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별다른 행사나 약속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왠일로 조기퇴근을 시켜주시니 그냥 흥이 난다. 다른 날에 비해 야근도 안하고, 게다가 정시 퇴근보다 1시간 반이나 일찍 퇴근했으니 영화를 한편 볼까 하다가 모처럼 엄마 모시고 외식을 하기로 했다.
봉천동 인근의 식당으로 갈까 하다 집에서 좀 멀긴 하지만 한돈수제갈비로 유명하다는 삼도갈비 송파점에 가보기로 했다.
양재 회사에서 봉천동 집에 갔다가 다시 송파, 또 다시 봉천동으로.. 그 길 막히는 남부순환도로를 두번이나 왕복했다. ㅋ
주차하다 차 망가뜨릴뻔하고, ㅋㅋㅋ
발렛주차 부탁하고 식당으로 입장.. 날이 날인지라 예약이 많았지만 다행히 1층에 자리잡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고 한우를 먹을까 하다 삼도갈비는 한돈수제갈비가 좋다 하였으니 오늘은 한돈수제갈비로 주문했다.
가지런히 테이블 한켠에 쌓인 컵들..
사진 귀퉁이에 발렛 영수증 보인다. 발렛비는 2천원^^
물수건을 이리 주니 좋다. 사소한 것이지만 받침대에 담아 내어주니 대접받는 기분이다.
어쩐지 약품 냄새가 안난다 했더니 오직 물로만 적셨단다. 물수건이니 물로만 적시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수저받침대까지.. 삼도갈비는 사소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식당에 자리잡자마자 업무 전화가 와서 그 일을 처리하다보니 어느새 숯이 들어오고, 불판까지 준비되었다. 숯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좋아 보인다. 저 불판은 직화구이에 맞춤한 불판이란다. 실제로 고기가 맞춤하게 익으면서도 많이 타지 않아 좋았다.
업무 처리하랴 사진 찍으랴 정신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 ㅋㅋㅋ
사진은 찍어야겠고, 마음은 급하고.. ㅋㅋㅋ
고깃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애들이 삼총사로 모두 준비되었다. 완전 맘에 든다. ㅋ
약간 달달한 이 소스에 위의 삼총사를 넣어 먹으면 된다..
요렇게.. 취향껏.. 아삭한 콩나물과 양파, 파절이 모두 모두 좋다.
따로 쌈채소가 나오지 않고 상추겉절이가 나왔다. 간이 세지 않게 버무려져 양념된 고기와 먹기 좋았다.
느끼한 고기를 먹을 때는 살짝 매콤한 애들이 좋다. 매운기 도는 고추절임과 도라지절임, 그리고 시원한 맛의 묵은지다. 도라지절임은 도대체 무슨 맛일까했는데 매운 맛 확 돌면서 아삭하기까지 해서 새로운 맛을 경험하게 해준다.
양상치와 적양배추, 새싹에 싱싱한 토마토까지.. 굉장히 상큼한 샐러드다.
잘 버무려 한입 먹었더니 보는 그대로 상큼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단호박샐러드.. 정말 멋지게 등장했다.
단호박은 단 맛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데 저절로 손이 간다. 단 맛이 있긴 하지만(단호박이니 당연한 일^^) 맛있게 먹었다.
엄마와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요 시래기볶음. 시래기를 잘 손질하여 들깻가루와 전분을 넣고 볶았다. 정말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난다. 식사도 하기 전에 한접시 다 먹고 리필을 요청했다. 엄마가 곰곰히 들여다보시던데 아마 곧 집에서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ㅋ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맛의 동치미.. 역시나 양념갈비에 잘 어울리는 맛이다 .
된장은 사진만... ^^
사진을 찍는 사이에 갈비가 준비되었다. 작은 갈빗대가 하나 붙어 있는 2인분이다. 배가 고팠던지라 양이 좀 적어 보인다. ㅋㅋ
고기는 서버가 친절하게 구워주기 때문에 다 익을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 된다.
참고..
또 참고...
윤기 쟈르르하게 익어가는 동안 참고...
그렇게 참다보면 맛나게 익은 고기가 내 눈 앞에 놓여진다. ㅋㅋㅋㅋ
먹어도 좋다는 서버의 사인이 떨어지기 무섭게 무서운 속도로 젓가락질이 시작되었다. ㅋㅋㅋ
아무래도 배가 고팠던게 분명하다. 2인분이 모자라 2인분 추가 주문했다. ㅋㅋㅋ
처음에는 아무 것도 함께 하지 않고 오직 고기만 먹어본다. 좀 달다.. 원체 달게 먹지 않으니 과하게 달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어디선가 들으니 삼도갈비에서는 과일로 단 맛을 낸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달다 느끼면서도 계속 손이 간다.
내가 좋아하는 삼총사들과도 함께 먹어본다. 채소들과 함께 먹으니 단 맛이 줄어들어 훨씬 먹기 좋다.
상추겉절이와도 잘 어울린다.
이렇게 먹고, 저렇게 먹고..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서비스로 주신 칠성사이다^^
돼지갈비는 갈빗대도 뜯어야지.. 2인분에 갈빗대 한대씩 등장했으니 엄마랑 사이좋게 하나씩 나눴다. ㅋㅋㅋ
고기를 4인분이나 먹어놓고도 식사는 꼭 해야 하므로 삼도갈비의 또 다른 대표 메뉴인 평양냉면을 주문했다.
모양새부터 대단하다.
그릇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앞접시와 같이 찍어 봤다. 엄청난 그릇이다.
맑은 육수에 모양새 좋게 말아 담은 냉면이다.
먹기 좋게 풀어보니 정말 배부른 상태이면서도 식욕이 생긴다. 육수는 맑은 상태 그대로 개운하면서도 진한 맛을 보여준다. 면발은 까끌한 치감이 좋았는데 엄마는 그래서 별로라 하신다. 엄마가 드시기에는 좀더 부드러운 면발이 좋겠다.
평양냉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평할 만큼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표 메뉴를 평양냉면으로 내놓을만큼 맛있는 냉면이었다.
후식으로는 제철 과일인 귤^^
배불러 배불러 해가며 냉면까지 싸악 비우고.. 그제야 식당 내부를 둘러본다. ㅋ
카운터 옆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예약을 하면 2층의 룸을 사용할 수 있단다. 다음에는 예약하고 와서 편하게 앉아 식사해보는 것도 좋겠다.
차 막히는 남부순환로를 왕복해가며 방문한 삼도갈비 송파점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고기 한점 드시자마자 '달다'고 하셨던 엄마도 끝까지 맛있게 드셨다 하니 이만하면 만족이다.
삼도갈비 송파점
서울 송파구 송파동 58-18 / 02-425-0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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