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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 백광주막촌에서 만난 시장국밥의 진수

마술빗자루 2013. 3. 20. 16:25

1시가 넘어 도착한 언니네와 함께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다시 토요시장을 찾았다. 언니네가 도착하기 전에 엄마랑 미리 둘러봤는데 특별한 곳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한우삼합을 파는 곳인데 한우삼합은 저녁에 리조트에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점심은 간단히 먹기로 했다. 그래서 추천한 곳이 3대 곰탕집과 곰탕집 맞은편의 국밥집이었는데 조카들이 국밥을 선택했다. 

 

 

 

백광식당.. 메뉴 한번 단촐하다. 나오면서 명함을 받았는데 명함에는 백광주막촌이라고 되어 있다. 이 시장에는 백광주막촌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식당 모습.. 그냥 평범한 시장 안 식당이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이 1시가 넘었는데도 테이블마다 손님이 계신다. 가게가 그리 크지 않아 가게 안에 원형 테이블이 3개, 주방과 마주한 1인용 좌석 몇 개가 전부다. 7명이나 되는 대식구가 갑자기 들이닥치니 기다려야 한단다. 다른 곳을 가는 것도 마땅찮아 어찌 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가게 밖의 평상에서 식사를 하시던 분들이 식사를 하시다 말고 일어나 자리를 비켜주신다. 그 분들도 식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 같았는데 양보해주신거다. 이제 막 식사를 시작하신 것 같아 괜찮다 사양을 하는데도 오히려 본인들이 괜찮다며 얼른 일어나시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문득 이 글을 쓰다 생각난건데, 지난번 보라카이의 하와이안 바베큐에서 식사와 계산까지 마치고도 기다리는 손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던 그 사람들과 비교된다. 시골인심이란 이런건가보다..

 

 

 

식사하시다말고 자리를 비켜주긴 하셨지만 우리 가족 전부 앉지는 못했기 때문에 좀더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아 식당 안에 자리가 나서 가족 모두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잡고 정면을 보니 완전 오픈형 주방이다. ㅋ

 

 

 

어른과 청소년은 모두 국밥을 주문하고, 어린이는 백반 주문.. ㅋ

 

 

 

5천원짜리 백반 상차림이다. 여기에 밥과 된장국이 함께 나왔다. 과장 조금 해서 그릇만 예쁜 사기 그릇에 옮겨 담으면 만원 넘어가는 한정식이라 해도 될 것 같다.

 

 

 

나의 메뉴는 국밥.. 일단 모양새가 무척이나 맘에 든다.

 

 

 

 

휘휘 저어 보니 내용물도 푸짐하게 들어 있다. 울 엄니 또 감탄이 시작되셨다.. 그동안 마음에 들지 않았던 식당들까지 끄집어내시며 그 식당 주인들이 이곳에 와서 먹어봐야 한다고 하신다.. ㅋㅋ

 

 

 

밥은 많지는 않지만 보리가 섞여 있다.

 

 

 

이 상차림은 국밥 상차림.. 백반보다 1천원이 비싼데도 반찬수는 더 적다. 왜냐면 국밥 자체가 메인 반찬이 될 수 있으니 많은 반찬이 필요없다는 합리적인 서비스다. 가격에 따라 반찬의 가짓수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어주는 음식에 따라 달라지는 이런 시스템 정말 마음에 든다. 솔직히 이 반찬들도 많은 편이었다. 국밥이 양도 많고 맛있어서 국밥만 먹어도 충분할 정도였다. ㅋ

 

 

 

부추무침은 간이 딱 맞다. 지금 생각해보니 국밥에 조금 넣어먹어도 좋았을걸 그랬다. ㅋ

 

 

 

사진으로는 폭삭 익어서 무척이나 실 것 같은 깍두기지만 시면서도 맛있는 깍두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무생채도 등장했다. 평범함 반찬들이지만 하나같이 맛잇다.

 

 

 

얘는 뭐였을까? 매생이는 확실히 아닌 것 같고, 파래일까???

 

 

 

여러 반찬들이 다 맛있었지만 가장 맛있게 먹었던 무김치다.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국밥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콩나물은 심심하게 무쳐져 얼큰한 국밥 국물과 잘 어울렸다.

 

 

 

미나리였을까? 열무였을까? 열무는 아직 철이 아닌데 미나리인가보다. ㅋ 왜 사진을 보고도 아리까리한지.. ^^;;

 

 

 

제철 시금치는 달디 단 맛이 난다.

 

 

 

소박하지만 알차고 맛있는 한상이다.

 

우연히 찾아간 백광주막촌.. 시골 인심과 맛을 듬뿍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백광주막촌 / 061-863-5413, 장흥토요시장 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