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의 충동적인 바다여행이었다.
종로에서 술을 마시다 어딘가 놀러가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기왕이면 바다가 좋겠다고 했고,
그러다 떠나자 했다.
11시가 넘어 봉천동에 도착하여 주섬 주섬 갈아 입을 옷가지와 세면도구를 챙기고 차키를 들고 나왔다.
한명은 거의 폐렴 수준의 기침을 해대는 환자고,
한명은 워커홀릭 수준의 일독에 빠져 허우적대다 간신히 걸어나온 사람들을 데리고 그렇게 떠났다.
간만에 밤운전을 하자니 힘들긴 하더라.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으니 일단 경포대로 향한다.
도착하니 3시 반이다.
오랫만에 온 경포대는 그새 많이 달라졌다.
바닷가 앞의 모텔들은 깔끔하게 새단장을 하고 해수욕장 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숙소를 잡는다.
리모델링한지 얼마 안됐는지 방으로 들어선 순간 눈이 따가와 뜰 수가 없었다.
말로만 듣던 새집증후군인가보다.
그래도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것보다 우리는 넘 피곤했던지라 다른 곳을 알아보거나 방을 바꾸달라 할 기운조차 없었다.
아주 작은 창문을 열어 간신히 환기를 시키고 다들 쓰러져 잤다.
좀 허무한가? ㅋㅋ
3시간이 넘게 차를 타고 달려와 새집증후군에 시달리며 음료수 한잔 먹고 쓰러져 잤으니 말이다. ㅋㅋ
일출같은 건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느즈막히 일어나보니 해는 중천이다.
또 느즈막히 준비를 하고 나간다. 배고프니까..
모텔방을 나서 계단을 내려오는데 창문으로 바다가 보인다.
화창한 날씨에 푸르기만한 바다..
그래.. 우리가 이 바다를 보러 온거지.. ^^
숙소와 가까운 식당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오랫만에 수평선을 본다.
바다와 하늘은 짙고 옅음으로만 구분이 가능하다.
아직 해수욕장이 개장한 것이 아니라 바다를 찾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올 여름 신나게 바다를 누비고 다닐 보트들도 아직은 얌전히 모래사장에 앉아 있다.
쭉쭉 뻗은 소나무와 푸른 바다가 멋지다.
속이 탁 트인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렇게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밤에 내쳐 달려온 보람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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