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경상도 나들이

[문경]유치하지만 재밌었던 문경 KBS 세트 촬영장

마술빗자루 2010. 2. 8. 20:56

처음 출발하기 전에 받은 일정표는 엄청 느슨했던지라 맘 푹 놓고 갈려 했는데, 가기 전날 워크샵 때 발표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으니 기분 다운이다. 그래도 올해 들어 첨 하는 나들이인데 공부만하다 올 수는 없어 이곳저곳 준비해갔는데 실제로 내가 준비한 곳은 한군데도 못갔다. ㅋ

 

전날 저녁 워크샵은 일찍 끝났지만 늦게까지 수다떨고 잤는데 교수님과의 아침식사가 8시 30분 예정이다. 일단 아침식사 이후 일정은 없다 했는데 아침 먹고 나니 교수님 서울 가시기 전에 문경새재세트장 일정이 생겨버렸다. ㅋ

 

 

 

새재비

 

9시 10분에 수안보에서 출발하니 10시도 안되어 문경 도착이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더니 우리처럼 일찍 움직이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ㅋ

 

 

 

올해는 눈도 많이 왔는데 여전히 수량이 적다. 바람이 불진 않지만 공기 좋은 곳의 쨍하게 추운 날씨다.

 

 

 

멀리 성곽이 보인다. 산세가 좋다..

 

 

 

문경새재 과거 길..

 

경상도에서 한양까지 과거를 보러 가려면 세군데 고갯길이 있었단다. 죽령, 추풍령, 문경새재..

죽령은 죽죽 미끄러진다고 해서 피하고, 추풍령은 추풍낙엽같이 떨어진다고 해서 피했단다.

문경은 경사스런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고갯길이라 하여 문경새재로만 과거를 보러 갔다는 이야기.. 옛길박물관에 가면들을 수 있다.^^

 

 

 

 

성문을 들어서니 한쪽에 왠 비석들이 줄 맞춰 서있다. 무슨 비석인가 들여다보니 관찰사비다. 누가 누가 부임했는지 궁금하면 읽어보시길.. ^^

 

 

 

성문에서 5분 정도를 걸어오니 갈림길이다. 계속 올라가면 등산로가 이어지고, 왼쪽에 세트촬영장 입구가 있다.

매표소도 있다. 1인 입장료 2000원..

 

 

 

오른쪽으로 가면 광화문, 왼쪽으로 가면 저잣거리^^

난 표지판을 찍으려고 한건데 지금 보니 표지판 뒤에 옷갈아 입는 엑스트라가 있다. ㅋ

 

 

 

우린 일단 광화문 쪽으로 간다.

 

 

 

 

세트장이지만 너무 날림이다. 도색이나 간판이라도 좀 신경쓰지..

새삼 우리 나라 촬영기술이 얼마나 훌륭한지 깨달았다. ㅎㅎ

 

 

 

광화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발견한 형틀.. ㅋㅋ

사극에 나오는 주리고문이 진짜로 고통스러운 것인지 직접 확인하겠다 한몸 받친 신모님^^

 

 

 

 

저 문은 어디로 통하는 문일까?

 

 

 

돌아다니다 보니 한쪽에서는 촬영준비를 하고 있다.

 

 

 

담너머로 보이는 집안 풍경.. 진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불쑥 튀어나올 것 같다.

 

 

 

얘는 뭐였더라???

앞에 이름과 설명이 있었는데 마침 전화가 와서 제대로 못봤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직접 촬영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쪽 분들은 저잣거리 엑스트라들.. 아직 출연배우와 촬영진이 도착하지 않아 마냥 대기중이다.

 

 

 

한쪽은 길 막고 촬영중.. 거상 김만덕 촬영중이란다. 저 사람들 너머에서 누가 촬영중인지는 안봐서 모르겄다.

 

 

 

촬영중인 사람들을 피해 다른 쪽 골목으로 들어서니 이젠 민가가 나타난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궁과 저잣거리가 있더니, 이쪽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저잣거리와 민가가 있다.

 

 

 

사람이 하나도 없어 좀 쓸쓸해보인다. 여기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면 더 좋았을텐데..

 

 

 

여긴 산채였을까? 이곳은 KBS 촬영장인데 왜 선덕여왕이 생각나는지.. ㅋ 최근 본 사극이 선덕여왕이라 그런가보다.

우리 일행들은 다니는 내내 추노 얘기만 했지만. ㅋㅋ

 

 

 

산채가 맞나보다. 다른 쪽 민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아마도 다른 쪽으로 세트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많지 않아 이쯤에서 돌아가기로 했다.

산채쪽에서 나오니 억새가 멋지다.

 

 

 

 

절벽 꼭대기에 있는 소나무들이 인상적이라 생각했는데, 왼쪽에 삐죽이 나와 있는 소나무가 애국가에 나오는 소나무란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 구절이 나올 때 출연한 소나무는 남산의 소나무가 아니라 문경의 소나무였다는 것~~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구경 잘했다. 2만평 가까운 규모라고 하니 우리가 구경한 곳은 아주 작은 일부이겠지만 요모조모 잘 꾸며져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세트가 좀 부실해보이는 것이다. 입장료까지 받고 관광코스로 개발했으면 관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트장이니 당연히 촬영이 우선이겠지만 방문객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촬영중이라고 길을 막고, 출입을 금지하면 애써 이곳까지 찾은 보람이 없지 않을까?

 

사소한 아쉬움들이 있긴 했지만 수안보나 문경을 찾는다면 한번쯤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 있다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