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는 음악에 문외한이다.
좋구나, 정말 좋구나 정도가 음악을 들으며 느끼는 감정이랄까? 이런 수준이니 음악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히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무지한 정도임에도 윤이상 선생님을 알고 있는 것은 평생 친북음악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시다 고국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이시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 전 분야가 그러듯이 문화와 예술에서도 이데올로기의 편가름이 있었고, 그 소용돌이 속에 얼마나 많은 예술가와 학자가 상처입고 아파했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무지한 내가 선생님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은 외람된 일이니 그건 생략하련다..
도천테마파크 내에 윤이상기념관을 마련하였단다. 3월 19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기념관을 우리 일행들이 먼저 방문하는 영광을 가졌다.
계단을 오르니 선생님의 사진으로 장식한 유리문이 나타난다.
깔끔하니 좋다.
전시관이 그리 크지는 않다. 정식 개관을 위해 마무리 손질 중이라고 한다.
북측에서 직접 가져왔다는 윤이상 선생님의 흉상이다. 윤이상선생님에 대한 기념작업은 북측에서 우리보다 훨씬 먼저 시작했다고 한다.
음악적 토양, 통영..
통영에는 어떤 예술적 기운이 있는 것일까?
선생님이 사용하시던 바이올린이란다. 바이올린케이스가 특이하다.
전시관 곳곳에 선생님이 직접 사용하시던 악기와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앞으로 계속 전시물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자필 악보.. 윤이상선생님의 대표 작품의 악보라고 하는데, 설명을 듣고도 기억이 안난다.. 메모를 하려고 수첩을 준비해갔는데 버스에 두고 내렸다.. ㅠㅠ
처음에는 편지인가 했는데 직접 한글로 쓰신 작품해설이라고 한다. 독일어로 작곡을 하신 후에 한글로 꼭 작품해설을 다시 작성하셨단다. 그의 작품을 연주하게 될 한국의 음악가들을 위해..
소박한 옷가지와 구두
더 소박한 책상이다.
책상 뒤에는 그 옛날 선생님이 사시던 통영의 사진이 걸려 있다.
독일정부로 부터 받은 훈장들..
윤이상 선생님의 데드마스크.. 데드마스크는 처음 보는데 느낌이 낯설다..
이곳이 메모리홀이다.
작은 연주회도 갖고, 세미나를 위한 공간으로도 개방할 예정이라고 한다.
통영국제음악제의 포스터들..
제일 마음에 들었던 2008 통영국제음악제 포스터..
올해는 두 종류의 포스터가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사진이 하나뿐이 없다.. 이 포스터가 더 맘에 들었던 것일까?^^
메모리홀에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길래 나가보았더니 이런 풍경이다. 옆에서 설명하시는 것을 들으니 한 가운데쯤 슬레이트 지붕의 집이 윤이상선생님의 생가라고 한다.
나에게도 태극기가 있는지 생각해봤는데.. 없다.. ^^;;
민족의 평화적 사회와 민족끼리의 화해가 하루 빨리 실현되기를 바라고 또 다 같이 노력합시다..
안녕히.....
윤이상기념관을 둘러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직 정식 개관을 준비중이라 맞춤하게 자리잡지 못한 구석도 있었고, 손길이 더 필요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저 남쪽 작은 도시 통영에 애국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님을 위한 기념관이 마련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선생님이 바라시던 세상에 한걸음 더 다가간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제 시작이니 윤이상 선생님을 기억하고, 그의 음악을 기억하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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