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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동] 광주똑순이 아구찜

마술빗자루 2014. 1. 2. 21:59

2013년의 마지막날..

평소보다 1시간 반 정도 빨리 퇴근했다. 그냥 바로 집으로 갈까 하다가 엄마 모시고 외식하자 싶어 가양동의 광주똑순이 집을 찾았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다고 치면 다르지 않은 날이기도 하지만 한 해의 마지막날이라는데 의미를 두자면 또 의미가 있는 날이기도 하여, 평소 엄마가 좋아하시는 아구찜을 오늘의 메뉴로 정했다.

 

봉천동에서 자주 가던 식당들은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가지 않게 되어 많이 아쉬운 상태다. 어디가 좋을까 인터넷을 한참 검색하다 발견한 곳이 가양동의 광주똑순이 아구찜이다. 포스팅마다 칭찬이 자자하니 이런 곳이면 엄마도 마음에 들어하시겠다 싶었다.

 

회사에서 집에 들려 엄마 모시고 가양동까지 가니 7시가 넘었다. 차 엄청 막히더라..

 

 

 

왼쪽 천막 입구에서 직원 두 분이 주차 안내를 해주신다. 왼쪽 천막은 대기실.. 직원분께 이름과 인원을 말하고, 메뉴를 선주문한 후 천막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된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보니 바람에 입구의 천막이 펄럭이지 않게 매무새가 잘 되어 있다.

 

 

 

안에는 전기 난로도 마련되어 있고, 의자도 넉넉하다. 대기 손님이 많은 식당임에도 대기 손님을 위한 아무런 배려가 없는 곳도 더러 보았는데 광주 똑순이 식당은 대기 손님에 대한 배려가 아주 훌륭하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참을 기다려 우리 순서가 되었다. 우리 순서에 잠깐의 혼선이 있어 식당 안에서도 잠시 기다려야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상차림이 된 자리로 안내받았다.

자리에 가보니 우리가 주문한 아구찜 중자(45000원)가 세팅되어 있다.

 

 

 

깨땅콩이다.. 맛도 깨땅콩 맛.. ㅋ

 

 

 

단호박찜은 정말 달게 생겨서 손도 안댔다.

 

 

 

양파드레싱을 얻은 양배추 샐러드가 싱싱하니 좋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물김치.. 배추와 무에 국물 넉넉하고 시원하게 담아 맛있었다. 특히나 이 집의 아구찜과 함께 먹기 좋았다.

 

 

 

된장드레싱을 얹은 채소샐러드.. 얘들은 만들어둔지 좀 되었나보다. 채소 잎사귀들이 말라 있고, 드레싱이 채소와 잘 버무려지지 않는다.

 

 

 

들깨된장미역국.. 고소한 맛이 나는 미역국이다.

 

 

 

그리고 메인인 아구찜 중자.. 

 

 

 

 

일단 양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소문대로 콩나물찜이 아니라 아구가 많아 보인다.

 

 

 

식탁 한켠에 먹기 좋게 잘라 먹을 수 있도록 가위와 집게도 준비되어 있다.

 

 

 

미역국도 덜어와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한다.

 

 

 

미역국이 뜨거울 때는 고소한 맛이 좋았는데 식으니 다소 느끼한 맛이 나서 좀 아쉬웠다.

 

 

 

겨자소스.. 아구살을 찍어 먹는 용도다. 난 한번 맛보는 것으로 만족^^

 

 

 

이제 본격적으로 식사 시작이다..

음.. 그런데 맵지가 않다. 매운 것을 잘 먹지는 못하지만 아구찜은 살짝 매운 맛이 돌아야 하는데 맵기 보다는 기름지다. 아구 머리나 뼈가 붙은 부분보다 살부분이 많아 양념과 같이 먹다 보면 느끼하기까지 하다. 처음에는 내가 맛을 잘 못 느끼는 것일까 했는데 먹을수록 느끼하다.

 

 

 

그런데 먹다 보니 느끼함의 정체를 알겠다. 얼추 아구살을 골라 먹고 남은 접시를 보니 기름이 흥건하다. 그동안의 포스팅에서 아구찜이 느끼하다는 얘기는 단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오늘만 이런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얼큰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느끼한 아구찜 맛이 상상이 될런지.. --;;

 

 

 

느끼함을 가셔보기 위해 배부르지만 볶음밥을 1인분 주문했다. 1인분 2천원..

접시에 있던 콩나물과 양념을 퍼가서 밥을 볶아다주는 시스템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볶음밥을 가져다주셨다.

 

 

 

볶음밥 위에 이쁘게 뿌려진 김을 잘 섞어 보는데 밥이 충분히 볶아지지 않았다. 정말 정말 많은 손님들 때문인지, 아니면 이 식당의 볶음밥이 이 정도로만 볶아져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튼.. 볶음밥..

 

2013년의 마지막 날.. 엄마에게 맛있는 아구찜을 사드리려고 일부러 가양동까지 먼 길 나섰는데 우리 모녀 집에 오는 동안 내내 느끼해죽을 뻔 했다.

다시한번 확인한 사실은 여러 사람에게 맛집이라고 나에게도 맛집은 아닐 수 있다는 것.. 잊지 말아야겠다..

 

 

광주똑순이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1444-4 / 02-2668-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