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이름 그대로 오래도록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한식당에 대해 조사하고 엄선하여 묶은 책이다. 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문설농탕을 비롯하여 많은 식당들의 역사와 유래가 담겨 있는 책이다. 책에서는 오래도록 사랑받고 명맥을 유지한 대부분의 식당이 백반이나 설렁탕, 해장국 등 서민들의 음식을 내어주는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싸거나 화려한 음식이 아니라 서민들과 함께 생활해온 음식들이 결국 오래도록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것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대로 오래된 한식당을 찾아볼 생각이다. 그 첫번째로 찾아간 곳이 바로 강화의 우리옥이다. 김포조각공원에 나들이갔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갔다.
건물은 새로 지었다고 하니 건물에서 60년 전통을 찾아보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 ㅋㅋ
주차는 바로 옆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우리옥을 방문하였다고 하면 1000원의 주차비를 받는다.
오한숙희, 양희은, 한비야 등의 십자매클럽 멤버들이 강화에 오면 꼭 들르는 곳이란다^^
메뉴판은 간단하다. 기본으로 백반을 주문하고, 추가 메뉴를 원한다면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백반에 대구찌개를 추가로 주문했다.
이미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나 있는데도 손님들이 많아 주방이 엄청 바쁘다.
아직 햇살이 뜨거울 때 방문했더니 시원한 보리차를 내어주신다.
(오늘은 무지 춥더라.. 벌써 겨울인가보다.. ^^;)
첫 상차림.. 이 상차림이 백반상이다. 소박한 반찬들이지만 생각보다 가짓수가 많다.
가운데에 대구찌개가 놓여진다.
비타민이 많다는 고춧잎
우리 집에서는 촉촉하게 볶는 편인데 우리옥의 버섯볶음은 쫄깃한 식감이 더 좋았다.
시원하고 맛있었던 열무김치.. 엄마도 맛있다고 칭찬하신다.
강화도하면 순무김치.. 그런데 난 순무김치가 별루다.. 맵싸한 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온갖 무 종류의 음식을 다 좋아하면서도 왠일인지 순무맛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청 맛있게 조려진 꽁치조림.. 무도 푹 익었다..
슴슴한 비지.. 밥 반찬이라기보다는 식전 음식으로 먹으면 좋을 음식이다. 비지 위에 파 송송, 고춧가루 살짝 이쁘게도 담으셨다.
짠지인 줄 알았는데 노각이다. 올해 노각은 우리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어본 것 같다.
색깔은 다소 허여멀건한 편이지만 고소한 맛이 진했던 고사리
솔직히 무지 달게 생겨서 밥 다 먹을 때까지 손도 안댔던 감자다. 그런데 감자를 무진장 좋아하는 편인지라 숟가락 놓기 전에 맛이나 보자며 먹어봤더니 전혀 달지 않고 맛있다. 진작 먹어볼걸 하며 괜히 안타까워했다. ㅋㅋ
고춧가루 넣어 맛있게 양념한 조개젓. 조개젓 오랫만에 먹어보는 것 같다.
콩나물무침은 언제나 환영^^
김포쌀이 유명하기 때문에 밥 또한 기대했었는데 밥맛은 의외로 평범하다.
백반상에 기본으로 나오는 미역국.. 대구찌개를 추가로 주문했기 때문에 따로 주지 않으셔도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먹어보니 정말 맛있는 미역국인지라 안먹었다면 이것도 살짝 아쉬워했을지 모른다. ㅋㅋ
엄청나게 큰 대구찌개.. 이 커다란 냄비의 찌개가 5천원이라고 하면 믿어질런지...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맛도 훌륭하다. 칼칼하고 시원하게 끓여낸 대구찌개 한 냄비를 엄마와 둘이서 거의 다 먹은 것 같다. 우리옥 방문 전주에 순천에서 1인 4만원의 남도한정식에 실망했는지라 우리옥의 백반과 대구찌개에 대한 감동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서라면 일부러 이 백반 먹자고 찾아갈 일은 없겠지만 종종 김포에 가므로 점심 먹으러 들르기에 좋은 식당임에는 틀림 없다.
아주 만족스러운 백반을 먹고 싶다면 강화도의 우리옥을 추천한다^^
우리옥
인천 강화군 강화읍 신문리 184 / 032-934-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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