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나들이/제주도 나들이

집으로 간다..

마술빗자루 2009. 3. 14. 15:45

이른 저녁을 먹었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출발층에 엄니를 내려드리고 렌트카를 인수했던 3번 주차장으로 갔다.

슈퍼자차를 들어서인지 반납하는데 차를 살펴보지는 않는다.

네비 때문에 넘 고생했던걸 얘기하고 업그레이드를 해줘야 할 것 같다 말했더니 업체 직원이 약간은 미안해 한다.

나는 고생했지만 이후에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업그레이드를 꼭 하라고 전해주었다.

 

렌트카를 반납하고 다시 3층으로 올라와 엄니를 만나 티켓팅을 하고 짐을 붙였다.

단체로 관광오신 팀들이 많으시던데 이분들 티켓팅하는 곳에서 마구 새치기하신다.

기가 막혀 한마디 할까 했는데 엄니가 말리신다.

짐을 붙이고 면세점이나 돌아볼까 하고 일찍 들어갔다.

 

그런데 이곳은 더 난리다. 제주오일장에서보다 더 정신없는 아수라장이다.

자그마한 면세점에 왜 이리 사람들이 많은건지..

제각기 물건을 사는건 좋은데 다른 사람이 직원에게 물어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면세점 구경은 그만두고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이쁜둥이들 보느라 고생한 조카와 오빠에게 줄 담배나 사가지고 갈 생각으로 담배파는 곳으로 갔다. 이곳은 아예 면세점이 아니라 한참 세일 중인 동네 마트를 보는 것 같다.

직원은 줄 서라 소리지르고 아줌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는 서로 자기가 먼저 사겠다 난리다.

그 옆에서 할아버지 한 분은 소주를 병째 마시며 소리지르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안내요원이나 이 상황을 제어할 공항 직원 하나 없다.

면세점 직원들은 늘상 있는 일인지 시큰둥한 표정들이다.

 

이곳이 국내선 면세점이라 하더라도 이곳을 함께 이용하고 있을 외국인들이 이 모습을 보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창피하다는 생각뿐이 안 들었다.

공항 쪽에서는 왜 적절하게 장내정리와 안내를 하지 않는 것일까?

면세점측도 물건만 팔면 그만인 것일까?

여행 잘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김포공항 도착까지 18분 남았다. 우리는 지금 청주 하늘 위에 있다.

 

제주공항에서의 마지막이 씁쓸하긴 했지만 2박 3일간의 여행은 정말 즐거웠다.

성산일출봉과 용머리해안, 강정천, 절물휴양림, 김녕미로공원 등 가는 곳마다 새로운 곳, 새로운 즐거움을 갖게 되었다.

새로운 것을 만나고 알게 되는 것이 여행일 것이다.

그들에게는 일상이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지칠 때 그들의 삶속에서 새로움을 찾아 힘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여행일 것이다.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제주가 참 좋다.

다음번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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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3일만에 집에 왔더니 울 이쁜둥이들이 난리가 났다.

내내 울었는지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진하게 자리잡고 3일 동안 먹으라고 쏟아준 밥은 통 먹질 않았는지 거의 그대로다..

한참동안 진정을 못하고 뛰어다니는 뽀뽀, 삐삐를 보니 다음에는 얘들과 꼭 함께 가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