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여행에서 회를 먹는 곳은 오두봉횟집으로 정했었다. 매번 청해일을 갔었는데 그곳과 비슷한 컨셉으로 제주도민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고 아직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하여 정한 것이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조금 실망스런 곳이었다. 엄니는 실망이 더 컸던 것인지 왜 청해일을 안가고 이곳에 왔냐고 하신다. 마음에 안드신다니 할 수 있나? 자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청해일을 다시 가보기로 했다.
청해일도 처음 방문했을 때는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위치를 묻기 위해 전화를 했을 때 정말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나중에는 어떻게 알고 왔느냐며 신기해할 정도였다. 인터넷에 소개하겠다 했더니 웃으며 잘 부탁한다는 말씀도 잊지 않았다.
그러던 청해일이 인터넷에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제주를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만한 맛집이 되어버렸다. 장사가 너무 잘되어 저녁시간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차지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어버렸다.
왠지 청해일의 성업에 나도 일조를 한 것 같아 나혼자 뿌듯해하는건 좋은데 너무 사람이 많다 보니 크지 않은 식당이 너무 번잡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곳을 가볼까 생각했던 것인데 말이다..
여전히 음식은 신선하고 맛있지만 청해일을 찾을수록 불편한 맘이 한자락 자리잡는다.
일단 멍청한 네비가 청해일 위치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아 길찾기 전화를 했더니 넘 퉁명스럽다. 일부 네비에는 전화번호를 입력할 경우 엉뚱한 곳으로 안내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청해일과 가까운 동부경찰서를 입력하고 찾아와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예약 전화를 할 때 먼저 말해주었다면 헛수고하지 않아도 좋았을텐데 아쉽다.
그리고 너무 바빠서 그렇다는 것은 알겠지만 청해일이 동부경찰서 바로 앞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 알려줄 때 정확하게 알려주면 좋을텐데 무작정 동부경찰서를 입력하고 오라고만 한다. 동부경찰서 앞으로 오게 되면 다시 전화를 해야 한다. 서로에게 피곤한 일이고 예약을 해두었거나 식사 후 다른 일정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슬슬 짜증이 나게도 한다. 사소한 일 같지만 청해일에서 이런 것은 좀더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저런 불만스런 일들이 생기긴 하지만 자리에 앉으면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서도 친절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이해하려 하는데, 이런 것들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은 화가 날 수도 있는 곳이다^^;;
청해일 소개글에 왠 시장사진??? ㅎㅎ
동문시장이다. 이상하게 청해일 가기 전에 꼭 동문시장을 가게 되는 것 같다. 동문시장은 상당히 큰 재래시장이라 구경거리도 많다.
우리는 동문시장에서 집으로 가지고 갈 귤도 구입하고 흑돼지도 구입했다^^
반짝 반짝 빛이 나는 제주 갈치..
더 많은 볼거리들이 있었지만 살짜기 나타난 귀차니즘 덕분에 시장 사진은 끝~^^
동문시장에서 넉넉히 시간 여유를 갖고 청해일로 출발했는데 전화번호를 입력했더니 네비가 엉뚱한 곳으로 데려다준다. 산길과 마을길을 두루 헤맨 후 예약시간도 훌쩍 넘겨 도착했다. 주차는 식당 맞은 편 골막식당 옆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참, 청해일의 가격이 조금 올랐다. 지난 봄까지만 해도 1인 20,000원의 모듬코스가 있었는데 1인 23,000원이 되었다. 물가가 심각하게 오르고 있으니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런데 음식의 양도 좀 줄인 것 같다. 내오는 가짓수는 같은 것 같은데 음식의 양이 조금씩 줄었다. 가격은 오르고 양은 줄었냐고 타박할 수도 있겠지만 음식의 양을 줄인 것은 잘한 일 같다. 언제나 식사를 마친 후에는 음식을 다 먹지도 못한 상태에서 배뻥 상태가 되어 소화제를 찾아야만 하는데 적당히 줄이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음식의 양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해일에서 내어주는 음식은 여전히 많으니 실망하지는 말자^^~
아귀콩나물찜. 아귀를 맵지 않게 찜으로 만들었다. 곁음식으로 나오는 것인데도 제대로 간이 맞는 맛있는 음식이다.
해파리냉채는 약간 달콤하지만 새콤하기도 하여 자꾸 손이 간다.
과메기.
과메기는 좋아라 하는 음식이 아니라 일부러 찾지는 않는데 청해일 덕분에 일년에 한번씩은 먹는 것 같다. 엄니는 전혀 안 드시기 때문에 저건 전부 내몫이다. ㅋㅋ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먹어도 좋을 초밥.. 밥이 좀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난 밥을 반 덜어내고 먹는다.
냉동한치를 사용하여 처음 먹을 때는 입 안이 얼얼하다. ㅋ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손이 가는 샐러드. 날치알도 좋지만 드레싱도 맛난 편이다.
평소에는 즐겨 먹는 감자지만 이곳에서는 먹으면 안된다.
왜냐구? 이걸 먹으면 다른 음식 먹는데 심각한 지장이 있으므로.. ㅋㅋ
연두부는 언제나 좋은 음식^^
계란찜.
내가 청해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연두부, 계란찜 등이 곁음식으로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 소박한 내 입맛 ㅋㅋㅋ
많은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 지나치게 배부른 음식들은 조절해야 하지만 이 해물파전은 정말 맛있기 때문에 다 먹었다. ㅋㅋ
꼬막
딱새우는 맛은 정말 좋은데 먹기가 힘들다. 난 딱새우 먹을 때마다 손에 상처가 생긴다 ㅜㅜ
다시마와 배추쌈. 젓갈은 아마도 멸치젓 같다. 제주에서는 멜젓^^
생선튀김인데 무슨 생선튀김인지는 모른다. 회를 뜨고 남은 애로 튀긴 것 같다.
좀 뜬금없기도 하고, 왜 주는지도 모르겠는 소면이지만 정말 국물이 끝내준다. 소면은 먹으면 안된다. 배부르니까.. ㅋㅋ
생선까스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은 곳이다.
나는 좋아라하지 않기 때문에 먹지 않는 콩. ㅋㅋ
소라젓갈.. 오두봉횟집에서는 너무 짜서 먹을 수가 없었는데 이곳은 맛나다. 아쉬운 점이라면 소라가 넘 적게 들어갔다는 것.. 지난번까지는 안그랬는데 이것도 물가상승 때문일까???
해물모듬접시가 나왔다. 이해 안되는 멤버는 왼쪽에 보이는 훈제족발.. 그리고 멍게와 굴은 물이 좀 안좋았다.
문어와 참치, 연어
청해일의 특별한 서비스, 갈치회.. 고소하고 맛있다. 다음에는 갈치회만 먹어봐야겠다.
맨날 나오는 익숙한 애들.. 참, 제주 당근은 진짜 맛있다. ㅋㅋ
해물모듬접시 두번째.. 소라, 전복, 전어, 오분자기. 오분자기는 양식이 안되기 때문에 작은 전복보다 더 비싸다고 한다. 이번 접시에 있는 것들은 모두 싱싱하다. 그러니 당연히 맛은 꿀맛!!!
메인회
메인이라고 하기에는 좀 빈약하다. ㅋㅋ
회가 두툼하니 썰려 있고 정말 싱싱하기 때문에 회를 아주 맛나게 먹을 수 있다. 양이 적은 것이 좀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회는 황돔과 광어가 같이 나온다. 횟집에서 메인회에 집중하는 경우라면 청해일이 마음에 안들 수 있다.
회를 먹고 나면 따뜻한 음식들이 나온다. 얘는 안줘도 될 것 같은데 꼭 나온다. ㅋ
소라젓갈에 이어 이번에 아쉬운 애 두번째.. 게와 조개를 넣어 끓인 해물죽인데 맛이 예전만하지 못하다. 처음부터 죽으로 끓인 것이 아니라 밥을 넣어 풀은 것 같은데 바빠서 그랬는지 밥알이 제대로 풀어지지가 않았다. 양도 많이 줄었다. 양이 줄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맛도 변했으니 좀 문제다. 바쁘더라도 이런 부분에는 좀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싱싱한 꽁치를 구워주니 윤기가 흐른다.
평소에는 먹지 않는 고구마 튀김인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적당하게 양 조절을 잘했나보다. ㅋㅋ
청해일에서 좋아라 하는 메뉴인 소라젓갈+날치알 돌솥비빔밥.. 다행히 이 맛은 그대로다. 양은 좀 줄었다. 매번 알밥을 다 못먹어서 안타까웠는데(^^) 이번에는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다. 이것도 양 조절을 잘한 덕분. ㅋㅋ
전체적으로 청해일이 좀 변했다.
가격은 오르고 양은 줄었다. 대부분의 음식이 예전과 동일한 맛을 내고, 여전히 맛있지만 일부 음식은 맛이 변하기도 했다. 안 좋은 쪽으로..
방문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면 기분이 살짝 상할라 하지만, 식사를 하는 동안의 소란스러움과 번잡스러움을 생각하면 좀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청해일은 맛집이다.
아마 다음에도 청해일을 대신할만한 곳을 찾아볼 것 같지만 만족할만한 곳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런 저런 맘상함과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청해일을 찾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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