬으로 건너가 본다.

발바닥이 아플텐데도 뽀뽀와 삐삐도 열심히 걸어간다. 니네가 언제 이런 바닷길을 걸어보겠니.. 열심히 느끼려무나.. ㅎㅎ

 

 

 

뒤돌아 보니 이제 길이 다 만들어졌다.

 

 

 

뒷 모습이 재밌다.

 

 

 

맴섬에 다다르면 딱히 할 일은 없다.

한쪽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시원한 바닷 바람이 불어와 좋다. 돗자리 하나 준비해왔다면 그늘에 깔고 누워 한잠 자도 좋을 것만 같다.

 

 

 

한참을 앉아 있다 나왔다. 처음에는 우리 말고 아무도 없었는데 그새 찾아온 사람들이 보인다.

저 젊은 커플은 남자가 여자를 업고 가는 중이다. 디따 힘들텐데.. ㅋㅋ

 

맴섬

바다가 열려야 만나는 섬

딱히 바닷길을 건너가도 특별하달 것은 없는 섬

그런데도 찾게 만든 섬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만나보길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