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제주도 나들이

산방산에는 산방굴사가 있다.

마술빗자루 2009. 11. 11. 20:26

제주에 갈 때마다 산방산에 갔었다. 산방산이 목적지였던 적도 있었고 그냥 지나다 잠시 들려 주위 경관을 본 적도 있었고, 용머리해안을 가기 위해 산방산 주차장을 이용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정작 산방산의 산사에 갈 생각은 안해봤다. 지나칠 때마다 관음상이나 대웅전 등이 보이긴 했지만 올라갈 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제주에 가기 얼마전 텔레비젼에서 산방굴사가 나왔다고 한다. 그 프로그램을 보신 엄니가 이번에는 산방굴사를 가보았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이번 여행에서는 관음사에 가볼 계획이었는데 산방굴사를 가고 싶다고 하시니 산방굴사도 일정에 넣었다..

 

모슬포항 미영이네 식당에서 점심을 맛나게 먹고난 후 산방굴사로 갔다.

그런데 엄니가 오전에 배낚시에서 살생(물고기 체포)을 한 후라 괜찮을까 살짝 걱정하시더니 웃으신다.

 

 

 

멀리 산방산이 보인다.. 언제 보아도 듬직한 모습이다.

 

 

 

 

산방산을 향해 가다 만난 제주도의 밭.. 돌담으로 둘러쌓인 초록이들이 정말 예쁘다.

 

 

 

산방산을 향해 가는 길인데 밭 사이로 뜬끔없는 배가 나타났다. 왜 저기 있는지는 모르겠다. ㅋㅋ

 

드디어 산방산에 도착했다. 입장료가 있는 줄 몰랐는데 입장료를 받는다. 1인 2500원인데 산방산 입장권을 사면 용머리해안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니 두 곳을 묶어 함께 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지난 봄에 용머리해안에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패쑤~

참, 주차비는 따로 받는다. 1,000원

 

 

 

주차를 하고 올라가보니 양쪽으로 대웅전이 두 곳이다. 엥? 이건 몰랐는데..

일단 오른쪽 보문사로 들어가보았다.

 

 

 

절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관음상이 보인다.

 

 

 

바다를 향해 나 있는 종각이 인상적이다.

 

 

 

대웅전 쪽에서 바라보니 멀리 커다란 부처상이 보인다.

 

 

 

 

엄니는 기도중이시다..

 

 

 

 

 

생각하는 대로 존재한다..

왠일인지 가슴에 와서 박혔다..

 

 

 

멀리 용머리해안과 하멜상선이 보인다.. 산사 아래 주차장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조용한 산사에서 바라보니 왠지 다른 느낌이다.

 

 

 

 

엄니는 또 기도중이시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기도 내용을 알 것 같다..

 

 

 

 

쨍하게 맑은 하늘은 아니지만 이런 하늘도 좋다..

 

 

 

 

10월 마지막 주인데 제주에는 이리 예쁜 꽃이 지천이다.

 

 

 

보문사에서 산방굴사로 올라가는 길이다. 계속 이리 험한 길일까 살짝 걱정됐다.

 

 

 

그런데 윗길을 올라와보니 이리 돌계단과 만난다. 아까 그 길은 옛길인가보다. 이 돌계단의 울타리로 막혀 있는걸 넘어 왔다. 짧지만 좋은 길 놔두고 고생한 셈이다. ㅋ

 

 

 

그리 길지 않은 길이지만 올라갈수록 계단의 경사가 가파르다. 그래도 쉬엄 쉬엄 오르는 길의 경치가 정말 멋지다.

 

 

 

내가 좋아라 하는 제주의 풍경.. 직선도 아니고, 같은 색도 아닌 제주의 밭이 제주만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드디어 올라왔다. 산방굴사..

 

 

 

산방산 위에 굴사가 있고, 그 안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이 산방굴사가 유명한 것은 바로 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약수 때문이라고 한다.

 

 

 

굴 천장 한가운데를 보면 검게 보이는 곳에서 약수가 떨어진다.

 

 

 

똑똑 떨어지는 약수가 모여 있다.

떨어지는 약수를 받아 마시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단다. 소원성취를 위해 떨어지는 약수를 받는 사람이 많다보니 협소한 곳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밀리게 되고,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어 떨어지는 약수를 받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소원이 성취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곳까지 올라오면 목이 말라 물을 마시고 싶어지니 물 마시며 소원도 함께 빌어보면 좋을 일이다. ㅋ

 

 

 

 

 

역광이라 울 엄니가 잘 안보이지만 사진이 이뻐 올려본다. ^^

 

 

 

산방굴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왼쪽에 있는 산방사에 들렸다.

이 해수관음상은 제주에서 가장 큰 관음상이라고 한다.  

 

 

 

산방사에도 바다를 향해 종각이 서 있다.

 

 

 

 

제주의 절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제주의 절에는 돌하르방이 함께 있다.

 

 

 

해수관음상 뒤로 엄청난 수의 관음상이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절의 규모와 비교하니 더 놀랍다.

 

매번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산방산에 이런 산사가 있는 줄 몰랐었다. 아마 다음에 제주를 찾게 되어도 산방산을 지나겠지만 그때는 예전과 달리 주위 풍경 뿐 아니라 산방산 안의 산사도 함께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