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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 적막함이 가득했던 대원사

마술빗자루 2012. 12. 17. 19:30

왜 대원사에 가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원래 일정에도 없었는데 담양에서 보성으로 떠나면서 갑자기 대원사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원사를 오르는 길은 정말 예뻤다. 가을의 중반에 들어섰음에도 여전히 녹음이 우거져 있고, 강인지 호수인지 잘 모르겠는 물길을 따라 오르는 길은 집중하지 않으면 금새 한눈을 팔기 쉽게 생겼다.

 

 

 

이미 오후에 접어든 시각인지라 넓직한 대원사 주차장에는 차가 거의 없었다. 주차를 하고 절 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금새 입구가 나타난다.

일주문이라 하기에는 소박한 문이다.

 

 

 

빨간 모자를 눌러쓴 동자승이 이곳 저곳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절에서는 이리 빨간 모자를 쓴 동자승을 만난 적이 없는데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봉산 대원사. 아.. 이곳이 일주문인가보다.. 그럼 아까 그 문은 무슨 문이지?

 

 

 

잠시 험하지 않은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된다.

 

 

 

꽃무릇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연꽃이다. 땅에 옹기 수분을 묻어 연꽃이 자라게 했는데 이미 다 지고 없다.

 

 

 

 

특이한 탑이다. 탑 안에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자그마한 연못도 보이고, 전체적으로 소박한 절이다.

 

 

 

 

사찰의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종과 북이 하나의 루에 같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으로 몇 개의 전각이 보이긴 하지만 참 소박한 절이다.  

 

 

 

 

 

 

이 곳에도 빨간 모자를 쓴 동자승이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봤다.

 

 

 

안내문을 읽어보고서야 빨간 모자를 쓴 동자승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낙태한 아기들의 영혼이 지장보살을 어머니로 하여 환생을 준비하는데, 대원사는 낙태아들의 어머니인 지장봘을 모시고 있는 절이라고 한다. 빨간 모자는 어머니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사연을 읽고 나니 왠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지장보살님과 빨간 모자쓴 동자승

 

 

 

대웅전도 소박하다. 그런데 이 소박한 절에 저 황금 화로는 어쩐 일인지..

 

 

 

사찰 경내 대부분의 연꽃이 시들어 있거나 꽃이 떨어졌는데, 아직 남아 있는 연꽃을 만나니 반갑다.

 

 

 

 

부처님에게 이르는 발자국..

 

 

 

대웅전으로 이르는 길 곳곳에 정성이 가득이다.

 

 

 

지장보살님이신지.. 자애로운 미소에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엄청나게 큰 목탁을 발견했다.

 

 

 

머리로 치는 왕목탁.. 모든걸 용서하는 마음으로 머리로 왕목탁을 치라고 되어 있는데 따라 해보지는 않았다^^;

 

 

 

 

대원사로 들어가며 보았던 부처님을 모셨던 탑의 이름이 대원사 부모공덕불이다. 한쪽은 아버지, 또 다른 쪽은 어머니를 상징한다고 한다.

 

 

 

절을 지키는 백구.. 사찰을 다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인데 자꾸만 나를 따라온다. 나한테서 우리 이쁜둥이들 냄새가 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순둥이가 이제 그만 집으로 가렴 했더니 눈 한번 맞추고는 슬렁 슬렁 절 쪽으로 올라간다. 사람 말 귀도 잘 알아듣는 진짜 순둥이다.

 

 

 

올라가던 길과 다른 길로 내려오니 솟대를 닯은 조각품들이 보인다.

 

 

 

우리가 내려왔던 길

 

 

 

처음 대원사로 향했던 길.. 처음 빨간 모자를 쓴 동자승을 보고서 들었던 의아한 마음은 다 사라지고 그저 짠하기만 하다.

 

 

 

해가 지려 하니 얼른 내려가야겠다.

 

 

 

멀리 대원사 티벳박물관이 보인다. 잠시 들려보는 것도 좋겠지만 티벳박물관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주차장 한켠을 지키고 있던 나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