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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조도]섬에 갈 때는 밥먹고 가자

마술빗자루 2009. 9. 17. 21:30

팽목항에서 12시 배를 타고 들어가니 벌써 1시 가까이 다 되었다.

점심은 조도에서 먹기로 했는데 우리가 가지고 온 정보는 단 한군데 뿐이다. 이 곳에서는 네비게이션도 소용이 없으니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이동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유일한 정보였던 삼거리식육점은 밥이 다 떨어졌단다. 지금이 휴가철 피크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월요일에는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기 때문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밥을 넉넉하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우리가 찾은 시간이 1시 넘은 시간이니 점심밥이 없다는 소리에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삼거리식육점을 나서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근처에 다른 식당에서는 식사가 가능할지 물어보는데 주인인지, 객인지 알 수 없는 분이 자기도 잘 모르겠다 한다. 하는 수없이 다시 차를 돌려 나오다 주민들이 계신 곳에 가서 여쭈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찾은 식당이 이행식당이다^^

 

 

 

임권택 감독님이 천년학을 찍으면서 이곳에서 식사를 대놓고 하셨단다.

 

 

 

오정해씨의 사인도 보인다. 머나먼 남쪽의 섬에서도 유명인의 사인이 한몫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

 

 

 

아까 살짝 보았던 삼거릭식육점에도 이와 동일한 메뉴판이 있었는데 아마 단체로 맞추셨나보다^^

식사는 백반으로 주문했다.

 

 

 

일하시는 분은 없고 주인아주머니 혼자서 음식을 준비하신다. 많이 힘드신지 처음에는 반찬이 담긴 쟁반을 쟁반채로 우리에게 넘기시더니만 나중에는 아예 서계신 곳에서 저 문으로 반찬을 넘겨주신다.

점심장사가 끝나서 쉬고 계시다가 우리를 맞았다고는 하시는데 그래서인지 별로 장사를 하시고픈 의욕이 보이지 않는다. ㅋ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지 손님은 우리뿐이다.

 

 

 

김무침이 그나마 먹을만 했다.

 

 

 

진미채무침은 그맛 그대로..

 

 

 

콩나물냉국인데 밍밍하다.

 

 

 

이 게장은 너무 짜고 너무 딱딱해서 다들 포기하고 게장을 심히 좋아하는 한명에게 양보했다. 

 

 

 

멸치고추볶음

 

 

 

돼지고기를 슴벙슴벙 썰어넣고 끓인 김치찌개다.

조도의 흑돼지로 끓인 것이라며 내어주셨는데 좀 뜨겁게 주셨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돼지고기의 4분의 3 이상이 비계로 되어 있는데 비계가 하얗게 보이는 것은 국물이 다 식었기 때문이다. 뜨겁게 끓인 김치찌개라도 저리 많은 비계는 먹기 힘들텐데 하얗게 굳어버린 비계인지라 모두들 손도 대지 않는다. 찌개에 들어 있는 무도 제대로 익지 않았다.  

 

 

 

그나마 먹을만 했던 계란찜은 좀더 달라 요청하자 다 떨어졌다며 거절당했다.

 

 

 

오이냉국은 너무 새콤했다.

 

 

 

너무 너무 너무 신 무김치

 

 

 

김치는 좀 짰다.

 

 

 

깻잎절임은 그나마 평범

 

 

 

멸치볶음은 맛있었다^^

 

 

 

밥과 함께 나온 된장국도 미지근하다. 가스불 근처에만 갔다온 것마냥 미지근하더니 상위에서 금새 식어버린다.

 

해남에서 아침에 컵라면 한개씩 먹은 상태에서 1시 넘어 먹는 밥이라 모두들 배가 고픈 상태였다. 다들 밥 먹으며 '시장이 반찬이다'라고 서로를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