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오면 으례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전복죽 먹기다. 제주도에 가서 전복죽을 먹지 않고 그냥 집에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런데 주로 숙박을 펜션에서 하다보니 아침과 저녁식사를 해먹기 때문에 밖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그러다보니 여행 마지막날까지도 전복죽을 먹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결정한 여행 마지막날 점심 식사 메뉴는 전복죽이다. 전복죽은 대부분 오조해녀의 집에서 먹었었지만 대형 관광버스가 들이닥쳐 장바닥 같이 시끄럽고 어수선하게 변해가는 분위기가 싫어 이번에는 시흥해녀의 집에서 전복죽을 먹기로 했다.
시흥해녀의 집은 2층이다.
해녀의 집 식당
오픈 주방.. 상당히 깔끔하다.
전복죽 먹으러 왔으니 당연히 전복죽 주문하고, 나는 시흥해녀의 집에서 맛있다는 조개죽으로 주문했다.
오조해녀의 집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다소 늦은 점심시간이었는데도 손님들이 꾸준히 많았다.
방도 준비되어 있어 단체손님이 와도 끄덕없다. 실제로 우리가 도착한 다음에 20여 명의 단체손님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전복죽을 한참 기다려야 했다.
아무래도 조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보니 이것저것 식사전 먹기 좋은 것들을 내어주신다.
무생채는 다소 새콤했다.
게튀김.. 우리가 보말잡이 가서 잡았던 게랑 같은 종류인 것 같다. 따뜻하게 주시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차가워서 하나만 먹어보고 말았다.
언제나 환영하는 미역무침.. 2접시는 먹은 것 같다. ㅋ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 된장을 베이스로 만든 물김치 같기도 하고.. 위에 떠 있는 갈색은 해초류 같기도 하고.. 정말 정체를 모르겠는데 맛도 조금 생소하다. 그래서 맛만 봤다. ㅋㅋ
해초무침
김치
부추호박전.. 달달한 호박은 평소에 좋아하지 않지만 이리 맛있게 만들어주시니 잘 먹었다.
내가 주문한 조개죽이다. 전복죽과 확연하게 다른 하얀색으로 등장했다.
조갯살도 넉넉하게 들어 있다. 다소 짭쪼름하지만 맛있게 먹었다.
엄마와 순댕이가 주문한 전복죽이다. 내장을 함께 끓여 초록빛을 띠고 있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전복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 있다. 고소하고 진한 맛이 훌륭하다. 한림장에 들렸다 왔으니 이 전복죽을 먹기 위해 상당히 먼 길을 온 셈인데 그 고생이 후회되지 않을 정도다.
시흥해녀의 집과 함께 있는 성산포 조가비박물관.. 이쁜 외형만 감상했다^^
찾아와서 고맙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한림장에 들렸다 찾아왔으니 동에서 서로 횡단하여 온 셈이다. 그렇게 먼 길 찾아와 만난 음식이 기대 이상이었으니 더 바랄 것이 없다.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 맛이지만 그 음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또한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전복죽은 시흥해녀의 집에서 먹게 될 것 같다.
시흥해녀의 집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12-64 (성산읍 시흥하동로 114) / 064-782-9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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