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의 첫 여행지로 울진을 정했다.
7번 국도를 타고 바다와 함께 여행하는 코스를 정했는데 귀경길을 국도로 잡다보니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것이 좀 더 나을 것 같아 경북 울진에서부터 강원 고성까지로 정했다.
오른편에 바다를 두고 달리는 길이나 국도를 통한 귀갓길을 생각해보면 참 잘한 일 같다. ㅋㅋ
경북 울진을 첫 여행지로 정하고 여기 저기 검색을 해봤는데 울진은 딱히 잡히는 곳이 없다.
덕구온천과 덕구계곡, 불영계곡과 불영사 정도. 그리고 항구에서의 대게먹기랄까..
첫 숙소를 삼척에 정해두었기 때문에 많은 곳을 돌아보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불영사만 가보기로 했다.
서두른다고 하여 9시에 출발했는데 여주쯤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차량 화재가 있어 많이 정체가 되었다.
울진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시간도 훌쩍 지나 있다.
연못에 비친 법영루의 모습이 멋지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일주문부터 불영계곡을 거쳐 오는 길까지 찍은 메모리카드에 에러가 생겼다.
메모리카드를 교체하고 찍으니 법영루 사진이 불영사의 첫 사진이 되었다^^
한켠에 가득 쌓인 장작이 인상적이다. 깊은 산속이다 보니 땔감을 미리 미리 준비하는 것 같다.
불영사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보면 그리 작지 않은 규모인 것 같은데 대웅전을 둘러싼 전각들은 서로 이웃해 서있다.
누구의 아이디어일까?^^
대웅전과 삼층석탑
절의 규모에 비해 대웅전이 크지 않다.
불영사는 진덕여왕 5년(651)에 의상대사가 세웠는데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불영사라 했다고 한다. 조선 태조 5년(1396) 화재로 소실된 것을 이듬해 소운대사가 중건하였고 그 후 1500, 1608, 1724, 1899년에 중수가 있었다.
삼층석탑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불영사가 세워진 산의 모습이 인도의 천축산을 닮았다 하여 천축산 불영사라 하였다는데 이 산에는 불의 기운이 세서 화재를 막고자 대웅전 밑에 거북이를 두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영사 대웅전은 몇 차례의 화재로 인한 소실이 있었다고 한다.
대웅전 옆으로 삼신각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불영사 영산회상도
푸른 하늘과는 달리 경내에는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했다.
재밌는 자물쇠다. ^^
비구니 스님이 경내를 돌아다니는 사람들과는 무관하게 홀로 바쁘시다.
불영사는 비구니 도량이다. 이곳은 외부인 출입금지 구역이다.
법영루
무궁화와 접시꽃의 합작품인 듯한 꽃.. 이름을 모르겠다^^;
나무에 달려 있는 석류는 처음 본다.
석류꽃
처음 보는 꽃인데 정말 예쁘다.
말쑥한 대에 잎사귀 하나 없이 연보라꽃을 고고하게 피우고 있다. 나리의 일종인 것 같은데 역시나 이름은 모른다.
난 왜이리 꽃이름을 모르는 것인지.. ㅜㅜ
법영루
나무의 줄기가 인상적이다.
이미 연꽃은 진 것 같은데 백련 한송이가 연잎 사이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연못의 한쪽은 노랑어리연이 가득하다. 자잘한 노란꽃들이 꼭 아이들의 재잘거림같이 느껴진다.
감이 탐스럽게 열려 있다. 아직은 시퍼런 감이지만 가을이 되면 또 다른 멋진 볼거리가 될 것 같다.
여기 저기 이쁜 꽃들이 가득이다.
절의 한 옆으로 채소밭이 넓직하다.
고추가 건강하게 잘 열렸다.
메모리카드의 에러로 들어오던 길의 사진이 없어 절을 나가는 길에 다시 찍어 보았다.
절의 입구에는 숲길인지라 천천히 산책하기 좋다.
절을 내려오다 만난 두꺼비
쉽게 만나기 어렵다던데 운좋게(?) 두꺼비를 보게 되었다.
불영계곡
얼마전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물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정말 물이 맑다.
불영사쪽에서는 내려가는 길들이 위험해보이는데 그래서인지 모두 출입금지로 되어 있다.
불영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싶다면 절을 나와 아랫쪽으로 좀더 내려가면 계곡 입구가 나타난다. 그쪽은 좀더 하류쪽인 것 같은데 보다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불영교는 놓아진지 얼마 안됐는지 너무 새것 냄새가 난다.
처음에 등장했어야 할 일주문^^;
불영사에 다녀오니 주차장의 차들도 거의 빠지고 잔뜩 찌푸린 구름이 내려 앉아 있다.
아담한 매표소가 이뻐 보인다.
그나저나 저 할머니는 우리가 불영사에 올라갈 때부터 저기 계셨는데 아직도 혼자 앉아 계신다.
많이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도 거의 없는데 계속 앉아 계시는 모습이 짠하다.
불영계곡을 따라 가다 만난 불영사는 조용한 산사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쪽에서 울려 퍼지는 굴삭기의 소음과 새로 지어진 번쩍이는 새 건물이 조용한 산사를 깨뜨리고 있었다.
요즘은 어느 사찰을 가더라도 새로 중건, 창건하는 모습으로 시끄러운데 불영사 또한 그것을 비켜서있지 못한 모습이다.
언제쯤이면 산사에서 자연스런 세월의 손길을 느끼게 될 수 있을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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