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한 점심을 먹은 다음 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로 찾은 곳은 대나무테마공원이다. 죽녹원과 테마공원 중 어디를 갈까 하다 점심을 먹었던 식당과 가까웠던 테마공원을 먼저 찾았다. 이미 죽녹원을 다녀온 일행의 말에 의하면 죽녹원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두 곳을 다 들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여 죽녹원은 들르지 않기로 했다.
하늘과 구름이 너무 예쁘다. 구름은 비상하는 새의 모습 같다..
담양 대나무테마공원 | 입장료 1인 2000원, 주차비 무료
주차를 한후 매표소를 지나 들어서면 장독대 안에 작은 분수를 만들어 놓았다. 한창 더울 시간이라 물을 보니 반갑다. 한켠에는 마실 수 있는 약수대도 준비되어 있다. 더운 시간에 찾는다면 이곳에서 물을 담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우리 일행들^^
장독대 분수를 지나면 바로 대나무숲으로 이어진다. 곳곳에 코스별 안내판을 잘 설치해두어 다니기에 편했다.
햇볕이 쨍쨍하더니만 대나무 그늘로 들어오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약간 경사지긴 했지만 그리 힘들지 않고 둘러볼 수 있다.
곳곳에 대나무와 관련된 시가 적혀 있다. 그런데 황지우 님의 '눈 맞는 대밭에서'를 읽으니 대나무가 소재로 쓰이기는 했지만 전혀 이 곳과는 맞지 않는다. 이리 시를 적어 놓은 것까지는 훌륭한 발상이라 할 수 있으나 좀더 세심했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사진 한 가운데를 보면 죽순이 있다. 죽순이 있는 곳에는 줄을 쳐두고 죽순을 채취해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다고 죽순을 채취해가는 분들이 계신가보다^^;;
대나무숲을 휘이 돌다 불현듯이 만난 장승들.
아마도 남은 공간을 그냥 두기 아까워 세워놓은 것 같은데 너무 뜬금없다. 이 테마공원이 나름 잘 꾸며지긴 했는데 이렇게 뜬금없는 것들이 종종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이 공원과 맞지 않는 것들은 과감하게 철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나무갤러리에 들어가보니 한켠에는 우리나라 산 사진이 전시중이었고, 한켠에는 518광주항쟁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마음의 준비없이 만난 광주사진이 잠시 마음을 무겁게 한다. 518 광주 항쟁 사진을 보면서 이리 마음 아프지 않을 날이 있을까 싶다.
이름은 대나무테마공원인데 들어가보면 대나무숲과 소나무숲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나무숲쪽으로 가보니 넓직한 정자가 쉬어가기 좋게 되어 있다. 정자에 누워보니 바람도 솔솔 불어오고 이리 좋을 수 없다. 어디 가지 말고 여기에 누워 담소나 나누는 것도 좋을 것만 같았으나 우리의 여행은 이제 시작이니 서두르자 하여 좀 아쉬웠다.
대나무테마공원의 어정쩡 시리즈 2탄 전설의 고향 세트
이곳에서 대나무귀신과 관련한 전설의 고향을 찍었단다. 그건 그렇고, 이건 좀 아니다싶다. 관리가 되고 있어 보이지는 않는 초가를 숲속에서 느닷없이 만나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대나무테마공원은 아직 손이 더 가야 하는 곳도 있어 보이고, 전체적으로 부조화스런 곳도 눈에 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가꾼다면 훌륭한 대나무공원이 될 듯 하다.
죽녹원에 가보지 않았으니 죽녹원과 얼마나 흡사한지 모르겠으나 그래도 담양의 대나무숲을 즐기기에는 충분할 듯 싶다. 담양여행에서 대나무숲을 즐기는 동선을 짤 때 죽녹원과 함께 고려해볼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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