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첫 숙박지로 정한 순천으로 이동했다.
순천에서는 곧장 순천만으로 가서 일몰을 보기로 했는데 시간은 충분하나 날이 흐려 일몰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 도착하니 주차장도 넓직하고 시설도 깔끔하니 좋다. 저녁이 다된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벅적되지 않아 더 좋았던 것 같다.
생태공원 안으로 들어서니 멋들어진 자연생태관이 보인다. 산책로나 조경시설들이 너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처음에는 너무 인공적인 것이 아닌가 했는데 순천만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보니 이런 모든 시설들이 자연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겠다. 순천만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위해 밤시간에는 탐방객의 방문을 제한하고, 가로등도 모두 끈다. 벼들도 잠을 자야 큰다고 하던 인상적인 대사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갈대밭으로 가는 길 입구에 있던 조롱박아치. 조롱박이 주렁 주렁 열렸다. 이 아치를 보니 옛날 초등학교에 있던 등나무 아치가 생각난다.^^
우리 이쁜 일행들^^
갈대를 휘돌아 물이 흐른다. 물은 이리 자연스레 흘러야만 숨을 쉴 수 있는 것을..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물길을 만든다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강바닥에 시멘트를 들이붓겠다면서도 절대 자연은 헤치지 않는다는 생각은 뇌구조가 어떻게 생겨야만 가능한 것일까? 그들이 이 순천만을 와봐야 할 것 같다. 습지를 삶터 삼아 살아가는 생물들을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 스스로 물길을 만들어 들어옴과 나감을 조절하는 이 모습을 보아야만 할 것 같다.
순천만은 총 1.2km의 갈대데크가 있다. 갈대와 습지 생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바로 얘네들^^
갈대식사중이다. 가만히 들어보면 사각사각 갈대 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온천지에 빨간게들이 기어다니고 나오는 길에 보니 이제 사람들이 돌아간걸 아는 것인지 데크 위에도 게들 세상이다. 인간들은 얼렁 자리를 비켜주어야 할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일몰은 보지 못했지만 붉은기 도는 하늘과 초록빛 갈대, 아스라히 보이는 사람들이 잘 어우러져 보인다. 이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 같다.
물이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점점 어두워져 사진도 어둡다. 나무들 뒤편으로 용산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상당히 가파르기도 하고 이미 해도 져서 용산전망대는 포기했다.
용산전망대 입구까지 왔다 돌아가니 벌써 까맣게 어둠이 내려앉았다. 갈대데크 위로는 불빛이 전혀 없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데크 위로 게들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동안 순천만의 여러 사진들을 보면서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황금빛 넘실대는 갈대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기대를 만족시키는 곳이었다.
나중에 시간을 내어 가을에도 와보고 싶은 곳이다. 사람이 너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하다.. ^^
갈대데크를 빠져나오니 벌써 8시가 넘었다. 순천에서 만나기로 한 선생님께서 생태공원 입구에 와 계서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선생님께서 저녁식사를 예약해두셨다 하여 곧장 식당으로 갔다.
선생님께서 직접 운전하여 도착한 곳은 멋드러진 한정식집이다. 외관도 한옥으로 멋지다.. 대원식당(061-744-3582)은 순천에서 한정식으로 가장 유명한 식당이란다. 9시에 입장 마감이라 하여 정말 열심히 달렸다. ㅋㅋ
1인 20000원하는 한상차림이다. 남도의 한정식은 코스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리 한상차림으로 나온다. 선생님이 함께 계시기도 했지만 저녁 9시가 다된 시각인지라 너무나 배고픈 일행들 앞에서 하나 하나 사진 찍는 만행을 저지를 순 없었다. 이해하시길.. ㅋㅋ
대원식당은 맛도 좋았지만 정말 친절하셨다. 상을 들인 후 음식 하나하나를 모두 설명해주시고 맛보라며 앞접시에 놓아주신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하라고 하신다.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맛이겠지만, 친절함은 그 어떤 양념보다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모든 식당에서 알았으면 좋겠다.
저녁식사를 한 후 술한잔하자 얘기했는데 배고픈 상태에서 허겁지겁 먹은 탓에 모두들 술을 거부한다. 선생님께서 살짝 서운해하시기도 하고 하여 간단하게 맥주 몇 병 사들고 들어가 약간의 담소 시간을 가졌다.
첫날 숙소는 광양에 있는 선생님의 아파트다. 덕분에 편한 잠자리도 제공받고 숙박비도 줄이게 됐다.^^
광양에 왔으니 광양 친구를 만나야 하는데 일행들과 함께라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지나간다. 친구야 미안 ^^;;
'국내나들이 > 전라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진]몸도 맘도 힘들었던 다산초당 (0) | 2009.09.09 |
---|---|
[순천]옛추억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좋았던 선암사 (0) | 2009.09.07 |
[담양]장날 장터같았던 소쇄원 (0) | 2009.09.03 |
[담양]대나무숲과 소나무숲이 다정한 곳, 대나무테마공원 (0) | 2009.09.03 |
[장흥]남도한정식의 진수 신녹원관 (0) | 2009.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