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입장료 1인 2000원, 주차비 1500원
선암사는 조계산을 오르는 등반객들과 주차장을 함께 쓰고 있기 때문에 주차비를 따로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주차비 정산소에서 요금을 내면 바로 커다란 주차장이 보인다. 그곳을 지나면 음식점들이 쭈욱 이어지는데 차로 좀더 올라올 수 있으므로 노약자를 동반한 경우라면 기억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선암사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다. 93년이었나 94년이었나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순천사는 친구를 찾아왔던 길에 처음 선암사에 왔었다. 송광사를 먼저 들렸다 왔기 때문인지 옛스러움이 가득했던 선암사가 참 좋았다.
두번째 방문은 2003년이었던 것 같다. 남도답사차 내려왔던 길이었는데 전날 일행들과 심하게 과한 술자리를 가진 후라 힘들었던 기억밖에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것도 생각안나는 것 같더니만 다시 선암사를 만나니 두번째 기억도 새록새록 떠올랐다.. ㅋㅋ
울창한 나무가 우거져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햇볕이 쨍쨍한데 그늘 밑에 서면 살랑 살랑 시원한 바람이 분다.
부지런한 등산객들은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초파일이 지난지 한참인데 산사의 초입부터 연등이 걸려 있다. 무슨 일일까 싶었는데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산사로 오르는 길 옆에는 맑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내려오는 길에 발담그자 했었는데 다른 일정에 쫒겨 그 즐거움을 놓치고 말았다.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나무들 사이로 승선교가 보인다.
승선교를 지나 돌아서니 승선교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승선교의 뒤태도 아름답다.
강선루의 누대가 휘어져 있다. 흐르는 세월의 무게를 보여주고 있는 것만 같다.
풍부한 수량은 아니지만 충분히 힘참을 느낄 수 있다.
목화석일까? 작은 틈새에 용케 올려져 있는 돌들은 어떤 소망을 담고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조계산 선암사
범종각
범종루
절로 들어서니 연등이 온통 하늘을 가리고 있다. 대웅전 불사를 위한 연등이었다. 전국의 산사에서 울려퍼지던 망치소리를 고즈넉한 옛절 선암사도 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름불교학교의 모습이다. 산사에서 보내는 여름불교학교에서 아이들은 무얼 느꼈을까?
쇠파이프로 둘러쳐진 대웅전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이게 뭔가..
경내가 소란스럽더라도 스님들의 정진은 조용히 계속되고 있다.
전각 기와 위 파란 하늘의 흰구름이 새삼 무심하게 느껴진다.
종무소에 계신 스님들은 무척이나 분주해 보이셨다.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는 혼자 서있을 힘이 없나보다. 여러개의 철기둥이 받치고 있는데도 상당히 힘들어 보인다.
힘들어 보이는 소나무 맞은편에 너무나 씩씩하게 서있던 나무
선암사의 뒤깐은 유명하다. 선암사에 가셨다면 꼭 한번 들려보시길.. ㅋㅋ
참, 깐뒤도 아니고 쎈뒤도 아니고 뒤깐이라고 읽는다.. ㅋ
종무소 앞 쪽에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련이 피어 있었다. 어수선한 주변에는 아랑곳 않고 혼자 도도히 피어 있는 수련을 보고 있자니 꼭 선암사 풍경 같다. 절의 모습은 정말 어수선하지만 수행하시는 스님들의 모습은 저 수련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시 대웅전으로 돌아와보니 불공을 드리는 분들이 꽤 계시다.
대웅전 천장에서는 옛사람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열심히 절을 올리던 방문객들이 떠난 자리에서 스님의 독경 소리만 울린다. 이곳과 저밖은 다른 세상 같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선암사의 마당 풍경. 대웅전에서 나오니 다시 현실세계가 보인다. 이 연등들을 보니 또 마음이 어지럽다.
연등이 없는 곳을 찾아 움직여 보았다. 키낮은 돌담 옆으로 짙푸른 잎사귀를 가진 나무들이 든든하게 서있다.
어느 선방 앞에 놓여 있던 화경스님의 고무신.. 화경스님은 어떤 분이실까?^^
여러 전각에서 스님들이 기도를 드리시는 중이라 조용 조용 다녀야 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스님들마다 독경소리가 다르다. 어느 스님께는 힘이 느껴지고, 어느 스님께는 편안함이 느껴지고, 어느 스님께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스님들과 대화 한마디 나눠보지 못했지만 이리 독경소리만으로 마음이 편해진다.
좀 더 안쪽의 전각으로 올라가본다.
다른 전각과는 다소 달랐던 대복전 천장
응진전
진영당
응진전쪽으로 들어서니 연등이 없다. 이제야 내 기억속의 선암사로 온 것 같다. ^^
응진전과 진영당 사이의 마루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리 일행들이다.
그 마루에서 보이는 풍경.. 평화롭다.. 대웅전 앞의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이다.
앗, 불영사에서 보았던 꽃이다. 아직 이름을 모르는 꽃.. 며칠만이지만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반갑다^^
벌이 찾아왔다^^
응진전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 다시 돌아나오니 안내문이 있다. 선암사의 옛 대웅전을 복원한단다. 옛 문화재를 복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문화재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이 좀 답답하다. 옛사람의 눈으로 복원해줄 수 있기를, 다음에 선암사를 다시 찾았을 때는 지금 느끼는 이 혼란스러움이 없기를 바래본다.
종무소 앞에 있었던 빨간 우체통.. 마지막 손편지는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약수터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지만 나중에는 다시 좋은 기억을 갖게 해준 선암사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내려오다 입구에 있던 찻집에 들렸다. 함께 했던 일행이 예전 여기서 마신 오미자차가 정말 맛있었다 하여 우리도 오미자차를 시켰다. 그러나 이 오미자차도 세월이 흘러 변한걸까? 물을 너무 많이 섞은 것인지 오미자맛이 덜하다. 나중에는 서로 먹으라 양보한다.. ^^;;
한과를 함께 주는데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니 먹어보지 않아 맛을 모르겠다..
집에서 가져온 아이스백이 톡톡하게 제몫을 하고 있다. 오미자차는 서로 양보하더니 서로 얼음물을 찾느라 정신없다.
어제 선생님댁에서 얼려온 물과 커피, 차게 만들어둔 방울토마토가 이날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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