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을 어슬렁거리다 목이 말라 차를 마시기로 했다. 마음 같아서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한옥마을에 왔으니 분위기 있게 다원에 간다.. 다원에서 씨원한 오미자차 마시면 좋겠다. ㅎㅎ
차 한잔의 명상과 마음의 평화.. 교동다원이다.
교동다원 문 앞에 놓여져 있던 수분에 이쁜 꽃이 두둥실 피어 있다..
반지르한 장독대와 대청마루.. 그리고 그 앞에 놓인 가지런한 신발들.. 푸근한 외가에 온 듯한 인상이다.
물을 품고 있는 얘는 두꺼비?
대청마루에 올라 방을 넘어 넘어 작은 사랑방 같은 공간에 자리잡았다. 열려진 문 너머로 싱그런 초록나무가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바로 옆은 이런 풍경.. 계단 2개 정도로 높은 곳에 층을 내어 손님 자리를 만들었다.
그 층 밑에 있던 아궁이.. 아마도 찬바람불면 이 곳에 불을 지피나보다.
여주인인 듯한 분이 오셔서 차를 설명해주고 계신다.
우리는 황차 주문..
시원한 차를 마시고 싶었는데 교동다원에는 없단다. 전통 찻집에 왔으니 전통차를 마시라 한다. 전통차도 좋긴 하지만 이 뜨거운 날 난 정말 시원한 차를 마시고 싶었다.
여튼,, 우리는 황차 주문.. 차를 준비할 사람을 정해 그 앞에 세팅을 해주신다. 우리는 어찌 알아보시고 황여사 앞에 세팅해주셨다. ㅋㅋ
다소 딱딱한 과자.. 쌀과자 같은데 꼭꼭 씹어 먹으면 고소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지금 보니 찻잔 안에 물고기가 있네..
앙증맞은 주전자에 딱 두 잔 분량이 담긴다.
잠시 차를 우려 다른 용기에 따라내어 마신다. 패스트티에 익숙한 우리네에게는 다소 번거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마주 앉은 사람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은 시간이다.
말갛게 우려낸 황차..
황차는 여린 잎을 찌고 말려 보관하는 차라고 한다. 이보다 더 자세히 설명해주었으나 기억에 남은건 요정도라는.. ㅎ
원했던 차는 아니지만 계속 마시니 더위도 가라앉고 차 맛도 좋다..
이 한여름에 선풍기 하나 없는 방이지만 앞뒤 문 다 열어놓고, 선들 선들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며 마시는 따뜻한 차 한잔에 기분이 나긋나긋해진다.
인위적인 멋이라고 하나 없는 천장 모습
한참을 앉아 차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다시 길을 나서기로 했다.
아까 들어서던 마당에 내려서니 언제 피웠는지 모깃불이 보인다. 어렸을 적 방학 맞아 외가에 가면 서울서 내려온 외손녀 행여 모기라도 물릴까 할머니가 마당에 이렇게 모깃불을 피워주셨었다. 어렸을 적 생각나게 하는 정겨운 풍경이다.
교동다원
전주시 완산구 교동 64-7 / 063-282-7133(한옥마을 골목길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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