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제주도 나들이

찾아가는 길이 힘들었던 약천사

마술빗자루 2009. 3. 10. 00:00

이번 여행에서는 별다르게 불편한 점이 없었는데 딱 한가지 있었다면 네비게이션이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난번에도 그랬던 것 같다.

업데이트를 제대로 안하는 것인지 업소 정보나 길찾기가 영 신통찮다.

이번 네비는 유난히 이면도로 안내를 많이 한다.

큰 길, 좋은 길 놔두고 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만한 길을 안내하거나 마을길을 돌아가게 하거나 해서 애를 먹었다.

속도카메라 경우도 이미 철거된 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정작 안내해야 하는 곳에서는 먹통이다.

제주도에서 운전할 때는 네비게이션만 의지해서는 안될 것 같다.

 

여튼 다시 본래의 여행기로 돌아오면..

제주오일장에서의 풍성한 장보기를 마치고 서귀포로 넘어왔다.

아직 날이 환하고 시간도 여유가 있었지만 엄니가 전날의 무서웠던 드라이브를 기억하고 있으니 날 밝을 때 서귀포로 넘어가자 하신다.

나도 절대 동감.. ㅎㅎ

 

일단 서귀포로 넘어오고 나니 이대로 숙소로 들어가기는 좀 아쉽다.

숙소 인근에 가볼만한 곳을 생각하다가 다음날 가보기로 계획했던 약천사를 찾아갔다.

그런데 이넘의 네비 또 엉뚱하게 알려준다.

사람도 안다니는 으슥한 뒷길로 안내한다.

반대편에서 차라도 나오면 큰일나게 생긴 길이다.

원래 절은 좀 깊숙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니 하고 이해했지만 나중에 보니 우리가 들어간 쪽은 후문쪽이고 정문 쪽으로 큼직하게 정비가 잘된 도로가 따로 있었다.

이 네비가 꼭 일부러 애먹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리하여 어렵게 찾아온 약천사다.

약천사 이름의 전래를 찾아보니 현재 약천사 자리에 혜인스님이 불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돽새미(도약샘)이라고 부르는 좋은 약수가 있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약수를 마시고 기갈을 해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약수를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물 좋은 이곳에 절을 지어 이름을 약수가 흐르는 샘이 있다는 뜻에서 자연스레 절 이름을 藥泉寺(약(藥)자와 샘 천(泉)자)로 부르게 되었다.(출처: 약천사 홈페이지)

 

 

후문쪽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내려오다 만난 첫 모습

아까 제주오일장에서도 그 규모에 깜짝 놀랬는데 약천사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중국에 가면 가는 곳마다 유물이나 유적 뿐 아니라 사찰 등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라게 되는데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절이 있는 줄 몰랐다.

정확하게 말하면 절의 규모가 큰 것이 아니라 대적광전의 규모가 큰 것이다.

 

 

 

3층으로 되어 있는 사찰은 처음 본다.

 

 

 

대적광전을 등지고 서면 오른쪽에 북각, 왼쪽에 종각이 있다.

아래 사람과 비교하면 북각이나 종각의 규모도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백나한전

절 안에 야자수가 함께 있는 풍경이 낯설다.

이곳은 대한민국 제주도 땅임이 분명한데.. ^^

 

 

 

오백나한전

신을 벗고 들어가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귀차니즘 때문에 유리문 밖에서 사진 한장 찍는 것으로 만족했다.

 

 

 

 

정문쪽 모습

정문쪽에서 들어오면 연못을 건너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렇게 들어 왔다면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정문쪽에서 들어오면 만나게 되는 대적광전과 북각, 종각

 

 

 

극락도장약천사이다.

 

 

 

사찰 전체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경이 잘 되어 있다.

 

엄니는 부처님께 절하러 가시고 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가 절하고 나오시는 엄니를 만났다.

난 대적광전 안에 모셔진 부처님 사진을 찍고 싶었을 뿐인데 엄니가 대적광전 안에 들어오면 반드시 절을 해야 한다 하셔서 삼배를 올렸다.

울 엄니 건강하게 해달라는 소원도 살짝 빌어보고..

 

삼배를 마친 후 이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그려진 벽화

무언가 이야기가 담긴 벽화들이 나란히 이어져 있다.

 

 

 

 

비로자나부처님

 

실은 약천사의 부처님을 보기 위해 일정에 넣었었다.

약천사 대적광전에 모셔진 부처님은 비로자나부처님으로 높이가 4.5m나 되며 목불로서는 한국에서 가장 큰 부처님이라고 한다.

대적광전은 단일법당으로는 동양에서 제일 큰 법당이다.

 

예전에 내가 많이 아플 때가 있었다.

지금도 안아픈 날보다 아픈 날이 더 많지만..

그때 엄니가 날 위해 전국의 절들을 거의 다니시면서 기도를 하셨었다.

엄니를 위해 내가 전국의 절들을 다니며 기도를 하진 못하지만 엄니가 가보시지 않은 좋은 절에 모시고 가 함께 부처님을 뵙고 싶어졌다.

지금처럼 다닐 수 있도록 엄니가 계속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부처님을 뵙고 나오면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비가 한두방울씩 내려 날이 많이 흐리지만 정말 멋진 풍경이다.

깊은 산속에서 만나는 사찰과는 또 다른 멋을 가진 곳이 이곳 약천사인 것 같다.

 

 

 

절 마당에는 코끼리들이 도열하고 있다.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인상적이어서 찍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