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제주도 나들이

신비스러웠던 용머리해안

마술빗자루 2009. 3. 14. 14:27

점심을 든든히 먹었으니 다시 길을 나선다.

오늘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날이지만 또 오면 되니 서두르지는 않기로 했다.

 

박수기정을 들렸다 용머리해안으로 갈까 아니면 바로 용머리해안으로 갈까 고민하다 바로 용머리해안으로 가기로 했다.

시간은 여유가 있었지만 사정이 어찌 될 지 모르니 여백을 가지고 움직이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의 네비 오늘도 여전하다.

용머리해안으로 가자 했더니만 멀쩡한 길 다 놔두고 또 마을길 안내한다.

 

어느 마을길로 들어서 잠시 차를 세웠다.

 

 

 

이런 돌담밭 너무 멋지다.

이곳 주민들에게야 자연을 상대하는 지혜에서 나온 일상이겠지만 돌담으로 구획을 나누고 그 안에 배추와 파를 키우는 모습은 외지인에게는 무척이나 인상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맞은편 돌담은 동백을 지키고 있다.

 

차에서 대충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박수기정이 보인다.

차를 세웠던 마을에서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박수기정을 들렸다 용머리해안으로 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네비의 목적지를 변경했다.

 

우리의 네비 큰 건 하나 터뜨렸다.

박수기정을 안내하라 했더니만 박수기정 꼭대기로 데려다준다.

어쩐지 차 한대가 간신히 다닐법한 산길로 자꾸 들어가 이상하다 생각했었다.

차를 돌릴 곳도 마땅치 않아 미심쩍으면서도 계속 가봤더니만 박수기정 꼭대기에 있는 어떤 절 앞에 세워준다.

날씨도 을씨년스러운데 사람도 차도 다니지 않는 산꼭대기로 들어왔으니 이게 왠일인가..

얼른 차 돌리라는 엄니의 표정이 심상치 않으시다.. ^^;;

 

박수기정은 포기하고 다시 용머리해안으로 목적지를 정하니 산속이라 위치를 잡을 수가 없단다.. 설상가상이다.

산길을 되짚어 나와 다시 검색하니 그제야 안내를 한다.

네비를 믿을 수 없으니 도로 표지도 잘 보고 다녀야 한다.

 

용머리해안의 아래쪽에도 주차장이 있는 것 같은데 산방산 밑의 주차장을 안내한다.

으이구.. 저 네비를 어째야 쓸까..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다. 그런데 바람이 더 거세졌다.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날은 흐리고 바람은 많이 분다.

 

 

 

울 엄니의 표정에서 추위가 느껴지실라나???

춥다고 말씀하실 때 찍어 엄니 표정이 웃기다.. ㅋㅋㅋ

엄니 뒤의 배경은 하멜상선이다.

입장료(2500원)에 하멜상선전시관의 입장료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함께 관람해도 좋다. 그러나 우리는 패쑤~

 

 

 

아랫쪽에는 유채가 피었는데 언덕배기에는 여전히 억새가 남아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억새와 유채가 나름 잘 어울리는 한컷을 만들어낸다.

 

 

 

거대한 산방산

용머리해안으로 내려가다 뒤돌아보니 산방산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꽤 쌀쌀한 날씨인데도 용머리해안을 찾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저 멀리 갈매기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한데 모여 난리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추운데 밑에까지 내려가 구경을 해야 하나 생각했었다.

용머리해안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에 가능한 생각이다.

만약 춥다고 여기서 발길을 돌렸다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엄니도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성산일출봉에 올랐던 것과 용머리해안을 구경하신 것이라고 하니 자칫하면 평생 간직할 추억거리를 놓칠 뻔 했다.

 

용머리해안은 이 지역의 지형지세가 용이 머리를 쳐들고 바다로 뛰어들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듯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용머리해안은 수천만년 동안 쌓이고 쌓인 사암층이 이색적인 절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다.

울 엄니는 떡을 켜켜히 쌓아 놓은 것 같다 하셨다^.^

 

 

 

저 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으나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쉽지 않았다^^;;

 

 

 

스카프를 둘러쓰시고 잔뜩 어깨를 웅크리신 엄니의 모습이 그날의 날씨를 다시 생각나게 한다.

 

 

 

 

비뚤어진 사진이지만 저 갈매기를 찍을 수 있어 좋았다.

왼편에는 기암절벽이 오른편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저리 세월을 낚으시는 분들이 여럿 계셨다.

앗,, 사진 왼쪽에 박수기정이 보인다. 관광객 중에서 저 박수기정 꼭대기까지 올라가본 사람은 아마 엄니랑 나뿐이 없을 것이다. ㅋㅋ

 

 

 

산방산과 어우러진 용머리해안의 모습

하얗게 보이는 것이 사람이니 얼마나 어마어마한 규모인지 알 수 있다.

 

 

 

바위 깊숙히 까지 들어온 바닷물은 맑디 맑은 쪽빛을 띠고 있다.

다행히 용머리해안을 둘러보는 동안 절벽이나 바닷가에 쓰레기가 눈에 띄지 않았다.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인지 관광객의 수준이 좋아진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제발 오늘의 이 모습이 내내 잘 간직되길 바란다.

 

 

 

 

 

엄니가 서계신 저 문까지 오면 용머리해안을 한바퀴 돈 것이다.

저 문을 통과하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용머리해안을 둘러보며 아쉬운 점이라면 안내표지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한편엔 절벽, 한편엔 바다인데 사람들이 왕복을 하기에는 상당히 길이 좁은 편이다.

가는 사람들이 길을 건널 때까지 오는 사람들이 기다려줘야 하는 곳도 더러 있었다.

우리도 구경하는 동안 내내 다시 돌아나가야 하는 것인지 계속 가다 보면 출구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낚시를 하고 계신 분께 여쭤보니 한바퀴 돌면 출구가 있다 하여 계속 돌아볼 수 있었지만 그러한 정보조차 없었다면 용머리해안을 제대로 다 구경하지 못하고 되돌아 나왔을 것이다.

입구쪽에 안내문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난 못봤다^^;;) 방향 표시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비수기인데도 사람들끼리 부딪치고 기다리고 하는데 성수기에는 더 말할 것도 없는 혼란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자칫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있으니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 같다.

 

용머리해안의 아름다움을 얘기하다 잠시 딴길로 샌 것 같군.. ㅋㅋ

 

 

 

엄니가 서계셨던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모습이다.

하얗게 나온 저곳이 바다.. ^^

 

 

 

문을 통과하면 이런 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이 계단을 오르면 행복의 나라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ㅋㅋㅋ

그러나 이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행복의 나라는 없고 용머리해안 매표소가 나온다. 곧 입구인 셈.. ㅋㅋ

 

다시 차를 주차해놓았던 주차장으로 오르는데 바람이 점점 더 거세진다.

멍청한 네비만 아니었더라면 아랫쪽에서 조금은 편하게 갈 수 있었을텐데 안해도 될 고생을 한다.

너무 춥다 보니 네비에 대한 불만이 절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