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벼르기만 하던 전주나들이에 나섰다. 전주에 함 가겠다 하면서도 서로의 시간이 맞지 않아 몇 번을 미루다 미루다 드디어 가게 된 전주나들이다. 황여사가 아기 엄마가 되고 나니 아무래도 예전처럼 시간내기가 힘든가보다.
요즘 내가 시간이 많이 자유로우니 황여사 시간에 맞춰 움직인다고 했는데도 좀처럼 시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금요일 저녁 황여사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전주에 도착했다. 저녁을 먼저 먹고 황여사가 잠시 업무를 봐야 한다 하여 잠시 음악회도 참석한다. 음악회가 열리던 곳은 소리문화의전당이라고 하는데 세계소리축제가 열렸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비가 많이 내려 사진은 찍기 어려웠다.
서울에서도 안하는 음악회 관람을 하고 나와 일단 숙소를 정했다. 아기와 떨어져 지내는 두번째 밤이란다. 아가 엄마의 힘든 생활이 엿보인다.
숙소는 시내의 호텔한성으로 정했다. 굿스테이 등록 업체인데 깔끔하니 좋았다. 간단하지만 다음날 아메리칸 스타일의 조식도 제공한다.
숙소를 정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음주를 위한 공간을 찾아나서는데 황여사가 고심끝에 선택한 집이 전일슈퍼다.
가맥이라고 아시는지? 전주에서 가맥 모르면 간첩이란다. 서울 사는 나는 모르는게 당연하다. ㅋㅋ
가맥은 가게맥주의 줄임말이란다. 전주에서는 가게(슈퍼)에서 테이블을 놓고 간단한 안주와 함께 맥주를 판다고 한다. 그중 가장 장사가 잘되는 곳이 전일슈퍼란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10시가 넘은 시간인데 가게 안은 손님들로 꽉 찼다. 우리가 갔을 때는 빈자리가 없었는데 마침 한테이블의 손님들이 일어서는 바람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모든 테이블의 주종은 only 맥주다. ㅋㅋ
사진에서 보이는 저만큼이 슈퍼의 공간^^
이 아자씨들 옆에 맥주가 들어 있는 큰 냉장고가 있는데 손님들이 알아서 꺼내 마신다. 나중에 빈병만 계산하신단다.
우리도 일단 세병으로 시작한다. 맥주는 전주에 공장이 있다는 하이트만 있다. ㅋ
우리 안주는 갑오징어포. 처음 먹어보는 갑오징어포인데 상당히 두툼하고 양도 많다. 고소한 맛도 나고 좋다.
이 간장소스가 정말 맛있었다. 간장에 청양고추를 썰어넣고 깨를 넣어준 것인데 평범하게 보이지만 정말 맛있다. 아까 보았던 물건파는 곳 쪽에 간장소스가 마련되어 있어 손님들이 알아서 리필해먹는다.
갑오징어포가 상당히 양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안주는 먹어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다. 맥주도 꽤 마시고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 아가씨만 5명이 온 옆테이블에서 컵라면을 너무 맛있게 먹는다. 그걸 쳐다보던 황여사와 맘이 통했다. ㅋㅋ 우리도 사발면 하나 시켰다. 공장가가 1000원인데 뜨거운 물 부어주면서 1200원 받는다. 정말 싸다.
내일 얼굴이야 붓든 말든 한밤중에 맥주와 먹는 라면 정말 맛있다. ㅋ
새벽 2시까지가 영업시간인가보다. 2시 가까이 되니 손님도 거의 나가고 아주머니들께서 정리를 하신다.
전일슈퍼 간판은 나오면서 찍어 보았다.^^
술도 많이 마셨으니 더 헤매지 않고 바로 숙소행이다. 숙소에 돌아가 수다 좀 떨다가 잠들었다. ㅋ
아침에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 후 바로 수현이 픽업하러 간다. 수현이 아빠가 출장이 있다 하여 토욜 아침부터 수현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
전주에는 이미 여러 차례 왔으니 관광삼아 다니지 않아 좋다. 유모차 갖고 한옥마을 가서 산책 좀 하다가 옥정호에 드라이브를 가기로 했다.
경치 좋은 찻집이 있다고 하여 열심히 찾았으나 결국 실패하고, 그보다 더 좋은 경치를 가진 마암초등학교를 발견하여 한참동안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수현이 손꾸락 위치 좀 보세용.. ㅋㅋ
황여사와 수현이.. 이쁜 사람들^^
이리 예쁜 길로 오르면 학교가 나온다. 학교 건물, 운동장 모두 예뻤는데 카메라를 들고 올라가지 않아 사진이 없다. 정말 아쉽다.
학교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옥정호.. 이런 곳에 학교가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럽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오래도록 벼르다 가게 되었던 나들이다.
기대했던 만큼 좋았던 나들이다.
그리 순한 아가는 처음이라 놀라웠던 수현이와 아가 엄마가 된 황여사와 함께 해 더 좋았던 나들이다.
다음에는 다른 곳으로 나들이가보자 했는데 다음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들과의 나들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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