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서의 둘쨋날이다.
나는 집에서도 여행을 와서도 꼬박 꼬박 아침을 챙겨 먹는 스타일이지만 유샘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둘의 스타일을 절충하여 도시락을 먹기로 했다^^ 전날 들어오는 길에 들렸던 편의점에서 초밥 도시락과 샌드위치를 사왔다. 일본의 도시락 문화가 발달했다고 하여 기대가 너무 컸었나보다. 기대만큼 아주 맛있지는 않았지만 먹을만한 아침이었다. ㅋㅋ
둘쨋날의 첫 일정은 다자이후 텐만구 나들이다.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는 다자이후 텐만구는 후쿠오카 외곽에 위치에 있어 니시테츠 전철을 이용하여야 한다. 니시테츠 전철은 텐진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카타역에서 텐진역까지는 2정거장이다. 100엔 버스를 이용하면 요금을 절약할 수 있지만 이동의 편리성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니시테츠 전철은 특급, 급행과 보통이 있다. 특급과 급행은 말 그대로 보통 열차보다 빨리 가지만 후쓰카이치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고 한다. 보통 4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에 비해 보통 열차는 1시간이 걸리고 환승 없이 쭈욱 타고 가면 된단다. 니시테츠 전철역에 도착하면 전광판에 특급, 급행, 보통 열차의 출발 시각이 표시되므로 자신에게 편리한 교통편을 이용하면 된다. 우리는 그냥 환승 없이 가자고 하여 보통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탑승장인데도 상당히 깔끔하다.
평일인지라 막 도착한 열차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 바쁘게 움직인다.
좁은 탑승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아이디어.. 직선으로 서는 것보다 사선으로 서는 것이 보다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니시테츠 전철은 우리나라 교외선 같은 분위기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수원이나 인천을 가는 기분이랄까? 처음에는 바깥 구경도 하고, 수다도 떨고 했지만 곧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해 잠을 자기로 했다. ㅋㅋㅋ
그런데 정말 아주 잠깐 잠을 잔 것 같은데 승무원이 와서 깨운다. 우리가 아무래도 외국인인 것 같은데 내릴 곳에서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우리는 다자이후 텐만구를 가는 중이고, 이 열차가 환승 없이 직통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으나, 보통 열차라도 환승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였던 것인지... 우리는 분명 보통 열차를 탔는데 환승이 필요하다고 하여 얼른 내렸다. 대합실도 변변찮은 야외 탑승장에서 반대편 열차가 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위의 사진은 우리가 내렸던 치쿠시 정거장 안내문.. 이 날의 좋지 않았던 일진이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만 같다. ㅋ
우여곡절 끝에 다자이후역에 도착했다. 역사는 평범해 보인다.
역사에서 조금만 걸어나와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이 때만 해도 한적한 것 같았는데 조금 지나니 정말 사람들이 많아졌다.
길 양쪽으로 다양한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그래서 갈 때는 왼쪽 상점을, 올 때는 오른쪽 상점을 돌아보기로 했다.
이 가게는 테디베어는 아니고, 그냥 곰아저씨네 인형가게.. ^^
정말 다양한 기념품 가게들이 있다.
여기는 카스테라 가게.. 다양한 맛의 카스테라를 팔고 있는데 한국인들을 위한 맞춤형 안내문도 있다. 고민되면 5종 세트.. ㅋㅋㅋ
녹차 카스테라가 맛있긴 했는데 제주도 오설록의 녹차 카스테라가 좀더 맛있는 것 같다.
다자이후 텐만구까지 얼추 다다르니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사진에 보는 것처럼 모찌를 파는 가게들이 상당히 많다. 꽃모양 모찌가 이 지역의 특산물이라고 한다.
학문의 신을 상징하는 소..
소의 머리를 만지면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된다고 하여 입시철이면 이 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야 이미 할만큼 하였으니 소의 머리를 만지는 것은 생략했다. ㅋㅋㅋ
전체적인 안내도.. 아기자기한 그림이라 정감가는 안내도이다.
계단형 다리.. 저 다리를 건너가면 본격적인 신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신사 안에도 있던데, 아마도 신사를 지키는 상징동물 같다.
인상적이었던 안내문.. 깔끔하니 좋다.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좋았던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자기 몸을 추스리지 못하고 옆으로 누우려는 나무들을 잘 지탱해주고 있다.
신사 앞에 있던 작은 사당
신사로 들어가는 길에 있던 연못에는 정말 많은 잉어와 자라가 있었다. 사람들이 먹을 것을 던져주는지 사람 소리가 나면 벌떼깥이 몰려들어 좀 징그럽기까지 하다.
전체적으로 사람들로 북적이던 다자이후 텐만구에서도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에서는 잠깐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었다.
무슨 행사를 준비하는 것인지 나무 기둥들이 세워져 있다.
신사 입구에 볏짚으로 장식을 해두었는데, 옆에는 저 문을 통과하는 방법을 써 놓은 안내문이 있다. 액을 막는 행위라고 하는데 의외로 그 방법대로 쫒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그냥 저 동그라미를 통과해서 들어가보는 걸로 대신했다. ㅋㅋ
신사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는 곳
이제야 멀리 신사가 보인다. 그런데 아까 신사 앞 작은 사당에서도 느꼈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을 칠하고 있다. 지붕도 어두운 기와를 사용하여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묵직해보인다.
마당 한켠에는 운세뽑는 기계가 있다.
100엔이란다. 친절하게 한국어 안내문까지 써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운세가 일본어로 써있다는 것!!!
다 읽은 운세 종이를 묶어 놓은 것들.. 저 종이에 자신의 소원을 적어 넣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 소원은 여기 나무패에 적나보다.. ㅋㅋㅋ
이쪽은 역시나 학업 성취를 기원하는 나무패들.. 한국 못지 않게 입시를 중시하는 일본이므로 학업성취가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사 마당에 있던 이 나무는 보호수인 것 같다. 나무나 풀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무슨 나무인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답답한 것은 없다. 그냥 푸르른 나무가 잘 보존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니 신사 앞에 있는 저 나무 통에 사람들이 동전을 던져 넣고는 손바닥을 두번 치고, 기도를 드린다. 우리네 절에 가면 대웅전에 들어가 시주를 하고 절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가보다.
신사 앞에서 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 후쿠오카를 안내하는 거의 모든 자료에 다자이후 텐만구를 설명하고 있으며, 일본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다자이후 텐만구를 찾는다고 하여 난 좀 더 큰 규모의 신사를 상상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꼭 규모가 커야 하는 것은 아닌데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은 규모이다.
아까 들어오기 전에 앞에서도 보았던 상징동물.. 눈이 인상적이다.
천천히 둘러보고 돌아 나오는 길에 만난 조각품.. 얘는 무슨 동물인 것일까?
여기는 박물관인 것 같았다. 잠시 들어가볼까 생각했지만 정보도 없고, 한낮 땡볕 더위라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모양이 아름다운 석등
돌아나오는 길에서는 오른편의 기념품 가게들을 구경했다. 일본답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기념품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저 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도통 모르겠다.
별로 예쁘지는 않았던 토토로.. 그런데 다음날 유후인에서 만난 토토로보다 얘가 더 이쁘긴 하다. 이 가게에서 지인들의 선물을 좀 샀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지갑을 상당히 오랫동안 열어야 할 것 같은 물건들이 많다. ㅋㅋ
왠 스타벅스라고는 했지만 의외로 다자이후 텐만구 거리에 잘 어울렸던 스타벅스다.
아직 12시도 안됐는데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더위도 피하고, 다리도 쉴 겸하여 스타벅스에 들어왔다. 차분한 실내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스타벅스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
올드한 듯 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다.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함께 한 잠깐의 휴식으로 금새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여행하며 강행군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체력장하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잠시 이런 쉼의 시간을 갖는 것이 정말 좋았다.
이제 다시 텐진역으로 돌아간다.
텐진으로 돌아가는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텐진으로 돌아갈 때도 환승하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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