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 늦게 자기는 했지만 오늘도 강행군의 일정이 있기에 일찍 일어나야만 했다.
선생님의 아파트는 광양제철소 직원아파트 근처라고 한다. 아침에 베란다에서 내다보니 멀리 광양제철소가 보인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차들이 제법 다닌다.
아침부터 쨍하는 하늘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만만치 않을 더위가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ㅋ
오늘 첫 일정은 선암사다. 선암사에 먼저 다녀온 후 아침식사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동 동선을 고려하여 먼저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침식사는 선생님께서 안내해주신 승주IC 근처의 쌍암기사식당(061-754-5027)이다. 근처에 진일기사식당도 괜찮다고 하시는데 오늘은 쌍암기사식당으로 가신다고 한다. 우리는 이끌어주시는대로..^^
식당 안쪽으로 들어가니 야외 좌석이 있다. 평상처럼 되어 있고 한쪽으로는 얕은 개울이 보이는데 이 물이 선암사 계곡에서 내려오는 거란다. 수량이 많지 않지만 물은 참 께끗했다.
백반정식(1인 6000원)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먼저 시원한 보리차를 내어주신다. 보리차 오랫만이다^^
밥과 된장국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한상이 차려진다.
이 동네에서는 김치찌개라고 하던데 통상적인 찌개보다는 국물이 상당히 적다. 오히려 김치찜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름이야 그렇다치고 이거 정말 맛있다. 시골돼지를 큼직하게 썰어넣고 묵은지를 함께 넣어 만든 것인데 김치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다. 아침식사에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게 먹었다. 인심도 좋으셔서 부족한 것 있으면 얘기하라 하시더니 우리가 김치찌개를 좀더 요청드리자 처음보다 더 많이 담아다주신다.
고등어구이 위에 양념장은 얹은 것인데 고동어도 싱싱하고 양념장도 짜지 않고 좋았다. 고등어구이를 이렇게는 처음 먹어봤는데 색다른 맛이었다.
식당의 솜씨는 대부분 김치에서 알 수 있다. 파김치 하나만으로도 맛집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머우대볶음. 들깨를 넣어 만든 것이다.
도라지무침도 새콤하니 좋았다.
양념게장은 게장 전문점 못지 않은 맛이다.
내가 좋아하는 미역무침^^
메추리알꽈리고추조림. 평범하지만 언제나 손이 가는 반찬이다.
젓갈에 고추를 넣어 무쳐놓은 것인데 맛있었다. 맛있게 먹었는데 무슨 젓갈인지 기억이 안난다^^;;
고추된장박이.. 어른들 모시고 와도 좋을 것 같다.
평범해보이는 계란찜이지만 얘도 맛있었다. ㅋㅋ
깻잎절임. 깻잎은 참 좋은 채소인 것 같다. 쌈채소로 어디에나 잘 어울리고, 간장이나 양념장에 절임을 해먹어도 맛있다. 다양한 요리법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내는데 깻잎만큼 좋은 채소가 있을가싶을 정도다.
고춧가루 팍팍 넣어 빨갛게 무친 콩나물무침은 오랫만이다. 예전에는 자주 먹었던 것 같은데 고춧가루가 비싸서 그런걸까? 요샌 식당에 가면 하얗게 무친 콩마물무침이 대부분이다.
새송이버섯볶음
사진으로 김치맛이 전달될까?^^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다.. ㅎㅎ
남도 가면 대부분의 식당에서 내어주는 갓김치.. 맛있다^^
쌍암기사식당의 에피소드 하나..
우리 일행은 선생님까지 포함하여 5명이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그렇듯이 우리도 자연스럽게 한상에 둘러 앉았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오셔서는 왜그리 좁게 앉았냐며 두상에 나누어 앉으란다. 우린 괜찮다고 한상만 차려주셔도 된다 했는데도 편히 앉아 먹으라며 두상으로 상을 차려주셨다. 이런 경우 참 드물다.
예전에 어른 넷, 아이 둘인데도 한상에 몰려 앉으라 강요당했던 경험이 불쑥 생각났다. 다른 손님과 다를바 없이 똑같이 값을 지불하는데도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손님들은 화가 난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너무 되풀이되어 이제는 불공평이 관행인냥 여겨져 손님들이 알아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편히 앉아 식사하라는 아주머니의 얘기를 들으니, 어쩌면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왜 이리 감동이 되는걸까? 우리 그동안 너무 푸대접 받고 살아왔나보다.ㅜㅜ
여튼.. 쌍암기사식당은 넘 훌륭한 식당이다. 전날 담양의 화신식당의 감동이 오늘도 그대로 이어진다. 이래서 내가 남도를 좋아하는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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