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2009 홍콩 & 마카오

잊을 수 없는 맛의 국수와 맛난 비췐향 육포

마술빗자루 2009. 12. 19. 14:11

새벽부터 움직인 일행들이 먹은거라곤 간단 기내식 뿐이니 모두들 배고프다고 난리다.

일단 호텔 체크인 먼저한 후에 짐 내려놓고 후다닥 나섰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홍콩에서의 첫 식사이니 부담 없이 가볍게 먹자는 생각으로 하버시티 3층에 있는 시티슈퍼의 푸드코트로 갔다. 작년 여행 때 자주 갔었는데 갔을 때마다 맛있게 식사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여러 나라의 음식이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으니 홍콩여행이 처음인 조카들도 쉽게 고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천천히 둘러보고 고르라고 시킨 후 난 타이식당에서 쌀국수를 주문했다. 팍치를 빼달라는 얘기를 깜빡해서 국물에서 살짝쿵 요상한 맛과 냄새가 나지만 참을만한 정도다.

 

다른 사람들은 뭘 골랐나 둘러보니 이게 왠일... 강여사님 작년 생각만 하시고 근댕, 순댕을 이끌고 휘적 휘적 앞장서시더니 중국 식당 앞에 떡하니 서신다. 그리고는 고르라 하시니 근댕, 순댕 맛을 알 수 없는 모형들 앞에서 고민 삼만리다.

 

 

 

근댕, 순댕이 홍콩에서의 첫 식사로 고른 국수

근댕은 어찌 어찌 먹어보겠다고 하더니 면만 간신히 골라 먹고, 순댕은 첫 맛을 보더니 도저히 못먹겠다 한다. 울 엄니 책임이 느껴지시는지 애매하게 내꺼랑 바꿔먹으라 하신다. 별 수 있나? 조카에게 양보해야지.. 내 쌀국수랑 바꿨다.

저 국수는 보이는대로 걸쭉하다. 국물 맛은 시큼 새큼.. 뭐라고 형용하기 힘든 맛.. 하얗게 보이는 것은 계란인 듯 하고, 검게 보이는 것은 버섯인 듯 한데 국물맛이 워낙 요상해서 도저히 다른 것의 맛을 분간해낼 수가 없다.. 으이구..

 

 

 

엄니가 고르신 볶음밥이 젤 무난했다. 양도 많고 맛나고.. ㅋㅋ

 

다들 어정쩡하게 식사를 하긴 했는데 불만스런 표정들이다. 글게 내가 잘 고르라니까.. ㅋㅋ

 

 

 

여튼 식사를 했으니 슬렁 슬렁 하버시티 구경에 나섰다. 본격적인 쇼핑은 낼부터 하기로 하고 오늘은 어떤 매장들이 있는지 정도만 파악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는 좀 남았는데 홍콩은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된 것 같다.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고 이쁜 전구도 장식되어 있다.

윗 사진의 미피들은 하버시티 1층에 있던 애들^^

 

 

 

이쁘게 찍어줄라 했는데 흔들렸다. 힘이 딸리는지 이번 여행에 유난히 흔들린 사진이 많다. ㅠㅠ

 

 

 

왼쪽 아줌니가 에러지만 나름 웃긴 사진^^

 

 

 

양쪽으로 길게 미피들이 쭈욱 서 있다. 아이들이 보면 무지 좋아할 듯.. 우리 말고도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ㅎㅎ

 

홍콩와서 한 일이라고는 버스타고 와서 호텔 찾느라 약간 헤맨 것. 그리고 하버시티까지 걸어와서 식사한 것. 그리고 하버시티 슬렁 슬렁 구경한 것 뿐인데 힘들다.. 수술 후에 이리 많이 걷는 것이 첨이라 그런 것 같다. 내가 힘들다고 무작정 쉬자 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일행들 눈치를 보니 다들 들어가 쉬었으면 하는 눈치다. 엥? 나야 회복중인 사람이라 그렇다지만 다른 사람들은 왜 그런겨? ㅋ

 

살짝 의견을 물어보니 호텔로 돌아가자는데 만장일치. 이런이런.. 뭐 이런 여행자들이 있남? ㅋ

다시 하버시티 3층으로 올라가 물과 술, 과자 등을 샀다. 술꾼 가족이 여행에 나섰으니 여행가서 4박 5일 동안 마신 술만도 어마어마하다.

 

 

 

4박 5일간 우리의 다정한 벗이 되었던 비췐향 육포. 다른 사람들은 마카오의 육포가 더 맛나다고 하던데 우리 식구들은 비췐향 육포가 더 좋단다..

울 가족들 이 육포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특히 순댕은 완전 몰입하여 첫날 산 500g을 다 먹어버렸다. 

그리고 매일 저녁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비췐향에 들려 육포를 사야만 했다. ㅋㅋㅋ

 

 

 

국내보다 싼 가격이므로 다양한 맥주를 마셔보자 하여 산 아사히^^

 

 

 

울 근댕이 보는 순간 하트눈이 되었던 호가든도 보인다.

호가든 뒤에 있던 비틀물은 맛이 좀 이상해졌다. 작년에 사먹을 때도 괜찮았는데 이번에는 물에서 이상한 맛이 나서 그냥 먹기 힘들어서 나중에는 포트에 끓여 마셨다.

 

 

 

요상한 국수에 속베린 근댕이 시티슈퍼 푸드코트에서 집어온 스시세트.. 재료들이 싱싱하긴 한 것 같은데 별로 맛은 없다..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와 맥주 한잔 하면서 휴식이다.

정말 한 일이 없는데 왠 휴식..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