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기특한 조카들이 여행 경비를 분담하여 할매와 고모를 모시고 여행을 간다고 한다. 어찌 이리 기특한 생각들을 했는지..
대신 모든 여행 계획 및 준비는 내 몫이다. 이때만 해도 다들 신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11월말에 여행의 모든 책임을 맡고 있는 내가 수술을 하게 되었다. 이미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 취소할 경우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었다. 갑작스레 잡힌 수술인지라 홍콩여행을 다녀와 수술하면 안되겠냐 했더니만 울 의사샘은 절대 안된다 하신다. 일주일만 입원하면 되니 수술하고 댕겨오라고, 홍콩 정도는 수술 후에도 얼마든지 댕겨올 수 있다고 장담하신다..
결국 11월 마지막 주 수술을 하게 되었고, 수술은 의사샘 말씀과는 달리 예상보다 힘들었고, 따라서 입원기간도 열흘로 길어졌다.
힘든 수술 덕에 후유증도 크고, 회복도 더디었다. 울 식구들 내 걱정도 걱정이지만 홍콩여행을 갈 수 있는 것인지, 아니 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다들 혼란스러워 했다.
그러나 한번 결정된 일.. 나만 정신 바짝 차린다면 못할 것도 없다 싶어 더딘 회복 중에도 홍콩 가이드북을 머리맡에 두고 링거 꽂은 손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열심히 홍콩여행을 준비했고, 결국 퇴원 3일 후 홍콩행 뱅기를 탔다. ^^;;
12월 7일 - 12월 11일, 4박 5일 일정으로 길다면 긴 일정이지만 다들 무리하지 않게 다니자 하여 슬렁 슬렁 다닌 여행이었다.
쇼핑에 홀릭된 조카들 덕에 따라다니느라 쬐끔 힘들긴 했지만 평소 여행일정과 비교하면 아주 여유로운 여행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의사샘 말씀 듣지 말고 여행 다녀와서 수술할 걸 그랬다. 힘들긴 무지 힘들더라.. 여행 다녀와서도 후유증이 남았는지 아직도 정상 체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으이구..
사설이 넘 길었네..
이제 본격적으로 2009 홍콩 여행기를 시작해보자.. ^^*
12월 7일 오전 9시 5분 아시아나 출발이다.
전날 인터넷으로 미리 좌석배정 등을 해놨고 집에서 여유있게 출발한다고 6시 30분쯤 출발했는데 이번에는 왠일인지 시간이 촉박했다.
인터넷 환전한 홍콩달러 찾고, 여행자보험을 드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 것 같다. 다음에는 여행자보험도 미리 들어두어야 할 것 같다.
미리 좋은 자리로 좌석 배정을 해둔지라 출입구 가까이에 있던 자리는 좋았다. 아시아나 승무원들은 여전히 친절하구.. ㅎㅎ
좁은 자리에 계속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3시간 정도 걸리는 비행시간이 살짝 걱정되긴 했지만 무사히 홍콩까지 잘 갔다.^^
땅 위에서의 상황이야 어쨌건 여행은 시작되었고, 하늘 위로 날아오르니 그간의 걱정, 근심과는 상관없이 맑은 하늘이 반기고 있다.
저 아래로 섬도 보이고, 바다도 보인다.
풍경이 넘 좋았는데 아시아나 유리창이 넘 더럽다.. 말간 유리창을 통해 보았다면 더 멋진 풍경이 되었을텐데 아쉽구먼..
창밖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기내식이 나왔다.
오늘은 왠지 빈약해 보이네..
치킨라이스였는데 소스가 너무 달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지 조금 있으니 승무원들이 고추장을 나눠준다. 고추장이 필요할 정도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 메뉴 자체를 변경하는 것이 좋을텐데 말이다..
함께 나온 샐러드도 예전만 못하다.
후다닥 밥을 먹고 나서 창밖을 보니 아까와는 완전 다른 세상이 열려 있다.
내가 너무나 좋아라 하는 풍경이다.. ^_______________^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퇴원 3일만에 뱅기를 타는 것은 무리가 되긴 하나보다.. 내 몸도 챙겨야 하고 일행들도 챙겨야 하다보니 사진찍을 경황이 없다.
홍콩 쳅락콕공항에 도착해서는 가장 먼저 AEL 티켓과 옥토퍼스 카드를 구매해야 한다. 일행이 4명이다 보니 AEL 그룹 티켓을 살 수 있어 경비가 많이 절약됐다. 4명이 220홍콩달러.
우리의 교통카드와 비슷한 옥토퍼스카드는 50홍콩달러 보증금에 100홍콩달러 충전을 했다. 50홍콩달러 보증금과 남은 금액은 나중에 환불 받을 수 있다.
AEL 티켓을 구매한 후에는 train to city 표시를 따라 가면 된다. 표시를 따라가다보면 개찰구 없이 바로 고속열차를 타는 곳이 나온다. 그곳에서 자신의 목적지까지 AEL을 타고 가면 된다. 우리는 숙소가 침사추이 근처라 구룡역까지 가는 티켓을 구매했다.
구룡역에 도착하면 무료호텔셔틀버스가 있다. 셔틀버스 타는 곳으로 가는 길이 표지판으로 잘 안내가 되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곳으로 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자신이 묵는 호텔로 가는 셔틀버스의 번호와 내려야 할 정류장 순서를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우리는 침사추이역 근처의 더 구룡호텔을 예약했기 때문에 K2번 버스를 이용했다.
K2번 버스를 타고 네번째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는데, 이곳은 페닌슐라 아케이드와 더 구룡호텔 사잇길이다. 가기 전에 정류장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는데 달리 설명하는 정보가 없어 내리자마자 조금 헤맸다. 게다가 홍콩에 도착하니 비까지 오고 있어 길찾기가 어려웠는데 나중에 호텔을 찾고 보니 버스에서 내려 오른편에 있는데 그걸 모르고 호텔 주위를 빙빙 돌며 헤맨 셈이 되고 말았다.
정리하면 더 구룡호텔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구룡역에서 K2번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하여 네번째 정류장에서 하차하고, 하차한 자리에서 오른편에 호텔이 있으니 헤메지 말길 바란다.^^
더 구룡호텔은 인터파크에서 예약했다. 항공권도 인터파크에서 예약했는데 항공권 구매고객에게 5%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 중이라 약간 더 싸게 이용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이 성인 4명인지라 룸 2개를 예약했다. 커텍팅룸을 요청했드니만 없단다.. 할 수 없긴 했는데 좀 불편하긴 했다..
체크인을 하고 키를 받았는데 순간 깜짝 놀랐다. 우리의 객실은 709호와 710호.. 며칠전까지 입원했던 병실이 709호.. ㅠㅠ
그래서 난 710호 쓰기로 했다. ㅋㅋㅋ
이 사진은 4일째 저녁에 찍은 것이다.
첫날은 너무나 경황이 없었고, 다음날은 넘 피곤했고, 그 다음날은 카메라를 옆방에 두고 왔고.. ㅋㅋ
짐들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양호한 상태에서 찍은 것이다.
홍콩호텔도 일본 호텔 못지 않게 좁다 하는데 두명이 지내기에는 충분했다.
무엇보다 더 구룡호텔의 침구가 좋아 푹신하고, 따뜻하게 잘 수 있어 좋았다.
참, 호텔 체크인 할 때 디파짓을 요구하는데 미니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미니바를 비워주고 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화장실이 그리 고급스러워 보이지는 않지만 내부상태는 깔끔하다. 욕조가 있어서 하루종일 무리한 발을 따뜻한 물에 담가주기에도 좋았다.
침대 머리맡에 컨트롤 패드가 있어 좋았다. 에어컨의 상태도 조절할 수 있고 룸의 조명도 누워서 조절할 수 있다.
룸 메이크업 요청과 관련해서도 설정할 수 있는 키가 있어서 객실에 머무를 때는 do not disturb를, 청소를 요청할 때는 make up room 버튼을 누르고 나가면 된다.
홍콩 도착과 호텔 안내는 요기까지..
본격적인 홍콩 여행은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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