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에 가면 꼬막을 꼭 먹어야 한다 했다. 누군가 그리 말해주지 않아도 꼬막 무진장 좋아라 하기 때문에 꼭 먹을 생각이었다.
벌교에 가면 꼬막음식을 내어주는 곳이 도처에 가득이라 했지만 그래도 가장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꼬막요리를 내어주는 곳이 국일식당이라 하여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국일식당으로 향했다. ㅋ
대원사에 들렸다 내려와 바로 국일식당이 있는 벌교시장으로 왔다. 전날 남원시장에 늦은 시각에 도착해 간식거리를 아무 것도 사지 못했던지라 간식거리 먼저 장만하기로 했다. 시장 사진은 다음 날 순천오일장 사진과 함께 올리는걸루~ ㅋ
얼추 장을 보고 났는데도 아직 5시다. 저녁을 먹기에는 좀 이른 시간인데 전날 숙소를 늦게 찾아 들어가던 길이 생각나 저녁을 좀 일찍 먹기로 했다.
보성여관(남도여관).. 일제시대부터 있었다는 보성여관은 현재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으며,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한다. 참, 보성여관은 태백산맥에서 등장하는 남도여관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보성여관(남도여관) 안내문..
보성여관의 바로 맞은 편에 국일식당이 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홀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낯선 풍경.. 예전에 어느 집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남도의 어느 한정식 식당도 이런 방의 구조였었다. 가정집을 개조해 이런 구조가 된 것일까?
복도 안쪽으로 들어가 뒤를 돌아본 모습.. 쭈욱 나가면 가게문이 나온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이 5시 즈음이었는데 식당 아주머니(할머니?^^)들께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저녁을 드시는거냐 여쭈었더니 점심식사라고 하신다. 손님이 너무 많아 이제서야 점심을 드신다고.. 장사가 잘되는 것은 좋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이래도 저래도 힘들다..
여튼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손님들은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잘 보였는지 들어오라 하셔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하마터면 아주머니들 식사시간에 걸려 국일식당의 꼬막정식을 못 먹을뻔했다. ㅋㅋㅋ
꼬막정식으로 2인 주문^^
방이 길게 되어 있지만 문이 여러 개라 출입이 불편하지는 않다.
지금은 이렇게 비어 있었지만 우리가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쯤에는 거의 모든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
국일식당이 소개된 여러 기사들..
우여곡절 끝에 주문을 마치고 나니 따듯한 보리차를 내어주신다. 그런데 종이컵은 쫌....
기왕 주시는거 컵을 주시면 좋으련만... 그래도 오랫만에 마시는 보리차라 좋긴 했다.
금새 거한 한상이 차려졌다.
마늘쫑볶음이 맛있게 무쳐졌다.
꽈리고추 넣은 멸치볶음을 좋아하지만 오늘은 꼬막 먹으러 왔기 때문에 맛만 봤다. ㅋ
전분을 넣은 것일까? 고사리가 걸죽하게 요리되었다. 고사리가 토실토실해서 씹는 맛도 좋았다.
역시 남도 김치... 입맛 당기는 맛이다.
김무침 요런 것도 좋아한다. 바다에서 나는건 다 좋아하는 편^^
미역줄거리처럼 소소한 반찬도 좋다.. ㅋ
기대하지 않았는데 등장하여 급 기분 좋아지게 만든 홍어.. 아주 많이 삭혀진 것은 아니지만 살짝 알싸한 맛이 돈다.. 큼직하게도 내어주셔서 더 기분 좋았다. ㅋㅋㅋㅋ
이쁘장한 새우
머릿고기?
얘는 무슨 묵인 것 같은데 정체를 모르겠다.
붕장어(아나고)도 등장한다. 꼬막정식이라고 꼬막만 나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다친구들이 많이 나왔다.
처음 먹어보는 양태.. 그런데 무진장 맛있다. 양태는 남도에서도 귀한 생선이라고 한다. 꼬들하니 잘 말려진 양태구이다.
얘는 그냥 초장.. 하지만 초장 맛 참 좋다.. ^^
파래무침은 식초가 너무 많이 들어갔는지 좀 새콤하다.
감자조림은 달게 생겨서 패쑤~
양념게장도 맛있어 보이지만 꼬막 먹어야 하므로 살짝 양념 맛만 봤다.. 맛난다.. ㅋ
그 밖에 시금치나물도 나오고,
고구마순도 나오고,
버섯볶음도 나온다.. 다 맛있다. 아까부터 계속 얘기하지만 꼬막 먹으러 왔는데 다른 곁찬들이 맛있으니 자꾸만 손이 간다. ㅋ
드디어 등장한 꼬막요리 1탄.. 꼬막전.. 호박과 당근을 함께 채썰어 꼬막을 넣고 바로 부쳐내온 꼬막전이다. 바로 해왔으니 고소한건 말할 것도 없고, 정말 맛있다.
꼬막요리 2탄.. 꼬막찜.. 꼬막은 삶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한다. 덜 삶으면 비린내가 나고, 많이 삶으면 질겨진다고.. 국일식당은 딱 맞춤하게 삶아진 꼬막을 내어주신다. 정말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ㅋㅋ
꼬막요리 3탄. 꼬막무침.. 요리에 식초를 좀 많이 넣으시는 편인지 꼬막무침도 좀 많이 새콤하다. 그런데 그냥 맨입으로 먹지 않고 밥과 함께 비비니 산기가 다 날아갔는지 딱 먹기 좋게 된다. 양도 제법 많아서 둘이 푸짐하게 나누고도 서로 권할 정도다.
꼬막요리 4탄 꼬막된장국.. 정말 정말 강추하는 음식.. 지금까지 먹었던 남도의 된장국들이 다 맛있었지만 국일식당의 된장국이 최고다.. !!!
밥 비벼 먹으라고 주신 그릇을 앞접시 삼아 홍어이합 만들어먹기.. ^^
이합 만들었으니 제대로 삼합 만들어 먹기^^
본격적으로 꼬막비빔밥 만들기.. 저 치커리는 어느 요리의 데코로 나온 것인데 그냥 함께 넣어 먹었다. ㅋ
맛있게 보일라나? ㅋㅋㅋ
밥이 씹지도 않았는데 꿀떡 꿀떡 넘어간다.. 그럼 맛 설명 끝~ ㅋㅋㅋ
나오면서 살짝 보이는 주방 한번 찍어볼라 했는데 용기가 없어 그냥 시늉만 낸 사진^^;
예전부터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벌교의 꼬막정식이었다. 드디어 국일식당에서 제대로 된 꼬막정식을 먹고나니 왠지 미루어두었던 숙제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것도 숙제 아주 잘한 느낌이다^^
국일식당
전남 보성군 벌교읍 벌교리 641-19 (벌교읍 태백산맥길 33) / 061-857-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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