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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콰이어와 화신식당의 백반

마술빗자루 2009. 9. 1. 20:23

강원도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바로 2박 3일 남도여행을 떠났다.

좀 무리다 싶은 일정이긴 했지만 내가 운전을 하지 않고, 여행 계획도 일행들이 다 세웠다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여튼 8월 8일부터 10일까지 꼬박 2박 3일을 다 채운 일정이었다.

담양 - 순천 - 강진 - 해남 - 진도(조도)를 2박 3일 동안 돌아다닌건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내가 계획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일정이다. ㅋ

극기훈련스럽기도 하고, 패키지여행스럽기도 했지만 여행은 좋은 것이다. 더구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더 좋은 것이다. ^^

 

 

 

그야말로 뭉게구름이다. 파란하늘과 하얀 뭉게구름, 보는 것만으로도 신난다.

강원도를 다녀오는 동안은 내내 날씨가 안좋았는데 시작이 좋다.

운전을 안하니 이리 차창밖 풍경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정말 좋다. ㅋㅋ

 

 

 

 

첫 목적지는 담양이다.

서울서 일찍 출발했는데도 담양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다. 다들 일찍 나오느라 김밥, 고구마, 삶은 계란 등으로 아침을 때웠으니(실은 이것도 많이 먹은 것인디 ㅋㅋ) 우린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마난 메타세콰이어길이 참 좋다. 담양을 돌아다니다 보니 '메타세콰이어길'이라고 지정해놓은 곳 말고도 곳곳의 가로수가 메타세콰이어다. 지정된 곳보다 이 길들이 더 정답다.

 

 

 

화신식당(061-383-7586)

맛있는 백반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얼마 안되는 인터넷 정보만 보고 왔는데 완전 대박이다.

1인 6000원으로 제대로된 밥상을 선물받았다. 담양에 오면 떡갈비나 대나무밥을 먹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정찬이었다.

 

 

 

따로 메뉴도 없는 듯 하다.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지라 한가한 식당에 우리들이 들어서니 사장님이 살짝 당황하시는 것 같았다.

백반으로 달라 했더니 순식간에 한상 푸짐하게 차려주신다. ^^

 

 

 

상추가 싱싱해서 좋았다.

 

 

 

서울의 여느 식당에서 내놓는 공장표 된장이 아니다.

 

 

 

열무김치가 적당하게 익었다.

나도 배고팠지만, 배고픈 일행들이 함께 하는지라 마음이 급했나보다. 사진의 초점이 안맞았다.

 

 

 

내가 좋아하는 백김치도 맛있었다. 이 백김치를 먹다 보니 전전날 먹은 단천식당의 배추맛만 나던 백김치가 생각났다.

 

 

 

사진은 이상하게 나왔지만 실은 맛있었던 전라도식 겉절이김치

 

 

 

배추무침도 좋았다. 쓰다보니 다 맛있었다고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로 다 맛있었다. ㅋㅋㅋ

 

 

 

두부조림을 좋아하는데 다른 반찬들이 맛있어서 두부조림을 많이 못 먹은 것 같다. 아쉽네.. ^^;;

 

 

 

나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듯한 조기사진이다. 우리 일행은 4명이었는데 큼직한 조기를 다섯마리나 주셨다. 인심도 좋으시다.. ^^

 

 

 

시골돼지볶음.. 꼭 시골돼지라는 걸 강조해야 한다. 이런 돼지고기는 서울서는 먹기 힘들다.. 간도 적당하고 양념도 맛있다. 무엇보다 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ㅋ

 

 

 

동태조림. 적당히 짠맛이 돌아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했다.

 

 

 

맛있었던 멸치볶음

 

 

 

젓갈이었는데 무슨 젓갈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밥에다 살짝 얹어 쌈싸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공기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다.

 

 

 

양파장아찌. 신맛과 단맛이 적당하고 양파도 무르지 않아 씹는 맛이 좋았다. 파스타나 스테이크 먹을 때 중간 중간 샐러드로 입안을 정리해주듯 푸짐한 한상차림의 밥상에서 입안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반찬이었다.

 

 

 

의외로 인기좋았던 메추리알이 들어간 장조림

 

 

 

풋내가 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익어 시지도 않은, 적당히 익은 파김치가 맛있었다.

 

 

 

홍어회무침. 삭힌 맛은 덜하지만 홍어회가 분명한 듯 했다. 홍어회무침을 보니 진짜 남도밥상을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김칫국을 함께 내어주는데 이집 음식솜씨를 짐작케하는 맛이다.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다. 무엇을 먹더라도 맛있을 정도로 일행들이 배가 고프기는 했지만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맛있는 밥상에 모두들 정신없이 밥을 먹었다.

밥을 한공기 더 달라고 하자 아예 대접째 퍼주시고, 추가로 주신 밥은 돈도 받지 않으신다. 밥 한공기를 돈으로 따지자면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맛있는 식사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인심 좋고 친절한 분들을 뵈니 더욱 기분이 좋다.

 

여행을 다니다 이런 집을 만나게 되는 것은 정말 행운인 것 같다. 이런 식당을 소개하다보면 너무 유명해져 오히려 음식맛도, 사람도 변한다고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과 이런 기분 좋음을 함께 나누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화신식당 주인분들이 부자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