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암을 한바퀴 돌고 나니 딱히 할 일이 없다.
진짜 너무 너무 바빠서 도저히 여행 일정을 짤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너무 피곤하다. 맘 같아서는 그냥 숙소로 들어가서 언니네가 올 때까지 한숨 자고 싶은 맘 뿐이다.
그러나 모처럼 큰 맘 먹고 온 제주도 여행이라고 들떠 있는 가족들을 보니 내맘대로만 할 수 없다.
근댕, 순댕에 엄니까지 합세하여 배낚시가자 한다. 차귀도 수용횟집에 전화해보니 12시, 2시, 4시에 배가 뜬다고 한다. 2시 배를 탈 생각으로 점심 먹고 움직이려고 했는데 아침식사를 늦게, 거하게 하는 바람에 모두들 생각이 없단다..
용두암을 돌고 나니 11시가 막 지났다. 12시 배를 타기에는 빠듯한 듯 하여 전화해봤더니 오란다.. ^^
열심히 달려 간신히 시간을 맞췄다. 1인 25000원, 현금으로만 지급 가능하다는 배낚시에 나섰다.
지난번에는 달래횟집의 배낚시를 이용했는데 방식은 비슷하다.
배 타고 나가다 보니 방파제에 무언가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저게 뭐지 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니 갈매기다.. 갈매기들이 점처럼 앉아 있다. 이렇게 많은 갈매기들이 앉아 있는 모습은 처음 본다.
때마침 날아오른 갈매기 한마리^^
갈매기들이 엄청 나다. 낚싯꾼들을 태운 배는 너무나 흔한 일상인지 배가 옆을 지나가도 꿈쩍 않는다.
지난번에도 신기했는데 역시나 신기한 섬모양.. 사람의 옆 얼굴 같다.
멀리 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가 보인다.. 멀리서 보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것 같다.
차귀도 배낚시에서는 새우 미끼를 사용한다.
본격적으로 낚시 준비^^
폼 잡고 사진 찍는 울 근댕.. 웃긴다. ㅋㅋㅋㅋ
울 엄니는 전생에 강태공이셨나보다.. 지난번 낚시에서도 두마리 잡으셨는데 이번에도 두마리 잡으셨다. 이 통안에 있는 애들은 다 울 엄니에게 잡힌 애들이다. ㅋㅋ
그런데 파도가 엄청 세다.. 파도가 세다 보니 물고기는 잘 잡히지 않고 배 안에 멀미하는 사람, 쓰러지는 사람 난리다.
약 한시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안되겠다 생각했는지 선장님이 잠시 포구로 들어가겠다 안내하신다. 멀미가 심한 사람들을 내려주고 낚시를 좀더 할 사람들은 장소를 옮겨 마저 낚시를 하겠단다.
사람들 모두 찬성이다.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섬.. 이렇게 보니 물고기 같다. ㅋ
엄니는 이미 두 마리를 잡으신 것으로 낚싯군의 소임을 다하셨다 하고, 순댕은 어지럽다 하고, 난 무지 피곤한 상태다.
근댕은 한마리도 못잡은 상태라 아쉬운지 자기는 다시 낚시를 하러 가겠다고 한다. 여자들은 모두 내리고 근댕 혼자 낚시에 나섰다.
두번째 나간 팀은 한 30분 정도 더 낚시를 했단다. 이동한 곳에서는 사람들 대부분이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고, 근댕도 세마리나 잡았다고 한다. 보지는 못했으나 믿을 수밖에.. ㅋ
두번째는 몇 사람 나가지 않은 때문인지 선장님께서 배에서 직접 회도 떠 주고 해서 분위기 좋고.. 신났다고...
남아 있는 우리들은 그 소리 듣고 엄청 아쉬워라 하고.. ㅋㅋ
그나저나.. 왜 이리 파도가 거센걸까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이 날이 바로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날이었다. 제주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지만 거센 파도가 쓰나미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이런.. ㅠㅠ
처음에는 예전에도 들었던 일본 지진 소식이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너무나 엄청난 뉴스를 보고 놀랬다.
여행 내내 뉴스를 볼 때마다 맘이 안좋았다.. 지금도 고통 속에 있는 일본이 조금이라도 빨리 이 순간을 이겨내고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차귀도 수용횟집 / 064-773-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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